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불편한' 패키지 해외여행, 누구의 잘못인가
6,946 54
2019.02.23 20:44
6,946 54
“허허….”

순간적으로 헛웃음이 터져 나왔다. 주윗사람들도 대부분 멋쩍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올해 설 연휴를 맞아 가족들과 처음으로 떠난 해외여행 도중 벌어진 일이다. 급하게 여행계획을 세운 데다 대만은 첫 방문이었기에 한 중소 여행사의 패키지 상품을 이용했다. 항공편은 물론 숙소와 식사까지 모두 챙겨줘 큰 불편 없이 여행을 즐길 수 있었다. 그날 무척이나 어색했던 그 1시간여를 제외하고는.

여행 둘째 날 가이드는 우리 일행을 타이베이의 한 상가건물 지하로 인솔했다. 깔끔하지만 왠지 모를 위화감이 드는 곳이었다. 일행이 모두 자리에 앉자 말끔한 옷차림의 직원들이 한국어로 각종 의약품과 차(茶), 지역 특산물 등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쉬이 지갑을 열지 않았다. 직원들의 움직임이 더 분주해졌다. 불편함을 견디지 못한 기자는 흡연을 핑계로 자리를 떴다.

건물 앞에서 만난 기자 또래의 가이드 역시 민망한 듯 별다른 얘길 꺼내지 않았다. 현지 가이드들이 쇼핑몰 등에서 팔린 상품 금액의 일정 비율을 소개료 명목으로 받아 생계를 유지한다는 말이 생각나 “사는 분이 별로 없는 것 같다”고 말을 건넸다. 가이드는 잠시 후 “옵션(선택관광) 외에 쇼핑몰 투어는 어차피 회사(여행사)가 챙기는 수익이기 때문에 눈치는 좀 보이지만 저는 괜찮다”고 답했다.

우리 일행은 대부분 옵션을 신청했기에 망정이지, 그렇지 않은 경우 가이드와 고객 간 갈등이 빚어질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기사나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이런 사례를 종종 볼 수 있다. 각 여행사나 한국소비자원에도 관련 민원이 빗발친다고 한다. 돈과 시간을 들여 즐거움을 찾으러 온 여행객과 생계 유지를 위해 강요 아닌 강요를 하는 가이드 사이의 ‘눈치 게임’, 누구의 잘못일까.

여행업계에 따르면 가격 경쟁력이 중요한 해외여행 시장에서 상당수 중소 여행사들은 항공비와 호텔 투숙비를 손해보면서까지 초저가 패키지 상품을 내놓는 경우가 많다. 손해를 보고 판다는 뜻에서 ‘마이너스 관광’이라거나 비용이 전혀 들지 않는다는 뜻의 ‘제로 관광’이라는 단어까지 생겨났다. 이런 상품들은 일단 고객을 많이 유치한 뒤 옵션이나 쇼핑 등으로 손해를 메우는 식으로 유지된다.

대만 여행에서 만난 가이드는 이를 ‘항공사-여행사-가이드’로 이어지는 일종의 ‘갑-을-병’ 구조라고 표현했다. 여행산업에서 ‘병’인 가이드들은 현장에서 고객과 서로 얼굴을 붉혀야 하고, 여행에서 생기는 모든 불평·불만을 감내해야 한다고도 털어놨다. 그 말을 듣고 기자가 10여년 전 갔던 유럽 패키지 여행 당시 옵션을 하나도 신청하지 않겠다고 했을 때 가이드가 지은 표정이 비로소 이해됐다.

해외여행객이 3000만명에 육박하는 시대, 패키지 여행에 ‘불편한 여행’이라는 꼬리표가 붙지 않으려면 업계와 여행객 모두 바뀌어야 한다. 여행객들은 ‘싼 게 비지떡’이란 말처럼 저렴하기만 한 여행은 없다는 걸 인지해야 하고, 여행사들은 가격 경쟁에 치중해 고객들에게 옵션, 쇼핑 강요 등으로 부담을 전가해선 안 된다. 관할 당국도 합리적인 가격 책정이 이뤄지도록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https://m.news.nate.com/view/20190222n34756?mid=m03

베댓: https://img.theqoo.net/pVHAe
목록 스크랩 (0)
댓글 54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아이레시피X더쿠💛] NMIXX 지우 PICK! 피부 고민을 지우는 아이레시피 클렌징오일 체험단 모집! 209 03.16 45,836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4,977,576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1,966,898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2,968,857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5,308,066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066,546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2 21.08.23 8,517,570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8 20.09.29 7,433,638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604 20.05.17 8,645,326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6 20.04.30 8,525,401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412,785
모든 공지 확인하기()
3024090 이슈 11년 전 오늘 발매된_ "Automatic" 20:49 12
3024089 이슈 일본에서 버블시대를 상징하는 인기그룹으로 자주 떠올리는거같은 그룹 2팀 20:49 40
3024088 정보 한국관광공사가 낋여준 2026 벚꽃지도 1 20:47 387
3024087 이슈 서문탁이 부르는 우즈 노래 20:47 88
3024086 이슈 대한민국 레전드 장관.jpg 14 20:46 760
3024085 이슈 쿄애니 방화 사건 범인 사형 확정.jpg 7 20:46 525
3024084 이슈 AI-HUA (吴爱花) '吴爱花' Official MV 20:46 23
3024083 이슈 여행가서 현지 사진작가에게 스냅촬영 맡겼을 때 일어날 수 있는 일 4 20:45 756
3024082 이슈 [KBO] 좌익수 없는데 경기 진행? KBO "심판진 징계할 것" 1 20:45 554
3024081 이슈 진짜 엄청 신기한 최예나 & 알찬성민 친남매 테스트 5 20:43 558
3024080 이슈 오늘자 또 고대남이 고대남한 사건 (불법촬영) 20:41 782
3024079 유머 전문가들이 말하는 떡볶이 VS 라면 중에 그나마 몸에 좋은 음식 24 20:40 1,438
3024078 이슈 키키 지유가 막내 키야 학교갈때 싸줬다는 점심 도시락.jpg 5 20:40 828
3024077 유머 원피스 캐릭터 고르기 9 20:39 205
3024076 이슈 헤어지기엔 너무 아름다운, 이은미 "녹턴" 20:38 134
3024075 이슈 [해외축구] 원덬이만 알기 아까운 우리나라 축구 국가대표 옌스 카스트로프 선수 이번주 경기 관련 재미있는 이야기.txt 20:35 237
3024074 이슈 사실상 강다니엘 솔로곡 최고 역작 16 20:34 1,336
3024073 이슈 인피니트 김성규 '널 떠올리면' 보컬챌린지 에이핑크 정은지 3 20:31 209
3024072 이슈 버섯의 계절에 우는 국립산림과학원 30 20:31 3,299
3024071 정치 [단독] 국민의힘도 공천헌금 논란..관악을 당협 고발 20:31 1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