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마지막 장면에서 이우신은
서령이 바라는대로 강압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끝내 흥분하지 못하고 참담한 자괴감만 느꼈어.
서령이 보이는 행동은 자해와 같아서 그런거야.
딴남자랑 이런거 하면 안된다며 폭주하던 모습에 서령이가 한 말,
떠나기 전에 미친듯이 폭주하며 자신의 진심이 담긴 행동을 최초로 보였는데
부엉이 반응이 ‘피곤하고 아픈 것’이라니까 멈칫한거야.
그동안은 흥분하다가도 임무를 망칠까봐 서령의 표정을 헤아리고 조절을 잘 해왔거든.
근데 이 부엉이 반응은, 서령이 ‘내 것에 대한 소유욕과 집착’을 숨기고 산 이유와 같아.
서령의 비정상적인 집착을 상대가 알게 되면 피곤하고 아픈 것, 병이라 생각하고 도망갈까봐서.
100화에서 김현에 대한 분노와 배신감 때문에
상냥하고 부드럽게 말고 고통스럽게 하고 싶단 서령이한테 이우신이 한 말,
=이우신이 한서령을 사랑하는 감정도 가슴에 대못이 박히듯 생살을 찢고 들어가는 것과 같음.
이우신은 그래서 한서령을 더이상 아프게 할 수 없는 거라 생각해.
서령에 대한 이 감정에 사랑이란 이름이 붙은 순간
이우신에겐 또 다른 금제가 걸린 게 아닐까?
한서령을 해치지 않는 것, 아프게 하지 않는 것=영원히 진실을 묻어두는 것.
이우신의 렌즈와 한서령의 눈에 대해..
이우신이 회색 눈을 감추려고 늘 까만 렌즈를 끼는데
이 렌즈는 이우신의 ‘가면’임.
렌즈가 벗겨지는 건 이우신의 가면도 벗겨지는 것.
버드 박스가 끝나고 블래스트 샤워장에서 한서령을 다시 조우한 이우신은
렌즈가 없는 무방비한 상태라 이런 어수룩한 반응을 보임.
절벽에서 떨어진 뒤 이우신이 서령에 대한 방어기제가 풀린 날에도
이우신의 약점을 공격한 서령 때문에 렌즈를 뺀 상태였어.
김현 시체를 안고 강물에 뛰어드는 한서령을 볼 때도
주차장한테 뺨 맞고 렌즈 하나가 떨어진 상태.
=주차장이 날린 독설은 서령뿐 아니라 이우신에게도 치명타였던 것.
그게 가면인 줄도 모르면서 본능적으로 서령이는 늘 이우신의 렌즈를 빼 버리고 싶어함.
그래서 어제 이 장면은 이우신이 그토록 혐오하던 민낯이고,
여태 외면하던 진심인거라 더 와닿고 마음 아팠어..ㅠㅠ
이우신은 그동안 어떻게든 자신의 회색 눈을 가리려 애썼지만 점점 서령의 앞에선 회색 눈을 자주 보이게 됨.
이우신에게 렌즈는 가면이고 그 아래 숨긴 눈은 자신의 민낯이자 본심이야.
한서령도 국정원과 김현이 가린 자신의 눈을 되찾고 본성과 본심을 마음껏 표출했어.
하지만 아직 배후에 누가 있는지, 왜 그런 일을 당했는지 김현은 누구인지 모르지.
한서령에게 눈은 진실이야.
이제 이 둘이 자의와 타의로 가린 눈을 되찾고 눈맞춤을 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