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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퀘어 [2010.12.21 기사]‘천진난만’ 손흥민, “호날두는 게임 속 내 파트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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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26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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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궁금했다.

18세 소년 손흥민(함부르크)이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어떻게 맹활약을 펼칠 수 있었는지 말이다. 

수소문 끝에 그가 귀국한 20일 서울 동대문시장에서 축구 용품을 사고 있는 손흥민을 단독으로 만났다. 긴 비행으로 피곤할 법도 했지만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축구 용품을 앞에 두고는 해맑았다. 10월30일 FC 쾰른과 경기에서 데뷔 골을 넣고 환하게 웃으며 벤치로 달려갔던 모습 그대로였다. 그와 4시간을 함께 보냈다. 그를 만나면서 계속해서 웃음이 났다. 한마디로 '흥'이 절로 났다. 머나먼 땅 독일에서 세계적인 축구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었던 비결을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다. 네덜란드 축구 스타 뤼트 판 니스텔로이의 마음도 사로잡은 손흥민의 매력은 '천진난만'이었다. 

-오랜만에 한국에 왔다.

"6월 휴식기에 1군행 통보를 받고 독일로 간 뒤 6개월 만이다. 그동안 너무 많은 일이 있었다. 큰 부상도 당했고 골도 많이 넣었다. 대표팀 예비 선수가 돼 한국에 돌아오니 얼떨떨하다."

-한국에서 인기를 실감하나.

"내가 그렇게 유명한가요. 아직 모르겠는데요. 공항에서부터 동대문까지 한 명도 알아보지 못하던데요. (이때 매장 점원이 손흥민을 알아보고 말을 건넸다.) 저분이 처음 알아본 거예요. 하하. 기분이 묘하네."

손흥민은 머리를 긁적이며 쑥스러워 했다. 점원이 "독일에서 뛰는 손흥민…맞죠?"라고 묻자 그는 작은 목소리로 "네"라고 답했다. 이어 "축구 팬이고 축구 용품점에서 일하시니 나를 알아본 거예요"라고 속삭이며 말했다. 아직 국내 인기를 실감하지 못하는 표정이었다. 

-미니홈피에도 방문자가 많다.

"셀카(셀프 카메라)를 찍어서 올리는 걸 좋아해요. 많은 분들이 일촌 신청을 하셨는데 너무 밀려서 아직까지 수락을 못하고 있어요. 죄송하죠. 귀여운 척하고 찍은 사진도 있어 민망하기도 해요. 조금 더 심한 사진을 올렸다간 혼날 것 같아 자제해야겠어요(웃음)." 

-독일 내에서 인기는 어떠한가.

"길거리에 다니면 사람들이 많이 알아보죠. 하지만 크게 불편한 정도는 아니에요. 그냥 운동 선수 중 한 명으로 봐 주시는 것 같아요. 함부르크 시내에 있는 축구 용품점에 자주 가는데 큰 어려움은 없어요."

-독일에서 주로 뭐하며 지내나.

"거의 날마다 축구만 해요. 그 외 시간에는 모모(동갑내기 수비수 베시치의 별명)와 한국 라면을 먹거나 축구 게임을 하면서 보내요. 숙소에서 위닝 일레븐(축구게임)을 즐기는 편이에요. 게임에는 함부르크가 없어서 아쉽다. 한국에 있을 때는 FIFA 온라인(축구게임)을 많이 했는데 랭킹 100위 안에 들었거든요. 게임에 소질이 있는 것 같아요.(웃음)"

-게임 속에서 본인의 모습을 보면 어떠한가.

"풋볼 매니저라는 게임에 내가 나온다는 소리를 들었어요. 한국에 있는 동생들이 '(흥민이) 형이 비싸서 영입하기 쉽지 않다'며 화를 내더라고요. 내가 봐도 신기할 따름이죠. 풋볼 매니저를 구입해 독일로 가서 함부르크로 플레이 해볼 생각이에요. 나(손흥민)를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파트너로 키워볼 생각이에요."

풋볼 매니저는 감독의 입장에서 구단을 운영하는 게임이다. 손흥민은 축구 게임 이야기가 나오자 어린 아이처럼 신나서 이야기를 이어갔다. 기자에게 "나중에 기회가 되면 같이 게임 해요"라며 환하게 웃었다. 게임을 좋아하는 다른 고등학생들과 다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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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호날두인가.

"그냥 우상이죠. 실력도 대단하고 화려하기도 하고요. 숙소 벽면에도 호날두 사진을 붙여 놨어요. 꼭 한번 보고 싶은 선수입니다."

손흥민은 '호날두 예찬론'을 펼쳤다. 프리시즌 첼시전서 유니폼을 교환한 디디에 드로그바도 좋아하지만, 호날두를 따라올 수는 없다고 했다. 축구 매장 벽면에 붙어 있는 호날두의 사진을 가리키며 "너무 잘한다"는 말을 연발했다.

-게임만 하다 보면 외롭지 않나.

"그럴 때는 한국 예능 프로그램을 보죠. 독일은 인터넷이 느려서 아침 훈련 가기 전에 다운로드해놓고 나가면 오후에 볼 수 있어요.(웃음) 독일에 와보니 한국이 왜 IT 강국인 줄 알겠더라고요. 요즘 '런닝맨'을 재밌게 보고 있어요. 드라마 '시크릿 가든'도 재밌다고 해서 다시 보기로 보려고요."

-아이돌(Idol) 노래도 좋아하는가. 

"요즘 아이유가 좋더라고요. 노래를 너무 잘하는 것 같아요. 대박. '좋은 날'을 자주 듣고 있어요."

-여러모로 독일 생활에 적응을 잘하는 것 같다.

"성격이 워낙 긍정적이라 큰 걱정은 없어요. 축구만 하면 행복하고 웃음이 나요. 팀 동료들이 잘 대해주는 것도 큰 도움이 되죠."

-판 니스텔로이와 친분이 화제가 됐는데.

"종종 의심을 하는데 정말 친한 사이에요. 조언도 많이 해주고요. 가끔 박지성 형의 이야기를 하곤 해요. 뤼트는 지성이 형을 맨유의 '괴물'이라고 표현하던데요. 그라운드를 쉴새없이 누빈다는 칭찬이죠. 우리 팀 공격수 믈라덴 페트리치(크로아티아)와도 친하게 지내는 편이에요."

-다른 선수들과는 어떻게 지내나.

"왼쪽 수비수 제 호베르투(브라질)와 오른쪽 날개 조나단 피트로이파(부르키나파소)는 과묵한 편이라 말을 자주 하지 않아요. 특히 피트로이파는 독일에 8년 살았는데도 독일어를 잘하지 못하더라고요. 그냥 눈빛으로 대화하고 있어요. 골키퍼 프랑크 로스트(독일)는 정말 무서워요. 실수를 하면 소리를 지르는데 깜짝 깜짝 놀라곤 해요. 이제는 좀 적응을 했지만."

-아르민 베 감독이 언론을 통해 칭찬을 자주 한다. 알고 있나.

"내 앞에서는 절대 칭찬하진 않아요. 카리스마가 대단하신 분이에요. 아마 조제 무리뉴(레알 마드리드 감독)와 비슷한 성격이라고 보면 될 거예요. 선수들에겐 과묵하고 말을 아끼는 편이에요. 나를 믿고 출전시켜줘서 감사할 뿐이죠."

-분데스리가에서 가장 까다로운 선수는 누구인가.

"맞대결을 펼쳐보진 않았지만 필립 람(독일·바이에른 뮌헨)일 것 같아요. 정말 빠르고 영리한 선수에요. 일대일 대결을 펼치면 뚫기 힘들 것 같은 느낌이랄까."

-오후에 서귀포로 대표팀 훈련에 합류하는데 떨리지 않나.

"갑자기 대표팀 형들 볼 생각을 하니 긴장이 되네요. 내가 제주에 가서 어떻게 해야 되는지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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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가장 보고 싶나.

"유병수 형이에요. K-리그 득점왕이니까요. 경기를 제대로 본 적은 없지만 골 결정력을 배우고 싶어요. 또 구자철 형도 패스가 정확하다고 들었어요. 대단한 형들과 친하게 지낼 수 있을까 걱정되네요. 솔직히 단 한 명도 친분이 없거든요. 모두들 처음 보는 형들뿐이에요." 


그는 대표팀 합류에 대한 기대와 걱정을 동시에 드러냈다. 인터넷으로만 봤던 대선배들과 함께 뛰어야 하는 것이 큰 부담이라고 했다. 이어 "11대11 게임도 해요? 나 떨려서 패스도 제대로 못할 것 같아요"라며 엄살을 부렸다. 또 "나는 어느 형과 방을 쓸까요?", "정조국 형은 몸이 많이 안 좋나요?", "박주영 형은 실제로 키가 커요?" 등 쉴새없이 질문을 쏟아냈다. 이때 손흥민의 어머니가 불쑥 "근데 흥민이가 코를 골아서…"라며 말끝을 흐렸다. 


-2인1실인데 괜찮겠나.

"침대에 머리만 닿으면 잠이 들어요. 코를 크게 골까봐 걱정이다. 같은 방 형보다 절대로 먼저 잠들지 않으려구요. 정 안되면 엎드려 자든 지 해야겠어요."

-제주에 가기 전에 뭘 하고 싶나.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은데 오늘은 갑자기 삼겹살이 끌리는데요. 노릇노릇 구운 삼겹살에 김치를 싸먹고 싶네요. 그런 후에는 친척 집에 가서 반신욕을 한 다음 제주 훈련에 합류해야겠어요."

손흥민은 축구 용품점을 나와 어머니와 함께 삼겹살을 먹으러 갔다. 맛있는 음식 앞에서 대표팀 훈련에 대한 걱정을 싹 잊은 듯했다. 식당으로 가는 길에도 대화는 계속됐다. 길거리에 있는 독특한 모양의 재떨이를 보며 "이게 뭐지? 역시 한국은 선진국이네요"라며 엉뚱한 발언으로 인터뷰 분위기를 밝게 했다. 

김환 기자 [hwan2@joongang.co.kr]





Tip…손흥민은?


손흥민은 2010~2011 시즌 독일 분데스리가에 혜성 같이 등장해 7경기에서 3골을 넣었다. 독일 언론은 '함부르크의 희망'이 나타났다며 연일 대서특필했다. 

선수 보호 차원에서 인터뷰 금지령까지 내렸다. 국내도 마찬가지였다. 

"대표팀의 10년을 책임질 대형 공격수가 등장했다"며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하지만 국내에 알려진 정보가 너무 없었다. 

2009년 국제축구연맹(FIFA) 17세 이하(U-17) 월드컵에 출전해 3골을 넣었고, 

2008년 동북고에서 6개월 동안 뛴 게 기록의 전부였다.

축구선수 출신 아버지 손웅정씨의 철저한 개인교습 아래 '괴물'로 성장했다는 사실만 

알려졌다. 그런 그가 국가대표팀 훈련 합류를 위해 20일 오전 한국 땅을 밟았다.

 2011 아시안컵 예비 엔트리 47명에 들어 제주 전지훈련장서 테스트를 받기 위해서였다. 

최종 명단에 오를 지는 알 수 없지만 조광래 대표팀 감독은 

"2014 브라질 월드컵에 주축선수로 활약할 선수"라며 그의 능력을 인정했다.



https://news.joins.com/article/48202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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