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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퀘어 📝 WWD 코리아 4월호 슬기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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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29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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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3월인데요. 지난달 생일 파티도 하고 개인 유튜브 채널도 시작하느라 바빴죠?

네. 유튜브는 작년 10월부터 준비했어요. 잘하고 싶어서 고민을 좀 많이 했죠. 초반에 어떤 식으로 할까 생각이 많았거든요. 게스트를 초대하고 토크를 하는 콘셉트는 뭔가 이끌어 가야 한다는 부담감이 좀 있더라고요. 그래서 '내 삶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자' 라고 콘셉트를 잡았어요.

제가 알게 된 혹은 알고 있는 정보를 전해드리거나 평소 생활을 자연스럽게 보여드리고자 했죠. 그렇게 하니까 훨씬 편하고 영상도 자연스럽게 되더라고요. 

 

인스타그램 활동에 여전히 열심이던데요.

팬들과 소통하는 창구 같은 역할을 하니까요. 특히 요즘엔 여행 일상 사진 같은 건 올려서 팬들과 이야기 나누는 공간처럼 사용하고 있어요. 팬데믹 시기에는 팬들과 소통하는 거의 유일한 통로였어요. 지금은 그때보다 조금 사그라들긴 했지만 여전히 좋은 매개체라고 생각해요.

 

얼마 전 생일도 지났으니 이제 완전한 서른이네요, 축하해요!

그러게요. '벌써 서른이네! 어떡하지?' 생각도 잠시 했는데 돌아보니 참 좋았더라고요.

남들과는 다른 20대를 보냈고 평범하지 않은 인생을 살았다는 자체만으로도 뿌듯한 기분이었어요. 게다가 큰 굴곡이나 사건 없이 사랑을 듬뿍 받으며 보낸 것 같아 행복하고요.

 

지난 10년이라는 시간에 대해 자부심을 가져도 될 것 같아요.

성향상 더 조심하려고 노력하기도 했고요.

거기에 욕심도 부리지 않고 살았던 것 같아요.

그렇게 해야 문제가 생기지 않을 거라 생각했거든요. 이제부터는 그 내공을 활용해서 앞으로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찾아가려고 해요. 그런 마음으로 유튜브도 시작했어요.

 

20대에 대해 아쉬운 점도 거의 없겠어요.

음.. 정말 아쉬운 게 없는 것 같네요.

레드벨벳으로 살아온 날들이 제 성향과 맞았던 것도 있어요. 내향인이면서도 무대에 서고 사람들을 만나는 생활이 늘 좋기만 했거든요. 내가 발산하는 나의 모습을 누군가가 좋아해준다는 건 언제나 짜릿했어요. 또래 친구들에 비해 평범한 생활은 못 했지만, 아쉽거나 미련이 남는 것 같진 않아요. 다양한 경험을 하지 못하는 대신 색다른 경험을 한다는 것이 훨씬 좋거든요. 연예인으로서만 느낄 수 있는 것들, 이를테면 '내가 모르는 사람들이 나를 안다'는 것이 나를 바른 생활을 하게 만든다는 것도 스페셜한 경험이죠.

 

생각지 못한 답변인데요? (웃음) 이런 삶은 언제부터 꿈꿨나요?

이정현 선배님 무대를 보면서 막연히 너무 좋아했어요. 엄마 아빠 앞에서 그 노래랑 춤을 추면서 즐거웠고 자연스럽게 '내가 이런 걸 좋아하는구나' 알게 됐거든요. 노래도 그림도 다 좋아했고 운동도 좋아했어요. 예체능은 뭐든 좋아했던 것 같고 지금도 좋아해요. 그래서 이 생활이 더 만족스러웠어요. 그러면서도 가끔 혼자 서촌 같은 동네를 돌아다니면서 커피도 마시고 책도 읽어요. 아쉬움 없이 매일을 꽤 알차게 즐기며 사는 것 같아요.

 

그래도 쉽지 않은 시간을 보내왔을 거라 생각해요.

글쎄요. 저는 서른이 되면서 참 좋은 점이 많아졌다고 생각했어요. 물론 더 이상 어리지만은 않은 나이가 된 건 사실이지만. 서른이라는 나이는 20대에 느낀 것들을 구체화하는 때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30대는 멋있는 것 같아요. 그만큼 감정적 여유가 생기는 거겠죠.

 

상상해왔던 30대와 비슷한가요?

막연하게 30대가 되면 어느 정도 일도 안정되고 인간관계 폭도 넓어지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짐작이 어느 정도는 맞는 것 같아요. 낯을 가리는 제 성격상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서 어색했던 적이 많았는데, 꽤 유연해지면서 이런저런 사람들 사이에서 편하게 지내는 법을 터득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갈수록 '내 사람' 이 명확해지는 것도 좋고요.

 

사람들에게서 받는 스트레스는 없었나요?

저는 딱히 사람 때문에 너무 힘들다고 느낀 적은 없었어요.

약간이라도 문제가 있을 때 대부분의 경우 소통을 하고 나면 양쪽이 다 이해가 되더라고요. 그래서 딱히 '너무 밉다, 싫다' 이런 느낌을 가져본 적은 없는 것 같아요. 제가 지나치게 긍정적인 걸까요? 해외 스케줄이 많을 때는 오히려 장거리 비행도 즐겁더라고요. 비행기 안에서 참 여러 가지를 해요.

이런저런 계획을 세우기도 하고 사진 정리도 하면서 나만의 시간을 보내거든요. 그래서 저는 비행기 타고 오가는 스케줄도 나름대로 즐겨온 것 같아요.

 

연습생 기간을 인내해온 걸로 아는데, 결국 행복한 서른을 맞이하게 됐네요.

데뷔 전에 기간이 길어지면서 연습생으로서 매너리즘이 찾아온 적이 있었어요. 연습을 아무리 많이 해도 실력이 정체되는 시기가 있는데, 그때 자신감도 없어지고 막막한 기분이 들기도 했어요. 그래도 저는 이 일을 워낙 좋아했기 때문에 다른 일을 한다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단지 마음이 조급해지고 내가 부족하다고 느껴져서 조금 힘들었죠. 그래도 그 시기를 잘 이겨내고 여기까지 온 게 뿌듯해요.

 

자신의 일을 정말 사랑하는 것 같아 보기 좋아요. 그래서인지 자연스레 '슬기 스타일'이 생긴 것 같고.

사실 패션에 관심은 많았는데 예전에는 브랜드도 잘 모르고, 저만의 스타일을 만드는 것에 서툴렀던 게 사실이에요. 내가 가진 내 안의 패션 본능? 뭐 그런 걸 어떻게 표출해야 할지 몰랐죠. 그리고 어느 한 가지만이 아니라 다양한 스타일을 두루 좋아하는 편인데, 그래서 확고한 스타일로 고정되지 못했던 것도 있어요. 특히 저는 레드벨벳 활동과 음악에 따라 달라지는 스타일에 스며들고 그 콘셉트 자체를 즐겼거든요. 어떤 스타일이든 거부감 없이 좋아하기 때문에 화보 촬영도 유독 좋아하나 봐요. 최근에는 주변에서 이것저것 알려주시고 도와주셔서 저만의 스타일을 찾아가고 있는 것 같아요.

 

모든 의상을 잘 소화해서 이번 촬영도 무척 수월했어요.

화보 촬영을 좋아해서 앞으로도 많이 해보고 싶어요. 사진은 찍는 것도, 찍히는 것도 다 좋거든요. 입어보지 않았던 옷을 여러 스타일로 바꿔 입어보면서 사진을 찍는 작업은 언제나 설레요. 다양한 작가님들을 알아가는 것도 좋고요.

 

또 다른 도전해보고 싶은 분야도 있나요?

제가 하는 일에 정식으로 디렉팅도 해보고 싶어요. 노래나 화보 촬영에 제 경험과 노하우를 녹여서요. 그렇게 조금씩 영역을 확장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연예인으로서의 삶이 가진 매력 중 하나는 이거죠. 한 가지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도전이 가능하다는 것. 기회가 된다면 연기도 해보고 싶어요.

 

레드벨벳은 히트곡이 워낙 많잖아요, 딱히 정체기나 슬림프가 없었죠?

데뷔 때 가졌던 밝은 이미지가 후속곡 'Be Natural' 때 180도 바뀌면서 팬들에게 다소 혼란을 줬었거든요. 그런데 이후에 꾸준히 강약 조절을 한 게 롱런의 비결이 됐어요. 다양한 콘셉트를 소화하면서 궁금증이나 기대감이 생기고, 이게 전략 아닌 전략이 되었던 것 같아요. 대신에, 고민이 생겼어요. 저희가 정말 많은 콘셉트를 시도했잖아요. 그래서 새 앨범을 준비할 때마다 레드벨벳만이 가진 정체성을 잃지 말아야겠다는 책임감도 갈수록 강해져요. 이건 계속 풀어가야 할 숙제라고 생각해요.

 

히트곡이 워낙 많은 그룹인데, 슬기 픽 3곡을 뽑는다면.

'빨간 맛'이요. 사실 그 정도로 좋아해주실 줄 몰랐어요. 그리고 'Bad Boy' 요. 이 곡을 통해 나를 알릴 수 있었기 때문에 저에게는 특별한 곡이고요. 이 노래는 그루브적인 춤도 마음에 쏙 들어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Psycho'. 이 노래는 감동이 있다고 해야 하나. 가슴을 울리는 무언가가 있는 노래예요.

 

파리 편집숍에서 그릇을 쇼핑했는데 독립해 사는 재미는 여전한가요?

너무 좋아요. 혼자 지내는 건 여유롭고 편안하죠. 가끔 부모님이 집에 오시면 이런저런 집안일을 해주시는데 그럴 때 그 자체를 즐기실 수 있게 두는 편이에요. "아, 내 딸이 어린아이구나. 내 손이 필요하구나" 하는 마음으로 해주시는 걸 알기 때문이죠. (웃음)

 

남은 상반기 특별한 계획이나 목표가 있나요?

'취미를 찾자'가 목표에요. 그동안 해오지 못했던 생각인데요. 취미를

구체화하고 꾸준히 해보자는 마음이에요. 수영도 배워보려고 하고요. 참, 최근에 그림을 배워보고 싶어서 한 화가분에게 연락을 드렸고 꾸준히 해보려고 해요. 그분이 그림뿐만 아니라 시와 글을 읽는 모임도 하고 계시더라고요. 저도 함께 해보고 싶어요. 그리고 레드벨벳 활동뿐만 아니라 솔로 활동도 하고 싶고요.

 

2024년, 봄에 만난 파리는 어떤 느낌이었나요?

파리는 작년에 딱 한 번 와봤는데 그마저도 공연 때문에 여유를 즐길 시간이 없었어요. 명소만 쏙 골라서 가보긴 했는데 큰 감흥은 없었거든요. 이번에 여유를 갖고 파리를 제대로 즐겨보니 매력이 넘치는 곳이더라고요. 그리고 제가 전시회 가는 걸 무척 좋아해요. 이번에 파리에서 피노 컬렉션 미술관에 갔거든요. 정말 좋았어요. 처음 보는 현대미술 작품들이 신기해서 좋았고 아직 서툴지만 해석하려고 노력하면서 보는 과정도 좋았어요. 남은 시간 이곳저곳 눈에 많이 담으려고요. 식상한 표현이지만 이렇게밖에 표현할 수가 없어요. '사랑과 낭만의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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