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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프로듀사], 정말 가수가 예능 PD하고 싸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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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5.26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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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있는 아이돌 가수는 PD에게 화를 낼 수 있을까. KBS [프로듀사]를 보면 의문이 든다. 진짜 방송가의 모습을 보여주겠다며 시작한 이 드라마에는 실제 프로그램명과 PD들의 이름이 나온다. 하지만 방송가의 현실을 불러오는 이 드라마는 가수와 PD의 대립, 방송사의 제작진을 때리는 엔터테인먼트 회사 대표 등 극단적인 상황을 보여주기도 한다. 정말 방송가는 그렇게 일반인들이 알 수 없는 사건 사고가 일어나는 곳일까. 방송 관계자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프로듀사]의 현실성을 확인해보았다. ]

2015052513467251278_1_99_20150526090108.가수가 음악방송 PD와 싸운다. (X)
“의상교체 어렵다고 했는데. 전달 못 받으셨나 봐요”, “KBS 심의 규정상 이거 야한 옷은 안 돼.” [프로듀사]의 음악 방송 연출자 탁예진 PD(공효진)는 신디(아이유)가 준비한 시스루가 너무 야하다며 의상교체를 두고 대립한다. 그러나 이런 일은 현실에서는 일어날 수 없다. 현재 음악 방송은 2~3일 전 가수가 어떤 옷을 입을지 관계자들이 의견교환을 마치고, 드라이리허설 등의 조율과정을 거친 뒤 생방송에 들어간다. 게다가 신디는 탁예진 PD에게 옷에 대해 “피디님. 남자들은 좋아해요. 피디님처럼 약간 연세 있으신 여자분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이라고 말하지만, 이런 경우 PD는 방송에서 얼굴만 클로즈업하거나 의상을 자세히 볼 수 없는 풀숏만 나가게 할 수도 있다. 신디가 시스루를 주장하는 것은 예쁘게 보이기 위한 것일뿐더러, 신인도 아닌 신디가 이런 상황을 모를 리 없다. 대립을 통해 신디의 캐릭터를 보여주기 위한 에피소드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결과적으로 신디가 얻을 것 하나 없는 것에 고집만 부리는 꼴이 됐다. 




2015052513467251278_2_99_20150526090108.엔터테인먼트 대표가 PD 따귀를 때린다. (X) 
신디가 소속된 기획사의 변 대표(나영희)는 신디의 매니저 회상 속에서 PD의 따귀를 때리고, 예능국장실에서 드러누워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려 한다. 실제로 과거에는 자신의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 문자 그대로 드러눕고, 때로는 제작진에게 고성을 지르는 제작자도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때도 일선 PD를 때리며 지상파 방송사를 적으로 돌릴 만큼 간 큰 제작자는 없었다. 오히려 제작자의 힘은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거대해진 요즘 더 커졌다. 그럼에도 YG 엔터테인먼트의 양현석 회장 같은 거물도 소속 연예인의 KBS 출연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예능 국장을 직접 만난다. 또한 아무리 큰 기획사의 인기 가수라도 음악 방송에서 좋은 화면을 받거나, 인기 예능에 출연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 인기 아이돌 그룹의 제작자는 “‘런닝맨’에 멤버 전원이 출연할 수 있을 정도가 돼야 진짜 인기 있는 그룹”이라고 말할 정도. 이런 상황에서 지상파 방송사의 PD를 때린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변 대표의 독한 성격을 보여주기 위해 자극적인 장면을 무리하게 집어넣었다고 할 수밖에 없는 부분.




2015052513467251278_3_99_20150526090108.PD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회의에 불려 가 벌벌 떤다. (O) 
[프로듀사]에서 KBS [해피선데이] ‘1박 2일’을 진행하는 라준모 PD(차태현)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통심의위)에서 보낸 회의출석서를 받자 한숨을 쉰다. 탁예진 PD 역시 방통심의위에 불려 갈까 봐 신디에게 무대의상을 변경해달라고 사정한다. 실제로 방통심의위에 불려 가 해명하는 PD들의 회의록을 살펴보면 상당히 구구절절하다. 어느 PD, CP든 처음에는 작품의 의도를 설명하지만 그 끝은 언제나 “잘못했습니다. 주의하겠습니다.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로 끝난다. 방통심의위의 심의 결과에 따라서 방송사가 벌점을 받기도 하고, 만약 PD가 재발방지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 보일 경우 보다 낮은 수준의 판결이 나기 때문에 PD들은 이 회의에 소환되면 저자세일 수밖에 없다. PD 역시 조직원이기에 자신의 조직에 해를 끼치는 결과에 대해서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2015052513467251278_4_99_20150526090108.방송 작가가 신입 PD에게 막말을 한다. (X) 
“못 나가는 프로그램이라고, PD도 아무나 주나 봐.” 극 중 ‘1박 2일’ 손지연 작가(이채은)가 신입 조연출로 온 백승찬(김수현)에게 하는 말이다. 그만큼 PD의 권위가 예전 같지 않음을 보여주는 대사다. 방송사가 케이블과 종편 등으로 늘어나면서 지상파의 위상도 과거와 같지 않아졌고, 실력 좋은 작가들을 찾는 곳은 많아졌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PD와 작가의 관계가 크게 달라진 것은 아니다. [프로듀사]의 손지연 작가가 경력 많은 메인 작가도 아닌 만큼, KBS 정직원인 PD에게 이런 말을 하기는 어렵다. 또한 프로그램 출연진이 전부 하차하자 작가가 “그럼 우리 월급은요?”라고 핏대를 세우며 따지는데, 밥줄이 걸린 문제인 데다 라준모 PD가 과거에도 폐지된 프로그램 작가를 다른 프로그램으로 끌고 갈 만큼 나름의 의리가 있는 인물임을 감안하면 이런 상황이 일어나기는 어렵다. 우유부단하고 만만해 보이는 라준모 PD의 캐릭터를 살리기 위한 에피소드였겠지만, 지상파 예능 PD, 그것도 ‘1박 2일’ 같은 간판 프로그램을 만드는 사람은 그렇게 만만하지 않다. 



2015052513467251278_5_99_20150526090108.
PD가 자신의 프로그램 폐지를 가장 늦게 안다. (O) 
[프로듀사]에서 라준모 PD는 ‘1박 2일’의 출연진 전면교체 사실을 가장 늦게 안다. 그리고 방송 관계자들은 이것이 사실이라고 말한다. 심지어 “촬영 끝내고 인사하고 가는 길에 폐지를 통보받는 일”도 생길 정도. 프로그램 폐지나 출연진 교체 등 중요한 결정은 경영진, 광고팀, 편성팀 등 다양한 부서에서 논의 후 결과가 나오는 것이기에 담당 PD는 오히려 그 사실을 모를 수도 있다. 방송사가 비인간적인 곳이어서가 아니라 그만큼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 많은 것이다. [프로듀사]에서 김태호 CP(박혁권)가 구내식당에서 매일 사람들의 소문을 듣고 있는 이유다.



2015052513467251278_6_99_20150526090108.하차 통보를 막내 PD가 한다. (X)
입사한 지 며칠 안 된 백승찬은 ‘1박 2일’에 들어가자마자 가장 연장자인 윤여정(윤여정)에게 하차 통보를 지시받게 된다. 라준모 PD를 비롯한 제작진이 그에게 일을 미룬 탓이다. 그러나 이 에피소드는 [프로듀사]에서도 가장 비현실적이다. 출연자, 그것도 가장 연장자에 대한 하차 통보는 메인 PD가 하기 마련이고, 이 과정 역시 PD의 평판에 영향을 미친다. 또한 급작스러운 하차 결정은 방송사에서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만큼 아무리 오래된 연기자라도 그 상황을 받아들이는 편이다. 그런 점에서 라준모 PD의 행동은 비상식적이라고 할 수밖에 없는 부분. [프로듀사]는 이 에피소드를 통해 윤여정의 인간적인 따뜻함을 보여주는 말 그대로 ‘극적인 에피소드’를 만든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라준모 PD는 가장 중요한 일을 신입에게 미루는 비상식적인 사람이 되고, 그만큼 캐릭터의 현실성을 잃었다. [프로듀사]는 현실 속 인물과 프로그램의 실물을 거론하면서 현실성을 강조하지만, 정작 인물들의 캐릭터는 극단적으로 불친절하거나, 악랄하거나, 우유부단한 등 지극히 단순하다. 드라마가 현실과 똑같을 필요는 없지만, 비현실적인 에피소드로 비현실적인 인물을 그려내는 것은 문제다. 




2015052513467251278_7_99_20150526090108. PD가 친분으로 섭외를 한다. (O)
“너 전지현이 예능 하는 거 봤어?” 백승찬이 신디에게 찾아와 ‘1박 2일’에 출연할 것을 권유했을 때, 변 대표는 “1박 2일이면 6억이 손해”라며 반대한다. 그러나 신디는 자신이 소속된 그룹 핑키4의 해체설로 악플에 시달리는 중이었고, 백승찬이 말한 “톱스타가 울고 웃으며 보여지는 사랑스러운 모습을 통해 대중의 지지”를 얻기 위해서 ‘1박 2일’ 출연을 승낙한다. 굉장히 드라마틱한 전개처럼 보이지만, 이것은 오히려 실제로 가능한 일이다. 신디는 [프로듀사]에서 과거의 이효리, 또는 지금의 아이유 그 자신처럼 톱스타로 묘사된다. 그만큼 자신의 스케줄을 결정하는데 있어 어느 정도의 결정권을 갖는다. 과거 MBC [무릎 팍 도사] 같은 토크쇼에서 화제의 인물을 섭외하거나 tvN [삼시세끼]처럼 나영석 PD가 이서진이나 차승원을 섭외하기 위해 직접 섭외를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물론 이런 섭외는 대부분 메인 PD의 역할이지 백승찬처럼 막 프로그램에 배정된 막내 PD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다만 [프로듀사]에서는 백승찬이 신디와 우연히 만나 연락처를 주고받은 사이였고, 라준모 PD가 “그럼 네가 한 번 (섭외) 해봐라”라고 말한 것도 농담이었지만 백승찬이 곧이곧대로 받아들인 것이라 섭외가 가능했던 이유를 제시했다. 백승찬의 캐릭터와 함께 백승찬과 신디의 관계 진전을 위해 만든 에피소드라고 할 수 있을 듯. 비현실적일 수는 있지만, 불가능하거나 있어서는 안 될 일은 아니다. 이 정도가 현실과 판타지의 어디쯤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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