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가 과연 좋은 사람이 맞나?
다 읽고 혼란스러웠던 것이 몇 있는데
생각보다 주은이 그렇게 밉지 않았던 것
진짜 남주한테 못되게 굴었던 것 맞는데
개인적으로 학창시절에 키스할 사람 모집하러 다녔던 거랑
영화 촬영할때 아프다고 업혀서 산을 오르락내리락했던 거
이건 읽으면서도 괴로웠다.
근데 남주의 행적 자체가, 물론 남주도 힘들었겠지만
남주의 존재와 그것을 휘두르고 다니는 주은 때문에 주위 사람들이 진짜 괴로웠겠다 그 생각이 들었음.
주은이
남성편력이라고 하지만 정말 자해하는 것 같아서
망보는 기인화 대신 내가 말리고 싶은 마음도 들더라
그리고 이거 읽고 제일 의아했던게
과연 이모가 좋은 사람이 맞아?
남주가 맡긴 돈을 날리고 가장 큰 돈을 날린 피해자임에도 자기는 가해자 집안을 용서하겠다 물러나잖아.
그리고 그 이후로 남주와 일절 돈을 주고 받지 않음.
근데 이게 좋은 사람이 맞나? 내가 보기엔 이모는 가장 손쉽게 마음의 평화를 얻어버렸음.
용서하거나, 남주를 대신 감당하게 하는 방식으로 가장 선한 사람 포지션이 되어버림.
솔직히 나는 이모가 무서웠음.
남주가 당하고 다니는걸 알면서도 감당시킨 느낌.
힘들면 말하겠지 라고 했지만 남주가 절대 말 안할걸 아는 것 같은데.
남주가 그렇게 과도하게 당할거라 생각하지 않고 안심하고.
근데 사실 그 전에 노주은 엄마가 남주를 보살펴줄 때도, 남주의 이상행동으로 인하여
주변 사람들한테 아이 간수 잘 하라는 식으로 말을 들었다고 하지 않았나?
이모는 항상 최소한의 행동만 하고 왜 자꾸 그걸로 면피하는 느낌이 들지.
생각할 여지가 많은 작품 같아.
재미있게 쭉 읽었는데 이게 뭐지? 하는 마음에 자꾸 다시 읽게 되는 부분이 있음.
차라리 기인화 조부나 조윤의 엄마 같은 캐릭터는 솔직하고 자신의 목적에 충실하고 악함.
근데 나는 이모 때문에 오히려 무서웠어.
자기가 이모가 안 보이는 데서만 죽으면 이모는 아무렇지 않게 살아갈 거라는 어린 기인화의 판단이
에이 뭐 그럴까 하다가 어 정말 그런거 아니야? 하는 생각이 들면서
기인화와 이모와의 관계는 뭘까.
이게 과연 온전한 애정과 책임의 관계가 맞나. 혼란스러웠음.
그런데 그렇다기엔 또 이모가 결혼도 포기하고 직장도 포기하고 기인화로 인하여 잃은게 있는데
기인화는 혼자 놓여있는 것 같지
오히려 이모에게 책임을 다하려고 버둥대는 쪽은 무감자인 기인화인 것 같았고
이모에게 뭘 읽어야 하는지 잘 모르겠어. 이모가 정말 좋은 사람이 맞나?
하 그리고 마준상 새끼 산꼭대기에서 피아노랑 굴려버리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