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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한현정의 직구리뷰]'사자', 정 볼거라면 대공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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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23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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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 기자]

가뭄도 이런 가뭄이 없다. 악마가 등장하지만 무섭지 않고, 논스톱 추격전에도 스릴이 없다. 화려한 판타지의 향연에도 눈이 감기고, 진부한 전개에 오글거리는 액션, 여기에 신앙심을 강요하는 주입식 교육까지 무한 반복되니 도무지 즐길 거리를 찾을 길이 없다. 믿을 건 오직 박서준 뿐인, 이마저도 힘겨운, 퇴마물계 망작 ‘사자’다.

‘청년경찰’ 김주환 감독의 신작 ‘사자’(제작 키이스트, 제공‧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는 격투기 챔피언 용후(박서준)가 구마 사제 안신부(안성기)를 만나 세상을 혼란에 빠뜨린 강력한 악(惡)에 맞서는 이야기를 그린다.

어릴 적 아버지를 잃은 뒤 세상에 대한, 아니 주님에 대한 불신만 남은 용후는 어느 날 갑자기 원인을 알 수 없는 깊은 상처가 손바닥에 생긴 것을 발견하고 바티칸에서 온 구마 사제 안신부를 만난다. 자신에게 특별한 힘이 있음을 깨닫게 된 용후는 아버지를 떠올리게 하는 안신부를 도와 검은 주교 지신(우도환)을 찾아 나서며 악의 퇴치에 나선다. 부모님을 살려 달라는 간절한 기도를 들어 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신을 원망하게 된 소년이 진정한 신의 ‘사자’로 성장하는 오컬트적인 히어로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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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단순하고도 뻔한 신파 플롯 위에 100억원이 넘는 자본을 들여 각종 볼거리를 입히지만, 무엇 하나 여타의 퇴마물을 뛰어 넘는 차별화된 지점은 찾아보기 힘들다. 악을 쫓는 구마 사제와 악을 퍼트리는 검은 주교, 겁에 질린 젊은 사제와 연이어 등장하는 희생자들, 그리고 각종 퇴마의식들. 주인공 ‘사자’와 구마사제의 브로맨스도, 화려한 클럽을 운영하며 이보다 더 화려한 변신술로 이들을 현혹시키는 검은 주교와의 결투까지.

오히려 식상한 게 나을 정도로 중간 중간 불필요한 에피소드들이 과도하게 삽입, 몰입도를 분산시키고 어설픈 갈등 구조는 답답함을 자아낸다. 뻔한 결말로 가는 길은 진정 길고도 험하다. 후반부로 갈수록 CG의 향연이 펼쳐지만 우스꽝스러운 비주얼과 오글거리는 초능력의 연속으로 긴장감은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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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박서준 안성기와 대립하는 검은 주교 우도환의 존재감은 민망할 정도로 빈약하다. 극이 클라이막스로 갈수록 오히려 실소를 자아내는 결정적인 이유. 캐릭터의 알맹이가 없는 상태에서 외피에만 덕지덕지 고가의 장식을 붙여내니 그것을 지켜보는 관객이 버거울 정도다.

알면서도 빠질 수밖에 없는 퇴마물의 정통 공포도, 호화 치장으로 완성한 볼거리의 미학도,‘청년경찰’에서 보았던 재치도, 놀랄 만한 기발함도 찾아보기 힘들다. 전작의 흥행으로 얻은 특혜 덕분인지 감독이 하고 싶은 모든 걸 신나게 쏟아 부은 듯하다. 특급 팬서비스인 박서준의 명품 근육마저 희화한, 고삐 풀린 메가폰이 가장 큰 공포인 퇴마물의 탄생이다. 오는 31일 개봉. 15세이상관람가. 러닝타임 129분.

https://entertain.v.daum.net/v/2019072307270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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