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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어서와 한국은' 라나 "외국인 女솔로 안돼? 편견, 제가 깰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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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15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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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지석기자]지난 2017년 JTBC ‘비정상회담’, MBC에브리원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등 예능에 출연해 대중에게 얼굴을 알린 라나(본명 스웨틀라나 드미트리예브나 유지나)는 ‘혼혈’이 아니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한국에서도 그렇지만 고향인 러시아 사할린에서도 그렇다. 동양적인 외모 때문이지만 사할린의 포로나이스크 출신인 그의 부모님 중 한국인은 없다. 

하지만 라나와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한국 사람이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 그 정도로 유창한 한국어를 구사한다. 자신을 소개할 땐 “스물 네살”이라고 ‘한국 나이’를 댄다. ‘편견’, ‘보수적’, ‘완벽주의자’처럼 난이도 있는 한국어 단어를 스스럼없이 구사한다. 그는 가끔 꿈을 한국어로 꾸기도 하고, 러시아에 가서 러시아어 단어가 생각나지 않거나 이상한 발음이 나와 어려움을 겪은 적도 있다. 조국 러시아에 대한 애국심이 있지만 이따금 스스로 한국인이 다 됐다는 느낌을 받는다. 

한국에 온지 5년. 라나는 최근 솔로 가수로 데뷔했다. ‘테이크 더 휠’을 발표하고 활발하게 활동 중이지만 그의 앞에는 여러 장애물도 있다. 우선 편견과 싸워야 한다. 아직까지 서양인 솔로여가수가 K팝에서 성공한 사례는 없다. 최근 만난 라나는 “외국인이 K팝 시장에서 성공할 수 없다는 편견을 깨고 싶다. 반드시 인정받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부모님 몰래 K팝 가수 데뷔...“한번 뿐인 인생, 후회하고 싶지 않아요”
2011년 무렵 여행겸 한국에 처음 왔던 라나는 러시아 예술학교 무용과를 수석 졸업하고, 고등학교 과정을 이수한 뒤 2014년 한국으로 유학을 왔다. “무용은 15세때까지 7년을 했는데요. 솔직히 취미로 했어요. 부모님이 여자이니 몸매가 예뻐야 한다고 하셔서요. 발레나 전통 무용보다는 K팝 커버 댄스를 집에서 취미로 더 열심히 했어요. 한국어가 예뻐서 배우고 싶어서 부모님께 말씀 드렸더니 ‘1년의 시간을 주겠다. 무조건 대학교에 가라’고 하셔서 한국에 오게 됐어요.” 

그는 1년간 연세대와 세종대 어학당에서 한국어 공부를 한 뒤 성균관대학교 정치외교과에 입학했다. 연예인을 할 생각은 처음엔 없었다. 그러나 K팝 커버 댄스 길거리 공연을 하다가 얼떨결에 연습생이 됐다. 공부와 연습생 생활을 병행했지만 부모님의 반대에 부딪히기도 했다. 

“저희 부모님은 제가 의사 아니면 변호사가 되시길 바랐어요. 전세계 부모님은 다 똑같죠? 처음에 연습생을 한다고 하니 ‘딴 생각하지 말고 공부하라’고 하시더라고요. 부모님이 보수적이거든요. 그래서 데뷔하기 전까지 부모님께 가수를 한다는 말을 안했어요. 준비하는 과정 중에 말씀 드리면 어떻게 될지 모르니 결과로 보여드리고 싶었거든요.” 

라나는 방송 데뷔 무대를 마친 뒤 영상을 할머니에게 보냈다. 할머니의 첫 마디는 “학교는?”이었다. 그럼에도 지금은 동네에서 손녀 자랑에 여념이 없으시다고 한다. 포로나이스크 지역 신문에도 라나의 데뷔 소식이 실렸다. 

부모님의 반대에도 가수에 도전한 데 대해 “확신이 있고 없고를 떠나 재미를 느꼈으니 도전하게 됐어요. 재미있으니까 하는 거에요. 어차피 사람 인생은 한번이잖아요. 안하면 나중에 후회를 할 거 같았어요”라고 답했다. 

현재 3학년 휴학 중이지만 학업은 이어갈 예정이다. “말하는 것도 좋아하고, 토론도 좋아해서 정치외교를 전공으로 택했어요. 전공 관련 용어에 어려운 한문이 많아 쉽지 않지만 열심히 공부했어요. 나중에 한국이나 러시아에서 정치인이 되고 싶다는 꿈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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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작사에 참여 “세계적인 가수가 되고 싶어요”
라나는 데뷔곡 ‘테이크 더 휠’의 공동 작사에 참여했다. “연습생 때부터 틈틈이 작사를 했는데 소속사에서 괜찮다고 하더라고요. 다행히 데뷔곡에 작사가로 참여할 수 있었어요. 평소 러시아 문학을 즐기는데, 노래를 들을 때 가사도 유심히 듣는 편이에요. 태민의 ‘무브’ 가사를 개인적으로 좋아해요.” 

여름과 잘 어울리는 감각적이고 세련된 레트로 신스팝 사운드의 데뷔곡 활동에 대해 그는 스스로에게 50점을 주었다. “저는 완벽주의자에요. 지금의 저에게 50점을 줄 수 밖에 없어요. 제가 할 수 있는 것, 보여줄 수 있는 것의 절반 밖에 못 보이고 있는 거 같아요. 계속 발전해 가고 싶어요.” 

동양계 외국인이 아니라 서양인으로 최초의 K팝 솔로 여가수인 그는 “최초라는 점에 자부심이 있어요. 최초니까 그만큼 더 잘해야 한다고 생각해요”라고 했다. 서양인 K팝 솔로 가수의 성공은 쉽지 않다는 세간의 평가에 대해서는 “편견일 수 있어요. 저로서는 굉장한 도전이죠. 도전해 봐야 알 수 있을 거 같아요. 편견은 꺠고 싶어요. 외모는 중요하지 않아요. 동양인인지, 백인인지를 떠나 자신이 좋아하는 걸 사람들에게 보이는 건 멋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라고 전했다. 

아이돌 그룹이 아니라 솔로 가수로 데뷔한 데 대해서는 “처음엔 그룹으로 연습도 해봤는데 소속사에서 솔로가수로 해보자는 제안을 했어요. 저도 두려웠어요. 혼자 할 수 있을지 모르겠더라고요. 어렵고 성공확률이 높지 않다는 생각은 했지만 계속 발전하고 좋은 음악을 내면 사람들의 생각을 돌릴 수 있을 거 같았어요”라고 의연하게 말했다. 

‘자신감의 근거’를 물었다. “저는 그냥 특별해요. 그런 자신감이 없으면 가수를 할 수 없어요. 계속 발전하는 모습을 보일 거에요. 작사, 작곡도 배우고, 새로운 음악을 선보이면서 보컬, 춤도 발전시켜 나갈 거에요. 언젠가 전세계로 진출해서 모든 사람에게 인정받는 가수가 되고 싶어요.” 

monami153@sportsseoul.com 

사진 | 하이씨씨 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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