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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존엄사법 1년반..다시 부는 장기기증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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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14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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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장기기증 대기자 3만명
기증서약자 해마다 줄고 외면
뇌사상태서만 기증 허용 한계
'심정지 후 기증' 적극 도입해야
사전 연명의료계획서 작성때
기증의사 포함하고 의사존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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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기증자 수가 해마다 줄고 있는 가운데 국내 장기기증 활성화를 위해 심장정지 후 장기기증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재 국내 장기기증이 뇌사 상태에서만 이뤄지고 있어 침체 상태인 장기기증 불씨를 되살리기 위해서는 미국 등 선진국처럼 심장정지 후 기증까지 포함하는 장기기증 가능 범위 확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심장정지 후 장기기증(DCD·Donation after Circulatory Death)은 심장사로 인해 혈액순환이 멈춘 환자의 장기를 기증하는 것이다. 순환정지 시기에 따라 심폐 기능이 소실된 상태에서 사망을 선언한 후 장기를 얻는 것이어서 이게 활성화되면 뇌사 장기기증과 더해 전체적인 장기 구득률이 올라가게 된다.

DCD는 크게 4가지 범주로 △병원 도착 시 이미 사망 상태이거나 △심폐소생술을 진행했지만 회복되지 않은 경우 △뇌사는 아니지만 생명 유지장치 제거 시 심장정지가 예측되는 경우 △뇌사자에게서 갑자기 심장정지가 발생한 경우에 이뤄진다.

현재 세계적으로 장기기증이 가장 활성화된 스페인에서는 뇌사자뿐 아니라 4가지 모든 경우의 심장정지 사망자에게서도 모두 장기기증을 받고 있다. 한국에서도 4번째 경우인 뇌사자에게서 갑자기 심장정지가 발생했을 때 드물게나마 장기기증이 진행되고 있다. 특히 미국 영국 호주 벨기에 네덜란드 등은 뇌사자와 함께 DCD의 3번째 조건인 '생명 유지장치 제거 시 심장정지가 예측되는' 사람의 장기기증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현재 뇌사자와 함께 DCD의 3번째 조건에 해당하는 심장정지 사망자의 장기기증을 도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 이유는 나머지 3개 조건은 모두 사전에 통제하기 어려운 심장정지 사망에 해당하지만 조건 3은 사실상 사전에 통제 가능한 '연명의료 중단'에 해당해 환자 유가족 동의만 얻는다면 원활하게 장기기증을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호노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DCD의 나머지 조건은 모두 현행법상 사후 기증에 해당하지만 3번째 조건은 의사 판단과 유가족 합의에 따라 이뤄지는 것이어서 법적 논의만 보강되면 국내 도입도 충분히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연명의료결정법 시행에 따라 사전연명의료 계획서를 통해 환자 스스로 자신의 연명의료 중단 여부를 결정할 수 있게 된 만큼 이와 연계해 심장정지 후 장기기증 활성화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 이영주 이대목동병원 교수는 "현재 사전연명의료 계획서 작성 때 장기기증 의사를 묻는 항목이 없는데 이 질문도 계획서 안에 포함하는 방안 도입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장정지가 예측되는 환자에 대해 유가족 동의를 얻어 심장정지 후 장기기증이 이뤄지려면 의학기술적 보완도 필요하다. 심장정지 후 수분만 흘러도 산소 공급이 안 돼 장기가 손상되기 때문이다. 의학계는 현재 국내 장기이식 기술이 발전하고 장기보존액 성능도 향상되고 있어 법적 보완만 이뤄진다면 심장정지 후 장기기증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다만 아직은 일부 상급종합병원을 중심으로 심장정지 후 장기이식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안형준 경희대병원 교수는 "일단 현재까지 폐와 방광의 경우에는 심장정지 후 이식이 뇌사 후 이식과 효과 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다른 장기의 심장정지 후 이식에 대해서는 중장기적인 연구가 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행 뇌사 후 장기기증뿐 아니라 심장정지 후 장기기증까지 도입해야 하는 건 국내 장기기증 사례가 눈에 띄게 줄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뇌사 장기기증자 수는 2000년 52명에서 2016년 573명을 기록하며 정점을 찍은 후 2017년 515명, 지난해 449명으로 2년 연속 감소했다. 2000년부터 16년간 뇌사 장기기증자 수는 한 번도 줄지 않고 증가했지만 최근 처음으로 2년 연속 감소라는 불명예 기록을 남겼다.

일반인이 장기기증을 사전에 약속하는 기증희망서약자 수도 2000년 1271명에서 2009년 23만1350명으로 대폭 늘었지만 이후 점점 감소해 지난해 10만8016명으로 반 토막 났다. 반면 그사이 이식대기자 가족들의 가슴은 타들어가고 있다. 이식대기자 수는 2008년 1만715명에서 2013년 2만1901명을 거쳐 지난해엔 3만544명을 기록해 3만명 선을 처음 넘어서며 빠르게 늘고 있다.

조원현 한국장기조직기증원장은 "한국이 아직은 심장사만을 공식적인 사망으로 인정하고 있어 뇌사 장기기증이 활성화되기 위해선 죽음에 대한 정의부터 재정립해야 한다"며 "아울러 법안 마련을 통해 심장사로 돌아가신 분들도 숭고한 나눔을 할 수 있도록 DCD 도입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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