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지루하거나 마음에 들지 않는 구간이 하나도 없는 작품이 정말 귀한데, 봄그늘이 내게 그랬어.
너무나 아프고 모욕적인 일을 겪고, 상처로 점철된 시간들을 보낸 차희인데 어떻게 우경이랑 다시 될 수 있을까, 감정선을 이해할 수 있을까 궁금했지.
심리묘사가 워낙 촘촘하고 섬세해서 내가 마치 차희인 것처럼 감정들을 따라가다보니 차희의 마음과 선택들에 고개를 끄덕하게 되더라.
차희가 우경이를 포기하지 않고 욕심내 주었을 때 우경이도 아닌 일개 독자인 내가 얼마나 고맙고 감동이던지ㅠㅠ
작가가 웃으라고 일부러 그렇게 쓰지는 않았을 것 같은 대화들에도 많이 웃으면서 읽었어ㅋㅋㅋ
인물들의 티카타카 완전 내 웃음벨이었음ㅋㅋ
혈연이고 뭐고 숨쉬듯 질투 쩌는 우경이도 귀엽고ㅋㅋ
신미진이 정말 소름끼치고 미치게 싫었는데, 친정 식구들과의 관계에선 연민도 느껴지니 참 사람 마음이 이상하더라.
그리고 빛이 꺼진 채로 껍데기로만 살고 있는 우경이 아버지(자식들한테는 평범조차도 못되는 아비였지만)랑 차희 큰고모가 개인적으로 너무 가엽고 불쌍해서 내내 밟혔는데,
둘의 결말이 내 안타까운 마음을 많이 어루만져줬어.
두 사람 보면서 진짜 눈물났다ㅠㅠ
우경이랑 할머니 서사는 지금 생각해도 마음이 아려ㅠㅠ
우경이한테는 정말 할머니가 엄마였어.
오로지 사랑 그 하나만 퍼부어주신 할머니가 엄마 맞다ㅠㅠ
두어 번, 대체로 여러 번 곱씹어야 그 의미가 이해되는 문장들도 많았지만 나는 그런 것들 마저도 기껍고 달갑게 받아들여지더라.
오히려 그런 것들이 작품의 깊이를 더해준다고 여겨졌어.
작품이 지루할 틈 없이 너무 재미있어서 더 그랬는지도 몰라.
이건 이렇게 되지 않을까 했던 예상들을 벗어나는 이야기도 많아서 읽는 재미도 컸어.
마지막 페이지가 끝나고 나니 벅차면서도 여운이 커서 행복하면서도 허한 이 마음을 어떻게 해야 할 지...
내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우경이랑 차희는 잘 살겠지, 행복하겠지, 나도 더 보고 싶은데ㅠㅠ
왜 7권밖에 안되는데? 왜 10권이 아닌 건데ㅠㅠ
작가님은 홀가분하게 떠나셨는데 나만 구질구질 매달리고 싶은 심정ㅋㅋ
드라마적 성격이 강한 작품인데 존잼이니 봄그늘 많이 봐줬으면.
생각할 거리도, 얘기할 거리도 많아서 이런 거 좋아하면 추천해.
원앤온리, 구원물 좋아해서 더 즐겁고 행복하게 읽은 작품이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