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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4년 만에 드러난 '의료사고'의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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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13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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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의료사고 책임 삼성서울병원에 있다" 판결
(시사저널=이석 기자)

재벌 계열 사회복지재단의 문제는 무분별한 수익사업이나 불투명한 회계 처리에 그치지 않는다. 재단 산하 병원의 의료사고 문제도 잊을 만하면 터져 나오고 있다. 국정감사에서 특정 병원을 지목하며 "국민에게 되돌려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올 정도다. 특히 자산만 2조원대인 삼성생명공익재단 산하 삼성서울병원의 경우 매년 수백억원의 기부금을 계열사로부터 받아 적자를 메워왔다. 그럼에도 의료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제15민사부는 지난해 7월 삼성서울병원에서 수혈 감염 사고로 사망한 A씨의 유족들에게 삼성생명공익재단이 모두 1억17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선고했다. A씨는 2013년 11월 삼성서울병원에서 혈소판과 농축 적혈구를 수혈 받았다. 하지만 수혈을 받은 지 30분 만에 오한과 발열, 호흡곤란 증상을 보여 중환자실에 입원했다. 이곳에서 여러 치료를 받았지만 증상은 호전되지 않았다. 결국 A씨는 입원 9일 만에 패혈증을 동반한 폐포출혈과 인공호흡기 연관 폐렴으로 숨을 거뒀다.

혈소판 수혈 받고 9일 만에 사망

수혈 사고니만큼 병원은 물론이고 보건 당국도 발칵 뒤집혔다. A씨가 사망한 이유를 밝히기 위해 보건복지부 산하 혈액관리위원회는 물론이고 질병관리본부까지 조사에 나섰다. 혈액을 공급한 대한적십자사와 혈소판제제를 혼합해 A씨에게 수혈한 삼성서울병원으로 조사 대상이 압축됐다. 하지만 두 기관은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기 바빴다. 질병관리본부는 A씨가 수혈을 받는 과정에서 황색포도상구균에 감염돼 사망한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사망 당시 A씨의 혈액과 수혈 후 남은 혈액백을 회수해 검사한 결과 동일한 황색포도상구균이 검출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질병관리본부도 구체적인 오염 경로는 확인하지 못한 채 조사를 덮었다. 당시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질병관리본부는 환자 혈액과 혼합 혈소판제제 수혈백에서 검출된 세균이 동일한 특성을 가지는 균종이니만큼 수혈 부작용으로 추정하면서도, 채혈이나 혈소판 혼합 과정에서 오염됐을 것으로 의심되지만 구체적인 오염 경로 확인은 불가능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수혈 사고로 A씨가 사망했지만, 책임 소재는 밝혀내지 못한 것이다. A씨의 유족들이 이듬해 11월 대한적십자사와 삼성서울병원 모두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것도 이 때문이다.

재판 과정에서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 하나둘씩 밝혀지기 시작했다. 삼성서울병원 측은 수혈 사고 이후 실시한 환경오염검사에서 황색포도상구균이 혈액은행이나 의료진의 손에서 발견되지 않은 점을 들며 의료사고가 아님을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A씨에게 수혈하고 남은 혈액백을 병원 의료진이 곧바로 폐기한 사실이 우선 문제로 제기됐다. 시사저널이 입수한 A씨의 판결문에 따르면, 삼성서울병원 의료진은 수혈 부작용 발생 시 재검사를 위해 환자 검체와 수혈한 혈액제제를 최소 7일간 보관해야 한다. 하지만 의료진은 혼합 혈소판제제를 제조하고 남은 혈액백을 곧바로 폐기했다. 그나마 사고 이후 실시한 환경오염검사 시기도 사고가 나고 7일 후여서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병원 측이 대한적십자사로부터 공급받은 농축 혈소판제제의 풀링 시간을 알 수 있는 자료를 재판부에 제출하지 않은 점도 의문이다. 풀링 시간이란 A씨에게 수혈된 혈소판제제가 언제 출고됐는지를 기록한 자료다. 사고의 책임 소재를 따지기 위해 재판부가 관련 기록을 제출할 것을 병원 측에 요청했지만 묵살했다. 이 같은 점을 들어 법원은 의료사고에 대한 책임이 삼성서울병원에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 병원의 의료진은 수혈할 혈액이 균에 감염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할 주의 의무가 있다. 하지만 혈소판제제를 이용해 혼합 혈소판제제를 제조하고 이를 망인에게 투여하는 과정에서 혈액이 황색포도상구균에 오염돼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판시했다. A씨가 사망한 지 5년, A씨 유족들이 소송을 제기한 지 4년여 만에 진실이 드러난 것이다. 이에 따른 논란 역시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서울병원 묵묵부답으로 일관

무엇보다 수혈 사고 당시 질병관리본부까지 나서 조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질병관리본부는 수혈 부작용으로 추정하면서도 사고의 원인에 대해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했다. 법원이 삼성서울병원에 책임이 있다고 판결하면서 의료계 일각에서는 삼성서울병원에 대한 봐주기 조사가 아니었냐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월 A씨와 비슷한 판결이 또 법원에서 나와 주목된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8부는 2월10일 B씨 유족에게 삼성생명공익재단이 9277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B씨는 2014년 12월 삼성서울병원에서 갑상선암 제거수술을 받고 며칠 후 사망했다. B씨의 유족들은 당시 "치료에 관한 설명을 듣지 못했다"며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도 의료진 과실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치료 방법이 변경될 때는 환자를 면밀히 살펴야 함에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의료진 과실로 B씨에게 다량의 출혈이 발생해 기도폐색으로 사망했다"고 밝혀 환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삼성서울병원 측은 현재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시사저널은 사고나 법원 판결 이후 병원의 후속조치와 함께 법원에 풀링 시간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여러 차례 전화를 해서 답변을 요청했지만 아무런 답변을 듣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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