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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인생 필모그래피를 추가했다.
배우 신혜선(34)의 파격 변신이 제대로 통했다. 데뷔 이후 시대극, 힐링물, 코믹물 등 여러 장르를 오가며 남다른 존재감을 드러내 왔던 그가 영화 '그녀가 죽었다(김세휘 감독)' 속 충격적인 반전을 선사하는 악랄하고 매정한 빌런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 내며 '연기파 배우'다운 연기력으로 관객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어느덧 데뷔 13년 차에 접어든 신혜선은 '깊이 있는 연기 내공을 지닌 배우'란 점에는 이견이 없지만 그의 역할은 주로 정의감이 넘치거나 응원과 공감을 받는 선한 배역에 한정됐다. 이미지 고착화와 연기 고민이 많을 시기에 마주하게 된 그동안의 모습과 180도 다른 한소라 캐릭터는 신혜선의 연기 인생에 커다란 터닝 포인트를 만들어준 듯하다.
'그녀가 죽었다'의 실질적인 주인공 한소라는 유명 SNS 인플루언서다. 작품 초반 유기견 봉사활동, 기부 등으로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인물로 비춰진다. 그동안 신혜선이 소화한 캐릭터와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이지만 중후반부로 가면서 한소라의 실체가 서서히 밝혀진다.
SNS 상 이미지는 모두 가짜였으며 자신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은 사이코패스 살인마인 사실이 뒤늦게 공개된다. 남을 훔쳐보는 취미를 가진 구정태(변요한)의 만행을 퍼뜨리고자 사망 자작극을 벌이고, 단지 돈을 위해 지적 능력이 부족한 남동생을 팔아넘기는 등 공감 능력이 결여된 인물이다.
반전을 위한 빌드업 초반의 한소라 서사가 신혜선과 찰떡인 탓에 임팩트가 더할 나위 없이 강렬하다. 감정 변화를 섬세하게 표현해 캐릭터에 대한 설득력을 부여한 신혜선의 연기력 또한 칭찬을 받기에 충분하다. 신혜선이 안긴 충격과 여운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뇌리에 깊게 남는다.
신혜선의 활약 덕분에 '그녀가 죽었다' 역시 순조로운 흥행 성적을 내고 있다. 개봉 셋째 주 주말임에도 14만6546명의 관객을 동원해 국내 박스오피스 3위에 올랐다. 누적관객수는 95만2980명으로 100만 관객 돌파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내친김에 손익분기점(BEP) 150만 명까지 넘보고 있는 상황이다.
'그녀가 죽었다'로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입증한 신혜선의 '열일 행보'는 계속된다. 올해 1월 종영한 JTBC '웰컴투 삼달리'에 이어 하반기 ENA의 치유 로맨스 드라마 '나의 해리에게' 출연을 확정 지었다. 카멜레온 같은 연기력을 지닌 그가 차기작에서는 어떤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웃고 울릴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