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를 보고 기대하고 갔지만 기대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잘하더라. 발음 발성 다 놀라웠고 결국 무대연기라는게 그 공간을 자기 무대로 만드는 ‘에너지’가 중요한데 그게 꼭 활력과 동일한 뜻은 아니라고 생각하거든. 정말 차분하고 조용하게도 관객에게 에너지를 전하는 배우들도 있고. 내가 본 민호는 그 에너지가 있어서 무대에 맞는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어. 17년차 무대장인 샤이니의 짬이 어디 가는게 아니더라.
그리고 이것도 공통된 후기 같은데 몸을 너무 잘 쓰더라. 매체 배우들이 무대에서 보통 손(팔)을 어디둘지 모르는게 공통적인 어려움이고 난 여기서 무대연기를 잘 하냐 아니냐가 판가름난다고 생각하거든. 민호는 첫 연극인데 손을 잘쓰네 뭐 이런 생각을 할 차원도 아니게 그냥 그대로 자연스럽더라. 이게 생각보다 진짜 어려운거거든.
업계에서 우스개소리로 얼굴 큰 배우보고 대극장용 배우다 라고 농담 하는데 ㅎㅎㅎㅎ 울 민호는 얼굴은 넘 작아서 대극장용이 아니지만 ㅋㅋㅋㅋㅋ 발성과 에너지 자연스러운 카리스마를 보면서 더 큰 무대에 선 민호도 보고싶다는 생각이 들었어. 언젠가 가까운 미래에 햄릿을 하는 민호를 보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생각도 해봤어.
마지막 즈음에 먼 곳을 응시하는 민호의 맑은 눈빛을 보면서 아 정말 진심을 담았구나. 이 극에 푹 빠져서 밍밸 그 자체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울컥하고 맘이 벅차더라.
한편으론 샤덕들이 다 매진시켜서 다른 사람들이 이렇게 잘하는거 보기가 쉽지않다는게 아쉽기까지 했어. 에셈에서 연기 관련 관계자들이라도 부지런히 초청해서 보여줬으면 좋겠어. 2센터 보고있나…
밍밸로 뿌듯하고 행복한 시간이었어. 연극을 보고 나오는데 요즘이 연기자 민호에게는 기다리던 그 때가 아닌가, 민호의 시간이 시작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 한순간도 낭비하지않고 꽉차게 기다려온 민호이니까 더 더 새롭고 큰 무대가 앞으로 기다리고 있을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