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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엔트리 탈락 이후 강현무와 최초로 대화를 나눴다. 그는 과연 어떤 심경일까. 강현무의 첫마디는 깊은 한숨이었다. “하….” 한참의 정적이 흐른 뒤 강현무가 깊은 속내를 털어놨다. “기대를 많이 했었는데 마지막에 떨어지게 돼 많이 아쉬워요. 군대 가야죠 뭐.” 병역 혜택을 잡을 수 있는 기회 앞에서 무너진 그는 이제 머리가 복잡해졌다.
강현무는 기대가 컸던 모양이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1월 AFC U-23 챔피언십 본선 무대에서 줄곧 주전 골키퍼로 나선 그의 엔트리 탈락은 모두에게 충격이었다. “따로 대표팀 코치진으로부터 받은 연락은 없었어요. 계속 대표팀에 뽑혀서 기대는 하고 있었죠. 그런데 기대한 만큼 실망도 크네요. 솔직히 많이 실망스럽습니다.”
그는 지인들로부터 엔트리 탈락 소식을 먼저 접했다. “오늘 오전에 엔트리 발표가 난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기사를 먼저 찾아보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카톡’으로 지인들이 위로의 말을 보내주더라고요. 그때 제가 아시안게임에 나가지 못하게 됐다는 걸 직감했죠. 이후에 기사를 찾아봤고 제 눈으로 이름이 없다는 걸 확인했습니다.” 강현무의 목소리에는 아쉬움이 묻어났다. 중간 중간 한숨을 쉬웠다.
강현무는 당장은 아니어도 이제 군 입대를 생각해야 한다. 그래도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병역 혜택에 대한 기대가 있었지만 이제는 그 기회마저 날아갔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당장 군대에 가는 건 아니고 최대한 늦게 가려고 하지만 이제는 군대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네요.” 물론 누군가를 원망하는 건 아니었다. 그와 경쟁했던 조현우와 송범근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조현우 형이 대표팀에 들어간 건 워낙 잘하는 형이라 인정해야죠. 인정할 건 인정해야 하지 않겠어요?”
끝까지 경쟁을 펼친 송범근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할까. “감독님과 코치님이 생각하는 게 있어서 그렇게 결정하신 거니 저는 그냥 받아들여야죠.” 대화 도중에도 강현무의 한숨은 깊었다. 현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려면 아직은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해 보였다. 두어 시간 전 생애 가장 꿈꿔왔던 목표를 이루지 못하게 됐다는 걸 알게 된 이에게는 아직까지도 아쉬움이 짙게 묻어났다.
하지만 강현무는 이제 또 달려야 한다. 여기에서 끝이 아니다. 강현무는 이렇게 말했다. “하…. 이걸 계기로 진짜 더 칼을 갈 것 같아요. 이제부터 진짜 더 성장해야죠. 먼 미래에 지금 이 장면을 떠올려보면 제 축구 인생의 가장 큰 전환점이 돼 있지 않을까요. 물론 주변에서 많이 위로를 해주시는데 사실 지금은 이런 위로와 격려의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는 건 사실입니다. 곧 이겨내겠습니다.” 강현무의 이번 아시안게임 도전은 이렇게 안타깝게도 막을 내리고 말았다. 하지만 워낙 정신력이 탄탄한 그는 이번을 계기로 더 단단해지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