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입시생임.. 지금 새내기.
나 다니던 고등학교는 서울 끝자락에 있는데 반에서 세 명 정도만 인서울하는 그런 학교였음.
과학중점이어서 이과가 문과보다 쎘는데 나는 문과였어.
우리 엄마는 나이도 많으시고 입시 잘 모르심 걍 너 가고 싶은데 써라라고 얘기만 하셨어ㅎ 학교 온 적 한 번도 없었고, 내 입시에 전혀 관여 안하셨음.
나는 중학교때 범생이 소리 듣는데 비해 성적이 그리 좋지 않았던게 약간 열등감이 있었음
그래서 고등학교 와서는 좋은 대학에 가겠단 생각보다는 그냥 전교1등이 한 번 해보고 싶어서 죽어라 했음
내신관리 빡세게 하고, 수업시간때 안졸려고 이것저것 다해보고, 그랬더니 2학년 1학기에 문과 전교1등 찍었어. 문과이과 나뉜 후로는 전교1등 유지했음.
학교에서 할 수 있는건 돈드는 영재반 뺴고 다 했음 ㅇㅇ 반회장도 3년 내내 했고, 책도 많이 읽었고 대회도 있는대로 다 나갔어.
수업시간에 사소하게 하는 발표도 엄청 열심히 했어. 그런거 선생님들이 다 생기부에 적어주심.
걍 그러고 살고 나니까 생기부가 빵빵했어. 대신 봉사는 걍 이수시간만 채웠음...
그래서 수시 다 좋은 대학으로 썼고, 그 덕에 수시로 연고 중에 하나 왔어.
내신은 전교1등이긴 했는데 1점대 극초반은 아니라서 학교장추천은 아예 거절하고 그냥 일반전형으로 넣었어.
수능 최저 조건이 3합5였는데 수능때 국수영 111 나와서 그냥 그걸로 맞췄어. 사탐은 34였나 그랬어. 좀 말아먹었어.
정시로했음 절대 이 대학 못 왔을거임. 다 턱걸이로 한 1등급이고, 국어나 수학은 3학년때 모평때마다 3등급 떴었는데 수능때가 더 잘나왔어.
수능때 오히려 긴장이 덜되었던 거 같아. 1차조차 하나도 발표 안 난 상태였지만, 그래도 수시로 갈 거란 기대는 있어서 그랬을 수도 있고.
그냥.. 여기와서 보니까 나 굉장히 하릴없는 존재임.
대학오니까 애들은 다 영어도 잘하고, 공부도 잘하더라. 나는 진짜 학점 3점대 따기도 급급해함.
종종 나는 이 대학 수준에 안 맞는 거 같다고 생각도 들어.
지금도 내가 잘하는건 과제 꼬박꼬박내는거랑 출석.. 진짜 한 번도 빠진 적 없음.
근데 그래도... 나는 내가 엄청 노력했었다고 생각하고 수시로 온게 부끄럽진 않아.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대한 노력했음.
자소서나 면접에 쓸 돈이 없어서 그냥 그것도 학교 쌤 도움 받고 나 혼자 노력했음.
그냥.. 요즘 수시는 적폐다, 하는 거 보면 공감도 가고 틀린게 많은걸 아는데 그냥 속상해져서...ㅋㅋㅋㅋ
나 같이 3년간 악바리로 노력한 애들도 있을거야.
물론 지금 정시비율이 너무 낮다는건 나도 공감하고 정시비율도 좀 올려야한다고 생각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