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지운 작가 시니컬오렌지라는 만화를 어릴때 재밌게 봤었는데 얼마전에 핫게에 고전(?) 순정만화 글 올라온 김에 다시 찾아봤거든 ㄴㅇㅂ에 있더라
어릴때 봤던 것 보다 지금 감정이 배는 크게 다가온다...ㅠㅠ진심 띵작...메리포핀스 어린왕자 엘리스 같은 동화를 인물들 감정선마다 적절히 배치한 것도 넘나 감탄하고 곰씹으면서 봤어
이 작가님 특징이 샤방하면서 어딘가 서늘한 그림체에, F와 T를 넘나드는 찰진 대사, 시니컬하고 사색적인 정서라고 생각하는데 이 작품이 그 대표격인거같음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면
마하야ㅠㅠㅠㅠ그때도 지금도 난 마하가 더 좋다 신비가 아픈 손가락이긴 해도ㅠㅠ
마하는 가벼워보이지만 이 작품 등장인물 4명 중엔 가장 단단한 사람인 것 같아...나쁘지만 순수하고 가볍지만 단단하고...참 입체적이고 매력적이야
혜민이가 참 아픔도 많고 꼬인 캐인데 그런 혜민이를 지치지 않고 사랑해주는게 현실연애와 사뭇 달라서 그래 이맛에 순정만화 보지 싶다가도, 혜민이한테 팩폭도 날릴 줄 알고 아닌건 아니다라고 짚어야만 하는 성격
혜민이를 사랑하게 되면서 사람을 쉽게 대해선 안되었다라고 진심으로 깨닫는 모습도 좋았고, 결국 혜민이가 자기 발로 설 수 있게 기다려주는 방식으로 사랑한 것도 너무 마하답고 좋았어 신비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으로 사랑할 줄 아는 햇살남주...마하가 짱이다ㅠㅠ
신비는 사실 어릴때엔 좀 싫어했음 성인이 미자한테 집착하는거 자체가 나의 정서에는 좀 맞지 않았음 고작 한두살 차이 난다고 해돜ㅋㅋㅋㅋ그리고 혜민이를 고립시켜서 차지하려는 것도 소름돋았고
근데 혜민이와 신비의 관계가 일방적이지 않았다는걸 재탕하면서야 깨달은것 같아 신비가 사랑해서 혜민이를 고립한 것 처럼 혜민이도 보험용으로(?) 신비를 놓지 못했고 남녀로써 호응해주지 않는 자신에 신비가 지치지 않게 한번씩 수작(?)도 부리고...그렇게 둘만의 세계를 만들었는데 혜민이는 그 세계가 끝이 아니었던거지
결국 혜민이와 신비의 관점이 틀어진 것도 너무 비극적으로 좋았음 둘만의 세계에서 고여서 썩을 뿐이다 / 고여서 썩어도 좋았다
신비가 사랑한다 체념조로 내뱉는 장면은 최애장면이다...하...(가슴을 부여잡음)
(강스포주의)
마지막에 신비 죽음은 자살이냐 아니냐 한참 생각을 했던 것 같은데 난 넘나 사고라고 생각ㅠㅠㅠ안타까웠음....
소류는 신비가 사고당하지 않고 자기한테 왔다면 결국엔 말라죽었을거라고 했지만...
혜민이도 끝내 스스로 걷게 되었고 탑이 부숴지고 절망한 공주가 자유를 얻은 것처럼 신비도 이겨내지 못할 이유가 없을것 같아ㅠㅠ마지막엔 분명 혜민이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려고 시도했던 것 같거든 소류에게 가려고 했으니....신비가 살았더라면 참 좋았겠다는 생각을 아직도 한다ㅠㅠ
쨌든 오랜만에 보니까 곰씹을 장면도 너무 많고....등장인물들 감정선도 잘 이해가 되는게 볼때마다 새로운 명작인 것 같아 주말밤에 후회없는 선택이었다...☆
+) 만화치곤 택스트가 좀 많은 편이긴 한데 그만큼 감정선이 세밀하고 깊이 생각해볼 수 있게 해줘서 좋았음 그리고 메세지도..."혼자서 혹은 누구와도 살아갈 수 있을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사랑해줬으면 좋겠다" 요새 연애가 좀 안풀리는 원덬이 마음에 새겨야 할 문구라고 생각...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