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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방 펌) 유부덬이 쓰는 연애랑 자아, 결혼 (스압)

무명의 더쿠 | 05-14 | 조회 수 20963
결혼땜에 고민많아서 연애방 서치하다가 글 좋아서 가져옴!
https://theqoo.net/834394240





결혼 8년차 애하나에 뱃속에 하나 있는 유부덬이야.

진짜... 꼰대내 안나게 조심조심 써볼게 ㅎㅎ
나름 20대 내내 열심히 연애 올인하고 살았고 자아때문에 고민고생도 많았고 지금도 여전히 혼돈의 카오스속에서 살고있지만
그래도.. 나름 내가 한 고민이나 고생들 썰 풀어보면 나한테도 남한테도 좀 도움이 될까 싶어서. 이런건 오히려 주변사람한테 말하기 어려우니깐 ㅎㅎ
결혼도 육아도 너무 힘들고... 슼에도 어제 댓글 엄청 달린 글도 있었고... 실제로 결혼하고 이정도 시간 지나니까 주변에 이혼하고 힘들어하는 사람들도 많아져서 오히려 요즘들어 결혼이 뭘까 나는 뭘까... 이런 생각 많이 하게 되더라고.


1. 연애는 많이하는 거 추천.. 내가 어떤인간인지 파악하기 위해서

뻔한 얘기지만 연애를 많이 할수록 내가 어떤인간인지가 파악이 되더라. 이남자 저남자 겪어봐야 괜찮은 사람 고르는 눈이 생긴다...는 말도 맞긴 한데
사실 남의 속내는 모르는 거고 시간이 지나거나 결혼후에 돌변하는 타입도 워낙 많아. 파트너는 어느 정도는 운이라고 생각해. 많이 만나도 어떤 풀 안에서 어떤종류의 인간을 마주치게 될지는 내가 못고르니까... 단순히 파트너를 고르는 데 있어 나의 누적된 경험치는 사실 아주 크리티컬하진 않았음.
다만 연애를 하면서 이 타입 저 타입이랑 물고빨고싸워보면 내가 도저히 못 참는 부분이 어떤 부분이고, 내가 인격적으로 모자란 부분이 어떤거고 그걸 노력으로 극복할 수 있는지 여부가 대충 감이 잡힘.
예를들자면 나는 전혀 그런거 신경 안쓸거같은 취향과 언행의 소유자이면서 내면 깊숙히는 외모컴플렉스가 굉장히 심한 사람이었는데 그 부분을 농담식으로라도 건드리는 사람은 극복을 못하겠더라고.
근데 막 주변에 보면 남친이나 남편이 살쪘어 긴장좀 해~ 그러면 웃어넘기거나 채찍질해줘서 고맙다는 식으로 반응하는 사람도 많아서 아.. 이게 다른사람들과 다른 내 약점이구나 싶었음.
진짜 내면의 내 추한 모습은 연애하면서 속내 다 까발려져야 스스로도 알게 되더라고. 안그러면 내가생각하는 쿨하고 괜찮은 나..라는 이미지를 스스로 믿게 됨.
내가 쌓아올린 내 이미지만 믿고 살다보면 연애 뿐 아니라 대인관계가 대체적으로 표피적이고 둥둥 뜨게 되더라. 사람이 솔직해지지 못하고.
아, 그리고 그런 추한 모습은 내가 스스로 찌질하다고 느끼는 요소랑은 또 달랐어. 그러니까 뭐 성적이나 흙수저, 학벌... 이런 쉽게 파악되는 내 약점들 말고.
누구나 결점투성이일 수밖에 없는 게 인간인데, 싸웠을 때 내가 지금 문제삼고 있는 것이 관계를 파토낼 만큼의 결점인가? 혹은 도저히 극복할 수 없는 부분인가? 하는 판단은 내가 어떤 인간인지를 파악하고 있어야 이성적으로 내릴 수 있다고 생각함.


2. 결혼은 됨됨이가 어떤 사람이랑 하느냐가 제일 중요함

이것도 뻔한 얘기인데 사실상 많이들 간과하기도 해. 연애랑 결혼은 진짜 엄청 달라. 연애는 서로 좋은 모습 보여주며 즐겁고 달콤한 기억을 공유하는 과정이라면 결혼은 둘이서 하나의 구조를 만들어가는 과정이야. 사이좋은 부부, 본받을만한 부모, 원만하게 소통할 수 있는 친지... 뭐 이런 새로운 역할을 이중 삼중으로 서로에게 씌워줘야 하는데 말이 쉽지 진짜 엄청 싸우고 엄청 마음 상함. 그 과정에서 소통방법이 성숙한 사람이라면 잘 풀고 넘어갈 수 있지만 아쉽게도 그런 사람이 많지 않음. 당장 나부터도 열받으면 맘에도없는소리 여전히 지껄이는데.. 극단적이지 않은 사람, 욱해서 심한 말 내뱉더라도 사과할 줄 알고 추스를 줄 아는 사람, 자기 언행에 책임 질 줄 아는 사람이 결혼을 해야한다고 생각해. 남녀 상관없이. 특히 싸우는 과정에서 자존심만 강한 사람, 말 한마디 표현 하나에 상처받아서 다른 얘기는 들으려고 하지 않는 사람(그게 만약 정말 크리티컬한 내용이라면 미리미리 상대에게 어필해서 그런 내용은 피하도록 유도하는 게 좋음), 평소에 감사나 사과의 표현을 못하는 사람은 결혼 후에 크게 틀어질 가능성이 많아. 아무래도 결혼하고 타인과 맞춰 살다 보면 내 엣지있는 성격은 깎아내거나 억압되거나 하기 마련인듯. 난..... 불교 공부 엄청 했다 ㅠ


3. 결혼과정은 양가를 상대로 예비부부가 펼치는 외교전이다

결혼 준비 과정에서 가장 흔히 저지르는 오류가 남녀가 각자의 집안을 아군으로 삼아서 대결하는 거야. 이러면 진짜 잡음이 식장 들어갈때까지 생겨. 우선 결혼을 서로 약속한 상황에서 예비부부는 왠만하면 깨지 않을 팀을 결성하는 거라고 생각하면 됨. 그리고 나의 새로운 팀원에 대해 잘 모르는 나의 가족에게 '외교적으로' 그 사람을 소개하고 적응시키고 타협하는 과정이 되어야 해. 외교적이라는 말은, 이삼십여년 같이 살면서 그나마 내가 내 부모를 가장 잘 파악하고 있으니까, 내 부모에게 가장 효과적으로 그 사람을 적응시킬 수 있는 방안을 찾아내야 한다는 뜻이야. (그사람의 스펙이나 가정환경을 꾸며내고 거짓말하라는 말이 아님!!) 그걸 한발짝 물러서서 뒷짐지고 우리 엄빠한테 어떻게 하나 보자! 라거나, 잘좀 어필해봐! 하는 태도는 나는 되게 비겁한 거라고 생각해. 엄빠 옆에 붙어서 사위 혹은 며느리로서 내가 한번 테스트해보자라는 자세잖아. 은연중에 그런 공기 다 읽게 되어 있고, 이게 되게 상처가 됨. 만나는 자리에서 엄빠가 좀 오바다 싶은 부분은 내가 적극적으로 쉴드쳐주고, 낯선이들 앞에서 긴장할수밖에 없으니 먼저 배려해주고 설명해줘서 서로의 가족을 만나는 자리에서 완충지대 역할을 해 줄 필요가 있음. 이건 결혼 후에 양가 가족과 적응하는 과정에서도 마찬가지고.
난 아빠가 아들이 없어서 처음생긴 사위랑 그렇게 친해지고싶고 술마시고싶어하는거 중간에 커트하느라 아빠한테 엄청 별소리 다 들음. 평생 술마시는 아빠 너무 싫어서 일부러 술 거의 못먹는 남자 고른건데 사위는 장인앞에서 약한모습 보이기 싫어하니까... 한번 마시면 그 상황에서는 개입하지 않더라도(남자의 체면이란것도 있으니) 되도록 그런 자리 줄이려고 이런저런 노력 많이 했음.


결국은 다 뻔한 소리를 뭐 이렇게 길게 썼냐 ㅎㅎ 암튼 내 생각은 연애를 넘어 결혼까지 생각한다면.... 지피지기 백전백승이라는 거야. 부딪혀보고 겪어보니까... 내가 뭘 원하고 어떤 약점이 있으며 어떤 타입의 인간을 필요로 하는지를 알고 있고, 내 가족, 내 배우자가 될 사람이 어떤 됨됨이를 가졌는지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거기에 맞춰 어느 정도 전략적으로 인간관계를 꾸려가야 하더라. 그래서 진짜 쉽게 하면 안되더라고. 애 낳아 키우는건 더 그렇고. 그래도 재료(사람)가 좋으면... 괜찮은 결혼생활은 여러 면에서 참 좋긴 해. 여전히 가끔 무쟈게 괴롭고 죽을 거 같지만 뭐 어느 길을 택하건 인생이 다 그런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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