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부터 만으로 벌써 5년이 넘어버린 향수 찾아 삼만리...
그 전설의 향수라는 그거 있잖아. 글쓴이가 향수 알아내고 홀연히 잠적해서 지금까지도 애원의 댓글과 욕 댓글이 달린다는 그 글...
나는 처음에 그 글에 나오는 향수가 내가 찾는 향수인줄 알았다. 근데 아니었어. 그 글의 향수로 꼽힌 향수들 사보기도 했고, 시향하려고 이리저리 다녀도봤는데 다 아니었어.
내가 찾는 향수는 이런 특징들이 있어.
1.
그 향이 만져진다면 왠지 무척 가볍고 뽀송한 텍스쳐일것만같은 느낌의 순~하고 달달~한 가벼운 느낌의 향수인데 향 자체는 굉장히 풍부했어.
그 달달함을 꽃향기라고 해야할지 과일향기라고 해야할지 모르겠어. 자연스러운 향기...
더러움 0퍼 깔끔함 100퍼 느낌이야. 향기를 맡고있으면 깨끗하고 시원한 물이 떠오르기도해. 깨끗, 뽀송, 달달, 순함, 덥지 않고 시원함. 이런 느낌...
맡을때마다 향기분자가 꽉 들어찬 느낌. 근데 전혀전혀전혀 역하거나 부담스러운 향기가 아니고 굉장히 뽀송깨끗한 느낌.
이걸 전설의 향수 글에서는 '확산력'이라고 표현했는데. 맞아. 확산력이 대단해.
난 위가 많이 안좋아서 차멀미도 굉장히 심하고 향수냄새도 조금만 진하고 무거워도 바로 어지럼증을 느끼는데 그 향은 아무리 맡아도 거북하지 않고 오히려 메슥거리던게 가라앉았어. 버스타고 멀미하는 와중에 맡은 적이 있는데 마음이 안정되면서 멀미도 가라앉았을 정도야.
2.
지금 한두 달에 한번꼴로 그 향기를 맡고있어.
2013년에 한번 맡은 이후 2015년까지는 못맡다가 2016년 크리스마스에 다시 맡았고 2017년부터 한두 달에 한번꼴로 그 향기를 맡게돼.
당연히 길거리에 모르는 사람이 풍기는 향기라서 물어보진 못했어. 쫓아가서 물어볼까 말까 맡을때마다 고민하는데 변태처럼 보일것같아서 못물어봤어.
꽤 자주 맡는 향긴데도 내 주변에는 안다는 사람이 없으니 그걸 흔한 향이라고 해야할지, 흔하지 않은 향이라고 해야할지 모르겠어.
확실한건 한두 달에 한번쯤은 밖에서 그 향기를 맡는다는거고, 주로 여자이긴하지만 그 향을 풍기는 남자도 있다는거야.
3.
잔향이나, 샴푸냄새, 섬유유연제 향은 아닐 것 같아. 그렇게 진하게 날리가 없어.
그 향기를 풍기는 사람들은 항상 풀풀 풍기고 다님. 향 주인은 이미 떠나고 없는 횡단보도 앞에서 향기만 맡은 적도 있어.
4.
그 향과 비슷한 향 목록
- 허벌라이프 아쿠아샴푸 (2013년에 단종되었다고 하더라구..)
- 공중화장실의 싸구려 물비누 (연한 과일향 풍선껌 향같은 느낌의 물비누야. 라벤더향 말고)
- 엄마가 공짜로 받아오셨다던 섬유유연제 (섬유유연제 향이 밖에서도 그렇게 폴폴 풍기지는 않을것같아서 섬유유연제는 아닌것같아.)
- 빅토리아 시크릿 러브스펠 (러브스펠의 잔향이랑 비슷한 느낌이긴한데 그것보다 좀더 순해)
- 로픈 바오밥 트리트먼트 향 (보다는 달달하고...)
- 섬유유연제향 바디미스트, 섬유향수들 (특유의 향기 알지? 그 향기랑 비슷한 향이긴한데 거기서 더 달달~순~한 느낌이야..)
- 어린 시절 과일나라 샴푸라고 초록색 통에 담긴 샴푸가 있었는데 그 향기랑도 비슷해
이 향수를 찾기 위해 드럭스토어 향수코너는 물론이고 바디미스트, 섬유향수, 디퓨저, 심지어 니치향수를 찾아다니기까지 했는데...없었어.
꽤 흔한 향이고, 정말 순~하고 달달~한 향기라 니치향수쪽은 아닌것같은데 그래도 여전히 포기를 못하고 찾아다니고있다.
그 냄새를 맡을때면 물어볼까말까 고민 100번도 더 하다가 결국 못물어보고 인터넷 뒤적거리면서 향수찾아.
정말 월례행사같아...
너무 찾고싶다 그 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