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자유한국당에 “이미 사망 선고받은 당” “통합 꿈꾸지 말라”
나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바른미래당과 통합 가능성이 현실적으로 어느 정도냐’는 질문에 “당 대 당 통합이냐는 부분에 대해서는 좀 더 논의할 필요가 있지만, 큰 틀에서 우파의 가치에 동의한다면 저는 같이할 수 있는 분이 많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개혁 보수’를 전제로 통합을 낙관한 바른미래당 유승민 전 대표와의 논의 여부에 대해서는 “최근에는 말씀을 나눠본 적이 없다”면서도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논의해보겠다. 결국 저희가 지향하는 바가 같다면 다소 차이가 있다고 해서 극복하지 못할 바가 없다”고 긍정적인 뜻을 내비쳤다.
나 원내대표는 “내년 총선은 굉장히 큰 의미가 있다”고 못 박았다. 그는 “결국 대한민국이 퇴보할 수 없는 것을 막아내는 총선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런 의미에서 작은 차이는 극복할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애국당과의 통합 가능성에 대해 나 원내대표는 “높지 않다”고 내다봤다. 다만 “유연하게 접근하겠다”며 여지를 남겼다.
그는 대한애국당 조원진 공동대표가 통합 전제조건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입장정리’를 내건 것에 대해서는 “대한애국당과는 통합이 되네, 안 되네 문제가 아니라 생각한다. 통합의 주최는 자유한국당”이라며 “자유한국당 중심으로 우파가 하나 되는 길을 모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홍문종 의원이 자당을 탈당하고 대한애국당에 입당한 것을 두고는 “저는 우파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는 ‘통합’이라고 생각한다”며 “홍 의원이 통합의 가치를 잊지 않으셨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에둘러 말했다.
대한애국당 조원진·홍문종 공동대표가 ‘자유한국당 현역 의원 일부를 섭외했다’고 주장하며 추가 탈당을 시사한 점에 대해서는 “저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나 원내대표는 “탈당의 대상으로 가장 많은 분이 생각한 김진태 의원도 탈당을 강하게 비판했다. 저는 자유한국당 내에 탈당하실 의원들은 안 계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바른미래당과 대한애국당 중 어느 곳과 우선 통합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보냐’는 물음에 지체없이 “개인적으로는 바른미래당”이라고 답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실질적으로 정당의 형태라든지 인적 숫자도 바른미래당이 더 많지 않냐”며 “바른미래당과 먼저 통합하는 것이 맞다. 대한애국당과는 자연스럽게 같이 하게 됐으면 하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에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는 “구시대 양당 정치의 폐해인 자유한국당이 바른미래당과 어떻게 통합을 얘기할 수 있느냐”고 일갈했다.
손 대표는 같은 날 서울 동작구 김영삼대통령기념도서관에서 열린 ‘김영삼-상도동 50주년’ 기념행사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자유한국당이 어떻게 감히 바른미래당과 통합을 이야기하느냐”고 날을 세웠다.
그는 자유한국당에 대해 “촛불혁명 때 사망선고를 받은 정당”, “이미 정통성을 잃은 정당”이라고 표현했다.
오신환 원내대표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 당 스스로 화합하고 혁신해서 국민 신뢰받겠다고 발표했다. 당이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나경원 원내대표의 말씀은 조금 뜬금없다고 생각한다”며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바른미래당 최도자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보수통합의 대상으로 우리 당 이름이 오르내리는 것도 가당치 않은데, ‘인적 숫자가 많기 때문에’ 먼저 통합하겠다는 답변에 실소가 나왔다”며 불쾌해했다.
최 수석대변인은 “정당의 통합은 숫자가 아닌 이념과 가치가 맞아야 가능한 것”이라며 “바른미래당과 자유한국당은 차이를 넘어 다르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알고 있는 사실”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자유한국당은 청산의 대상일 뿐, 통합의 대상이 될 수 없다. 더 이상 바른미래당과의 통합을 꿈꾸지 말기 바란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나 원내대표는 토론회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입장이 변화했냐’는 질문에 “입장 변화는 없다”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최근 보수 성향 유튜브 채널 ‘펜앤드마이크’에 출연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찬성한 것을 두고 “당시 아쉬웠던 판단인 부분에 대해서 인정한다”고 밝힌 바 있다.
나 원내대표는 당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형이 지나치게 가혹한 것이 맞다. 이 정부가 정치적으로 풀어야 할 부분이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는데, 이날 토론회에서 ‘사면·석방에 대한 생각이 있냐’는 질문이 나오자 “전직 대통령이 너무 오랫동안 감옥에 있다. 형도 다른 것과 비교했을 때 법조인의 시각에서 지나치게 과하다”며 “이 부분에 대해 제가 구체적으로 뭘 제안하는 것보다 청와대에서 적절히 포용의 정치로 풀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유한국당 신상진 신정치혁신특별위원장이 내년 4월 총선을 대비한 공천룰을 작업하며 ‘박 전 대통령 탄핵 책임론’ 관련 ‘현역의원 물갈이’를 시사한 것에 대해서는 “특정 키워드로 물갈이를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며 선을 그었다.
그는 “열심히 안 하신 분들은 그만하셔야 한다. 열심히 하신 분들은 또 하셔야 한다”며 “저는 가장 중요한 것은 새로운 좋은 인재영입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 과정에서 정말 사심 없이 해야 한다. 만약 또다시 줄 세우기를 한다면 자유한국당은 미래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나 원내대표는 ‘공천 제1의 원칙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우리의 가치와 신념에 대해 철저한 분들이 오셔야 한다”고 정립했다. 이어 “소통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 당 의원들이 진정성은 있는데 소통, 홍보 이런 부분에서 약하다”며 “국민 마음과 가깝게 다가갈 수 있는 소통능력이 그 지역 당선 가능성과 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내년 총선 의석수’에 대해서는 “개헌저지선 확보 (수준)”으로 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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