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나 좀 잡아가세요" 서울역파출소에 자수 줄 잇는 이유(일부러 감옥가서 따뜻한 겨울보내는 노숙인들)
3,516 12
2019.02.11 06:08
3,516 12
파출소 찾아 벌금 조회 후 노역장행.. 탈노숙 사후 관리 체계 강화돼야

20190211040309633qepf.jpg

서울의 기온이 영하 9도까지 떨어졌던 지난달 2일 노숙인 이모(52)씨는 서울역파출소를 찾았다. 무전취식과 쌍방폭행으로 부과받은 벌금 200만원이 있다는 사실을 자수하기 위해서다. 이씨는 하루에 10만원씩 탕감받는 조건으로 20일을 노역장에서 보냈다. 이씨는 10일 “한겨울 길바닥에 박스를 깔고 추위에 떨며 자느니 구치소의 따뜻한 온돌에 눕고 싶었다”며 “하루 세 끼 밥을 잘 챙겨 먹고 운동도 하다 나왔다”고 말했다.

주취폭행으로 벌금 500만원을 부과받았던 노숙인 김모(51)씨도 최근 스스로 노역장 행을 택했다. 서울역희망지원센터 근무자 하모씨는 “김씨가 한동안 안 보이다가 지난달 살이 통통해진 채 돌아왔다”며 “학교(노역장)에 갔다 왔다고 들었는데 겨울에 자주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노숙인들이 추위를 피해 스스로 노역을 택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서울역파출소의 경우 요즘 하루에 한두 명꼴로 노숙인들이 찾아와 벌금 조회를 부탁한다. 경찰 관계자는 “거리에 침을 뱉거나 대소변을 보고, 담배꽁초를 버려 단속돼도 벌금이 5만원씩 부과되기 때문에 다수의 노숙인들이 적게는 10만원에서 많게는 100만원 이상의 벌금을 부과받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벌금 미납자는 자수할 경우 구치소나 교도소에 수감돼 노역을 하게 된다.

노숙인들이 노역을 택하는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긴급복지지원법에 따라 출소 후 수십만원의 생계비를 지원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긴급복지지원법은 갑작스러운 위기사항으로 생계유지가 곤란한 저소득층에게 생계·의료 등 복지 서비스를 긴급지원해 주는 제도다. 중한 질병이나 부상, 수용 등 사유로 소득을 상실한 경우 ‘위기 상황’임을 인정받아 보건복지부로부터 긴급지원금을 수령할 수 있다.

출소자는 현장 확인서와 소득신고서 출소증명서 등을 제출하면 44만1900원(1인가구 기준)을 받는다. 서울 후암동주민센터 관계자는 “출소한 노숙인들이 주로 연초에 지원금을 받기 위해 찾아온다”고 말했다. 서울 남영동 주민센터 관계자는 “노숙인들이 수용시설 안에서 지원제도에 대한 정보를 공유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문제는 대다수 노숙인들이 구치소 안에서 ‘따뜻한’ 한때를 보내고, 출소 후 지원금을 받은 뒤에도 다시거리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각종 질환과 범죄에 매몰된 삶은 나아지지 않는다. 노숙인 최모(60)씨는 “출소 후 받은 지원금은 대부분 술값으로 탕진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악순환을 끊기 위해 “노숙인의 자활·자립을 위한 주거 지원, 탈노숙 이후 사후 관리 등의 체계가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연구원의 ‘노숙 진입에서 탈출까지 경로와 정책과제’ 연구에 따르면 노숙생활 탈출을 위해서는 개인적으로 중독·질환 치료, 자활 의지·욕구, 가족·친지 관계 회복, 생활기술 획득, 사회생활 적응, 부채 문제 해결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 사회적으로는 공공부조 및 지원에 관한 정보 획득, 안정적인 일자리 지원, 주거지원 및 유지, 지역사회 재진입, 취업 경제활동 등의 지원이 필요하다.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현재 노숙인에 대한 지원은 대부분 물질적 지원에 치중된 반면 자활의지를 갖게 하는 지원은 미흡한 편”이라며 “노숙인들이 책임감을 갖고 심리·정서적 안정을 갖도록 돕는 시스템 마련이 시급하다”고 제안했다.

이사야 이동환 기자 Isaiah@kmib.co.kr


-

상상만 하던일이 실제로 일어나다니

목록 스크랩 (0)
댓글 12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아이레시피X더쿠💛] NMIXX 지우 PICK! 피부 고민을 지우는 아이레시피 클렌징오일 체험단 모집! 168 00:05 24,480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4,977,576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1,962,620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2,968,857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5,301,205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065,468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2 21.08.23 8,517,570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8 20.09.29 7,433,638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604 20.05.17 8,644,617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6 20.04.30 8,525,401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412,785
모든 공지 확인하기()
3023057 이슈 있지(ITZY) 왕팬인 세이마이네임 메이의 That's a no no 챌린지 22:40 4
3023056 유머 넉살 : 와이프 말에 대답을 못 해 줬어 22:40 39
3023055 팁/유용/추천 “‘밤 10시 39분’ 지나서 자면 아무리 자도 다음 날 피곤하다” (연구) 1 22:40 45
3023054 이슈 [펌] 6년 연애 남친 성매매 걸려서 파혼했어 22:39 152
3023053 유머 개웃긴 오늘자 남돌 아바타 서빙 자컨ㅋㅋㅋㅋㅋㅋㅋㅋ.jpg (스압주의) 22:39 78
3023052 이슈 확실히 불호포인트 있지만 취향이면 이만큼 잘할수가 없는 정준일- 안아줘 22:39 77
3023051 팁/유용/추천 2026년 벚꽃지도 22:37 422
3023050 이슈 흑백요리사 콜라보 GOAT.jpg 22 22:34 1,554
3023049 팁/유용/추천 필요해. 이렇게 착한 면역력 키우기. 3 22:34 884
3023048 이슈 광고 모델로 말도 안되는 비주얼 갱신한 아이린 8 22:32 1,447
3023047 기사/뉴스 경주시, 문무대왕해양역사관 준공 1 22:32 386
3023046 이슈 현재 공포영화덬들한테 엄청 기대받고 있는 공포영화...jpg 2 22:32 618
3023045 이슈 아는사람 있는지 궁금한 장민호 최애과자.jpg 22 22:31 1,740
3023044 기사/뉴스 어느 나라도 확답 안 했는데 미국, 이번 주 '호위 연합' 발표 22:30 482
3023043 기사/뉴스 [속보] 중국 무역대표 “미국과 관세수준 안정 유지 합의” <로이터> 1 22:30 349
3023042 유머 🍙흑백요리사 편의점 콜라보 제품 中 원픽은?🍱 2 22:30 386
3023041 정보 AirPods Max 2 출시예정 13 22:29 840
3023040 이슈 발리 클럽에 등장한 블랙핑크 리사 1 22:28 1,165
3023039 기사/뉴스 [단독] '전자발찌 성폭행범' 출소 7개월 만에 또 미성년자 성범죄 10 22:28 555
3023038 이슈 드라마 <궁> 속 국혼 장면 27 22:27 2,6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