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력을 되게 따지는 편인데, 필력 좋은 글들은
문장 하나 문구 하나 곱씹어가면서 읽는 편이라 속도가 되게 느리거든.
근데 이건 필력도 괜찮은데 속도가 쑥쑥 나가더라.
임신 계약이라는 제목부터가 엄청 직관적이고,
앞부분 읽으면서 대강 어떤 식으로 전개되겠구나 예상을 했는데
뭐 예상을 크게 빗나가지 않는데도 눈을 뗄 수 없고 계속 붙잡고 읽게 만드는 힘이 있는 것 같아.
남주가 다른 여자를 좋아한다거나 기타 등등의 이유로 애초에 너 안 좋아해, 라고 선 긋거나 섹파 정도로 지내고
그럼에도 여주 혼자 짝사랑 내지는 더 많이 좋아하다가 지치고 상처받아서 마음 접으려던 찰나에
뒤늦게 남주가 자기 마음을 깨닫고 여주 잡으려는 후회물은 많이 봤는데
이건 남주놈이 첨부터 여주 이용하려고 자기 곁에 붙잡아 두고자
어장 관리하는 거라 찐 나쁜놈인 게 나름 신선하기도 했고.
그렇게 애정관? 이 형성될 수 밖에 없던 과정이 잘 그려져서
나쁜놈이라고 인지하면서도 또 이해가 가기도 하고....
에필, 외전만 남겨둔 상태인데 여주가 쉽게 용서하지 않는 점도 마음에 든다.
그래도 로설이니까... 해피였으면 좋겠다;;;;
여주 삶이 너무 불쌍해서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