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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살떨리는” 관광상품: 마피아 보스 아들 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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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23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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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3. June 2015, 12:11:37 KST


  • By Manuela Mesco

MANUELA MESCO/THE WALL STREET JOURNAL
팔레르모의 기념품 판매점. 관광객들은 마피아에 대한 환상을 갖고 있지만 시실리는 마피아와 연결지어지는 것을 끔찍이 싫어한다.

어느 토요일 오후, 악명 높은 마피아 보스 베르나르도 프로벤자노의 큰아들 안젤로 프로벤자노(39)는 작은 콘퍼런스룸에서 십여명의 미국인 관광객과 만났다. 둥그렇게 둘러앉은 관광객들은 이탈리아에서 가장 잔인한 마피아 일원에 속하는 사람을 아버지로 두고 자라난다는 게 어떤 것인지, 프로벤자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프로벤자노는 약 한 시간 가량을 유창한 영어로 아버지가 지명수배자란 사실도 모른 채 숨어 살아야 했던 어린 시절을 자세히 이야기했다.

참석자 중 한 명인 리처드 놀란(55)은 “영화 ‘대부’보다 훨씬 실감났다”고 전한다.

거의 매주 토요일 보스턴 소재 여행사 ‘오버시즈 어드벤처 트래블’은 2,800달러짜리 이탈리아 시실리 투어상품의 하이라이트로 프로벤자노와의 만남을 주선한다. 프로벤자노와의 만남이 끝나면 요리 수업, 와인 시음, 에트나 산에서 당나귀 타기 등의 일정이 이어진다.

하지만 지금도 여전히 조직 범죄와 싸우고 있고 마피아 때문에 깊은 상흔을 안고 있는 나라, 이탈리아에서 마피아 일원의 아들을 내세워 관광객을 유치한다는 발상은 그 자체가 씁쓸함을 느끼게 한다.

반(反)마피아 치안판사였던 형제가 베르나르도 프로벤자노의 명령으로 살해됐다는 살바토레 보르셀리노는 “마피아 일원의 아들을 내세우는 건 관광객 유치와 돈을 버는데 그만 아니겠느냐”고 말한다.


듣는 사람 입장에서 안젤로 프로벤자노의 인생 이야기는 흥미롭고 매력적일 것이다. 그가 어린 소년이었을 때 그의 아버지는 이미 시실리 마피아 조직 내에서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고 있었다.

베르나르도 프로벤자노는 43년간 숨어 살았다. 마지막 은신처는 고향인 코를레오네 근처였다. 그는 피지니(pizzini)라는 작은 종이 조각에 지령 내용을 타이핑해 전달하는 식으로 국제적인 범죄 조직망을 운영했다. 전화나 전자적 통신매체를 피하기 위해서였다.

1970년대에는 조직원 한 명과 함께 코를레오네 클랜을 장악한 후 경쟁 범죄 조직들과 전쟁을 벌였다. 당시 내분으로 수백명의 마피아 일원과 정치인, 무고한 행인들이 목숨을 잃었으며, 그 기간 동안 팔레르모에서는 폭력과 유혈사태가 끊이지 않았다.

2006년 베르나르도 프로벤자노는 은신처가 발각나 체포됐고, 저명한 치안판사 지오바니 팔콘과 파올로 보르셀리노 등에 대한 살인을 사주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베르나르도는 1980년 정치인 피에르산티 마타렐라의 살인 교사로도 유죄를 판결받았다. 피에르산티 마타렐라는 세르지오 마타렐라 현 이탈리아 대통령의 형이다.

현재 82세인 베르나르도 프로벤자노는 수차례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안젤로는 16살 때까지는 아버지와 함께 숨어 지내다가 이후 어머니, 남동생과 함께 아버지 곁을 떠나 코를레오네에 있는 다른 집에서 살았다. 아버지의 마지막 은신처에서 불과 몇 킬로미터 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이었다.


안젤로의 인생은 악명 높은 아버지 때문에 평탄치 못했다. 아버지가 경찰에 잡히는 바람에 대학을 자퇴했고 약혼녀도 아버지 때문에 그를 떠났다. 프로벤자노라는 성을 가졌다는 이유로 정식으로 회사에 입사하지도 못했다.

지난해 9월부터 오버시즈 어드벤처측은 안젤로에게 일정액을 주기로 하고 관광객과의 만남을 주선했다. 마피아 일원의 아들로서 그간 살아온 인생 이야기를 해주고 질문도 받는 자리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안젤로는 아버지의 은신처를 떠나 자신이 다른 아이들과 다르다는 사실을 처음 깨달았을 때의 충격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관광객들은 베르나르도 프로벤자노가 어떤 아버지였느냐고 묻고 안젤로는 그가 가족을 사랑하고 말씨가 부드러운 아버지였다고 회상한다.

참석자 중 한 명인 데니스 부테라(66)는 “안젤로는 좋은 사람인 것 같다. 아버지가 친구와 동료들을 존중하고 좋은 사람이 되라고 가르쳤다고 한다”고 말한다.

마피아에 대한 환상을 이용해 돈을 버는 이들도 있다. 영화 ‘대부’ 촬영장소였던 곳을 둘러보는 투어상품도 있으며, 스페인에서는 마피아를 테마로 한 레스토랑 체인이 인기다.

하지만 안젤로가 아버지와 완전히 거리를 둔 적이 없기에 안젤로와 관광객들의 만남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안젤로는 이탈리아 TV와의 인터뷰에서 아버지가 받은 판결은 받아들이지만, 자신은 아버지에 대해 얼마든지 다른 의견을 가질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아버지의 아들인 게 자랑스럽다”고 말한다.


안젤로는 현재 몸이 허약해져 감옥 내 병원에 입원 중인 아버지의 후견인 역할을 맡고 있다.

당초 오버시즈 어드벤처가 주관하는 안젤로와의 만남은 팔레르모 중심가의 4성급 호텔에서 열리기로 했으나 호텔 오너의 반대로 장소를 옮겨야 했다.

시실리 관광청 책임자도 시실리가 조직 범죄와 연관지어진다는 사실에 놀라며 안젤로와의 만남에 불만을 제기했다.

안젤로의 변호사는 그가 관광객들과의 만남을 “좋은 기회로 여기며 미국인들이 더 열린 마음을 가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오버시즈 어드벤처는 앞으로도 안젤로와의 만남을 이어가겠다고 밝힌다. 고객들에게 “해당 지역에 대한 깊은 이해”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는 설명도 덧붙인다.

한편 일각에서는 시실리가 과거 경험에서 배울 게 있다고 지적한다. 시실리 호텔협회 회장인 니코 토리시는 “문제의 소지가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긴 하다”면서도 “하지만 그 때문에 많은 이들이 이곳을 찾는다면, 우리가 나서서 해보는 것도 고려해볼만 하다. 어쩌면 시실리 사람들도 그럴 준비가 됐는지 누가 아나”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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