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절만 하는게 재밌지만 이미 써졌는 걸! 아까 밑에 로판버젼 쓴 덕이야! 전글 댓글에 이어쓰고 싶었는데 글이 너무 길어져서 ㅜ 더 길어질 것 같았는데 참았다! 이게 마지막이야. 이제 끝!!!
컨디션이 별로 좋지 않은 날이었다.
사실 교수를 데리고 노는 건 참 좋았지만 그래도 그 이상 진도를 나가지 못하니 슬슬 몸이 달아올라 있었다.
달아오른 몸을 잠재우기 위해 창문을 열고 잠이 들었더니 찬 밤기운에 몸이 으슬으슬 떨렸다. 이런 날은 수업을 빠지는 게 좋겠지만 그래도 교수를 마음껏 쳐다봐도 이상하지 않은 건 강의뿐이었으니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그래도 역시 오늘은 강의에 나오지 말 것 그랬다.
무묭은 어질어질한 머리를 부여잡고 의자에서 일어났다. 수업이 끝난 지는 한참이 지났다.
원래라면 지금쯤 교수의 사무실에서 그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겠지만 아무래도 오늘은 불가능할 것 같았다.
‘자제를 못 할 것 같아.’
무묭은 작게 한숨을 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무거운 전공 책을 집어 들고 자리에서 일어난 무묭은 그녀의 눈을 의심했다.
문 앞에 교수가 서 있었다.
“…교수님?”
스스로가 들어도 목소리에 힘이 없었다. 교수가 얼굴을 찌푸리며 물었다.
“오늘은 평소와 다른 게 너무 많습니다.”
무묭은 멍하니 눈을 깜빡였다. 그녀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교수가 변명하듯 말을 이어갔다.
“얼굴색도 평소와 달리 너무 하얗고 입술에도 핏기가 없습니다. 식은땀이 나는 것도 같고 강의 중에 평소처럼 고개를 끄덕이지도 않았어요.”
“아.”
그래, 그러니까 이건 강박증일까. 아니면 걱정인 걸까.
쿵쿵거리는 심장이 목구멍 끝까지 차올랐다. 무묭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
“평소와 많이 다르죠?”
무묭의 물음에 교수가 재빨리 답했다.
“네.”
“교수님, 잠시 이리로 좀 와주실래요?”
무묭의 부탁에 교수가 주변을 쭉 훑어봤다가 이 강의실에는 그와 무묭밖에 없다는 걸 깨닫고 강의실 문을 닫고 무묭에게로 걸어왔다.
무묭은 그녀에게로 걸어오는 교수를 가만히 자리에서 서서 기다렸다. 언제나 먼저 교수에게 다가가기만 했지 그가 그녀에게로 걸어오는 건 처음 있는 일 같았다.
손끝이 저릿하게 떨렸다. 무묭은 책상 하나를 앞에 두고 그녀의 앞에 멈춰선 교수에게 말했다.
“평소랑 제일 많이 다른 게 뭐에요?”
“여기랑 여기에 핏기가 없습니다.”
가슴팍의 두 번째 단추를 매일 풀더니 이제 교수는 스킨십에 거리낌이 없는 모양이었다. 무묭은 그녀의 볼과 입가에 와닿는 교수의 부드러운 손에 얼굴을 비비고 싶었다. 몸이 아프니 어리광이 느는 느낌이었다.
무묭이 교수에게 말했다.
“사실 원래대로 돌아오게 할 방법이 아예 없는 건 아니에요.”
“그게 뭡니까? 역시 약을 먹는 게….”
역시 교수는 멍청이는 아니었다. 무묭은 입가에 흐르는 웃음을 막지 않으며 말했다.
“아니요, 그건 나중에요. 우선 지금 당장 거슬리시는 거잖아요?”
“…그렇습니다.”
“그럼 교수님의 붉음을 조금 나누어주시는 게 어떨까요?”
“네?”
무묭은 손을 위로 뻗어 교수의 입술에 손을 댔다. 자기는 아무렇지도 않게 무묭을 만져놓고 그녀가 그를 만지자 교수가 깜짝 놀라는 게 보였다.
무묭은 손을 뒤로 물리지 않고 말랑한 그의 아랫입술을 꾹 누르며 말했다.
“이 입술로 색을 불어넣어 주세요.”
“어, 어떻게….”
“글쎄요. 깨물고 핥아주면 되지 않을까요?”
교수가 입술을 달싹였다. 그 덕에 무묭의 손가락이 조금 그의 입안으로 들어갔다. 무묭이 입술 안에서 손가락을 빼지 않은 채 말했다.
“제 손가락은 원래 하얀색이니까 여기 제 입술에 입 맞춰주시면 좋을 것 같은데.”
그렇게 말한 무묭은 그의 입술을 만지고 있던 손으로 이번에는 그의 목덜미를 잡아당기며 그를 향해 고개를 올렸다.
서로의 입술이 닿을 것처럼 가까이 닿았다.
교수는 무묭이 가까이 다가서는 걸 피하지 않았다. 그대로 그의 입술을 삼키려는데 순간 현기증이 돌았다. 무묭은 테이블에 손을 짚으며 비틀거렸다.
교수의 손이 무묭의 팔뚝을 세게 잡아 왔다. 무묭이 흔들리는 시야에 한숨을 쉬었다. 역시 이건 너무 심했다.
도망가지 않게 하려면 이래서는 안 됐다.
무묭이 사과를 하기 위해 고개를 들었다.
“교수님, 역시 죄송….”
하지만 무묭의 말은 완성되지 못했다. 무묭을 부축하기 위해 몸을 숙인 교수의 몸이 너무 가까웠고 교수의 동공이 그날처럼 잘게 흔들리고 있었다.
무묭의 입술이 떨렸다.
“교수님.”
무묭이 유혹하듯 눈꼬리를 휘며 웃었다.
“키스해주세요.”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교수의 입술이 닿아왔다. 무묭은 그에게 가르쳐주듯 입술로 그의 입술을 아프지 않게 물고 빨아들였다.
그러자 천재라 불리는 교수는 빠르게 무묭의 행동을 따라 했다. 입술이 빨리는 느낌은 꼭 혼이 빨려 나가는 것만 같았다.
무묭은 손을 더듬더듬 뻗어 그녀의 피부를 조금씩 스치는 교수의 안경을 벗겨냈다. 교수가 머뭇거리는 게 느껴졌다.
입술을 맞닿은 채로 무묭이 속삭였다.
“안경을 벗어야 가까이 닿을 수 있는걸요?”
그러자 교수가 마찬가지로 입술을 떼지 않은 채 말했다.
“하지만, 그러면 당신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아, 몸에 열이 확 올랐다.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교수가 너무 사랑스러웠다. 무묭은 그 감정을 숨기지 않고 급하기 그를 삼켰다.
입술을 빨기만 하는 가벼운 키스를 하던 무묭의 혀가 그의 안으로 들어서자 교수가 몸을 떨었다. 거칠게 그를 휘감고 싶었지만, 무묭은 그런 걸 원하는 게 아니었다.
조금 전처럼, 서로 주고받는 관계가 되고 싶었다. 무묭이 탐색하듯 그의 혀를 툭 건드렸다. 그리고 부드럽게 그의 혀를 감았다.
입안의 여린 살을 만져보기도 하면서 조금 더 그에게 몸을 붙였다. 그러자 당황해 굳어있던 교수도 슬슬 행동하기 시작했다.
무묭은 그녀의 입안으로 영역을 넓히는 교수를 기쁘게 받아들였다. 서로의 혀가 섞이고 숨이 섞였다.
교수의 신음소리가 무묭을 떨리게 했다. 하지만 상태가 좋지 못한 몸은 금방 숨이 막혔다. 무묭이 교수의 가슴팍을 작게 두드렸다. 그리고 입술을 떼어냈다.
교수가 따라오듯 입술을 다시 붙여오는 게 견디지 못하게 사랑스러웠으나 무묭은 조금 더 뒤로 물러나며 말했다.
“수, 숨을 못 쉬겠어…, 요.”
그런 무묭의 말에 교수가 아쉬운 얼굴을 했다. 아쉽다니, 맙소사.
정말 이 교수가 오늘 작정을 한 것 같았다. 입술을 떼어냈지만 그래도 여전히 두 사람은 가까웠다. 무묭이 웃음을 흘리며 말했다.
“아까처럼 하면 안경이 필요하지는 않겠죠?”
무묭의 말에 교수가 눈가를 찌푸리며 말했다.
“지금은 당신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무묭을 자세히 보기 위해서라는 듯 미간을 찌푸린 교수의 모습에 무묭은 다시 입을 맞추고 싶어졌다.
하지만 무묭의 몸은 그녀의 명령을 무시했다. 무묭은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 몸을 원망하며 교수가 놀라지 않게 입을 열었다.
“교수님.”
“네?”
“오늘 일이 꿈이 아니면 좋겠어요.”
무묭은 지금 일이 열에 정신을 차리지 못해 겪는 환상이 아니었으면 했다. 교수가 황당한 낯을 했다.
“네?”
무묭이 그에게 안기듯 기대며 말했다.
“제가 깨어나면 다시 이렇게 키스를 해주세요. 그럼 다음에는 더 좋은 걸 알려드릴게요.”
그리고 그대로 정신을 잃었다. 교수의 품은 생각보다 넓고 커다랬으며 포근했다.
......
ㅋㅋㅋ 이제 나는 일하러 갈게. 덕들아 안녕ㅎㅎㅎㅎ 진짜 잘쓰는 사람 누구 없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