이것은 비트의 승리다. 이 음반, 적시해서 요약하면 "비트 예술이지?" 자랑하려고 만든 결과물이라고 보면 된다. 톤이 우선 절묘하고, 귀에 착착 감기는 맛이 굉장하다. 까놓고 말해볼까. 이 앨범을 무시하는 사람이 주위에 있다면 음악에 대한 그 사람의 안목, 앞으로는 걸러도 괜찮다고 확언할 수 있다. '피카부'와 '봐', 이렇게 딱 2곡만 감상해보라. 이 앨범의 비트가 굉장한 수준임을 어렵지 않게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레드 벨벳의 2집 [Perfect Velvet]은 적어도 비트에 있어 대갓띵반임에 분명하다.
https://img.theqoo.net/dJzDl
다시 들어도 소름이 쫙쫙 돋는다. 어떻게 이런 소리를 건설할 수 있는지 멱살 잡고 묻고 싶어질 정도다. 히치하이커가 참여한 'I Just'는 시작부터 듣는 이의 집중력을 확 끌어올리더니 불규칙한 운동을 질료로 삼아 곡을 변화무쌍하게 이끌어간다. 그중에서도 도입부를 2개로 나눠 2번째 도입부부터 잘게 썬 비트를 스윽 집어넣은 게 키포인트다. 빅 비트로는 강 펀치를, 스몰 비트로는 잽을 날리고 있는 셈이다. 자연스레 듣는 이는 정신 못 차리고 휘청거릴 수밖에 없다. 'I Just Leave'를 반복적으로 외치는 후렴구의 매력이 그 와중에 압권을 형성한다.
https://img.theqoo.net/zWXeu
이렇게 썼다고 해서 비트만 최고 수준이라고 짐작해서는 오산이다. [Perfect Velvet]은 멜로디의 측면에서도 흠잡을 곳이 별로 없다. 위에 언급한 곡들뿐만 아니라 'Kingdom Come'에서는 심플하면서도 강렬한 훅을 지닌 선율을 들을 수 있고, '두 번째 데이트'는 훨씬 화사하고, 밝은 멜로디로 음반의 표정을 달리 가져간다. 하나, 이 두 곡에서도 비트 메이킹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Kingdom Come'에서는 어쿠스틱한 드럼 비트 루프가, '두 번째 데이트'에서는 정확히 1분부터 시작되는 변주 구간이 핵심이다.
https://img.theqoo.net/GfxQy
근자에 발표한 '짐살라빔'과 비교해보면 과하게 나가지 않았다는 게 도리어 장점으로 작용한 앨범이다. '짐살라빔', 물론 나도 즐겨 들었다. 한데 어느 순간부터 이상하게 손이 자주 가질 않는다. "색다름"에 천착하다 보니 정작 '곡'을 놓쳐버린 듯한 인상을 줬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Perfect Velvet]은 그렇지 않다. 기본에 충실한 와중에 변화를 추구했다. 관성을 넘어 보편을 일궈내면서도 뚜렷한 개성을 잃지 않았다
https://img.theqoo.net/XjFve
좋은 음악이 별게 아니다. 대중에 어떻게든 영합하려고 발버둥 치는 게 아니라 자기만의 표현을 잃지 않는 가운데 대중을 설득할 수 있으면 그게 곧 좋은 음악이 된다. SM 출신 걸 그룹 역사에 있어 정점은 에프엑스(f(x))의 [Pink Tape]이라고 믿는다. 동의하는 팬들이 아주 많을 거다. 이걸 능가하지는 못해도 거의 근접했던 유일무이한 앨범이 바로 레드벨벳의 [Perfect Velvet]이라고 또한 믿는다. 이거 역시 동의하는 팬들이 아주 많을 거다.
https://img.theqoo.net/eivRU
가사를 논하지 않을 수 없다. 기실, 맥락 없이 파편화된 가사는 에프엑스 음악의 특징이기도 했다. 레드 벨벳은 이 경향의 주요한 계승자다. 좀 거창하게 말해볼까. 노랫말에 있어 에프엑스와 레드벨벳은 "일관된 서사라는 신화"를 더없이 경쾌한 자세로 깨부수는 혁명을 시도한 것일지도 모른다. 뭐, 이런 정의가 과장 아니냐고 타박해도 나는 괜찮다. 다만 어린 친구들은 가사 싹 다 외워서 잘만 따라 부른다는 점을 기억하자. 이미 노화된 사고의 틀로 10대 문화를 재단하다 보면 아무래도 오류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나도 이걸 깨달은 지 몇 년 안 됐다.
https://img.theqoo.net/kIWbT
딱 한 곡만 좀 불만이다. '달빛 소리'다. 이 곡, 그야말로 무난하다. 물론 멜로디, 리듬, 사운드 등, 총체적인 측면에서 놓고 봤을 때 평균타 이상은 해냈다고 정리할 수 있다. 그러나 딱 여기까지다. 뭐랄까. 아이돌 앨범을 듣다 보면 거의 강박적인 태도로 발라드 한 곡은 끼워 넣어야지 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 꼭 그래야만 할까. 그래야만 안심이 되는 걸까. 오버파 하나 없는 이 앨범의 유일한 흠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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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 2집 '퍼펙트 벨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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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들어도 소름이 쫙쫙 돋는다. 어떻게 이런 소리를 건설할 수 있는지 멱살 잡고 묻고 싶어질 정도다. 히치하이커가 참여한 'I Just'는 시작부터 듣는 이의 집중력을 확 끌어올리더니 불규칙한 운동을 질료로 삼아 곡을 변화무쌍하게 이끌어간다. 그중에서도 도입부를 2개로 나눠 2번째 도입부부터 잘게 썬 비트를 스윽 집어넣은 게 키포인트다. 빅 비트로는 강 펀치를, 스몰 비트로는 잽을 날리고 있는 셈이다. 자연스레 듣는 이는 정신 못 차리고 휘청거릴 수밖에 없다. 'I Just Leave'를 반복적으로 외치는 후렴구의 매력이 그 와중에 압권을 형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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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썼다고 해서 비트만 최고 수준이라고 짐작해서는 오산이다. [Perfect Velvet]은 멜로디의 측면에서도 흠잡을 곳이 별로 없다. 위에 언급한 곡들뿐만 아니라 'Kingdom Come'에서는 심플하면서도 강렬한 훅을 지닌 선율을 들을 수 있고, '두 번째 데이트'는 훨씬 화사하고, 밝은 멜로디로 음반의 표정을 달리 가져간다. 하나, 이 두 곡에서도 비트 메이킹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Kingdom Come'에서는 어쿠스틱한 드럼 비트 루프가, '두 번째 데이트'에서는 정확히 1분부터 시작되는 변주 구간이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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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자에 발표한 '짐살라빔'과 비교해보면 과하게 나가지 않았다는 게 도리어 장점으로 작용한 앨범이다. '짐살라빔', 물론 나도 즐겨 들었다. 한데 어느 순간부터 이상하게 손이 자주 가질 않는다. "색다름"에 천착하다 보니 정작 '곡'을 놓쳐버린 듯한 인상을 줬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Perfect Velvet]은 그렇지 않다. 기본에 충실한 와중에 변화를 추구했다. 관성을 넘어 보편을 일궈내면서도 뚜렷한 개성을 잃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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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음악이 별게 아니다. 대중에 어떻게든 영합하려고 발버둥 치는 게 아니라 자기만의 표현을 잃지 않는 가운데 대중을 설득할 수 있으면 그게 곧 좋은 음악이 된다. SM 출신 걸 그룹 역사에 있어 정점은 에프엑스(f(x))의 [Pink Tape]이라고 믿는다. 동의하는 팬들이 아주 많을 거다. 이걸 능가하지는 못해도 거의 근접했던 유일무이한 앨범이 바로 레드벨벳의 [Perfect Velvet]이라고 또한 믿는다. 이거 역시 동의하는 팬들이 아주 많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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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를 논하지 않을 수 없다. 기실, 맥락 없이 파편화된 가사는 에프엑스 음악의 특징이기도 했다. 레드 벨벳은 이 경향의 주요한 계승자다. 좀 거창하게 말해볼까. 노랫말에 있어 에프엑스와 레드벨벳은 "일관된 서사라는 신화"를 더없이 경쾌한 자세로 깨부수는 혁명을 시도한 것일지도 모른다. 뭐, 이런 정의가 과장 아니냐고 타박해도 나는 괜찮다. 다만 어린 친구들은 가사 싹 다 외워서 잘만 따라 부른다는 점을 기억하자. 이미 노화된 사고의 틀로 10대 문화를 재단하다 보면 아무래도 오류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나도 이걸 깨달은 지 몇 년 안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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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한 곡만 좀 불만이다. '달빛 소리'다. 이 곡, 그야말로 무난하다. 물론 멜로디, 리듬, 사운드 등, 총체적인 측면에서 놓고 봤을 때 평균타 이상은 해냈다고 정리할 수 있다. 그러나 딱 여기까지다. 뭐랄까. 아이돌 앨범을 듣다 보면 거의 강박적인 태도로 발라드 한 곡은 끼워 넣어야지 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 꼭 그래야만 할까. 그래야만 안심이 되는 걸까. 오버파 하나 없는 이 앨범의 유일한 흠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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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 2집 '퍼펙트 벨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