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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외 20대 중반에 엄빠의 육아법 되돌아보는 후기(긴글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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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24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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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슼방의 이탈리아 쌤의 특별한 방학숙제 이 글을 보고 갑자기 떠올라서 써보는 글입니다

원덬은 시골에서 자랐음
단점은 소위 도시의 장점인 문화적 경험이 절대적으로 부족할 수밖에 없음
장점은 문화적 경험만 부족함

1. 엄마가 삐삐끕의 말괄량이였음
집뒤에 그냥 쭉 산이었음
봄에는 벚나무 올라가서 버찌따먹음
근데 나무타는 법을 엄마한테 배움

그거 배워서 뽕나무에 올라갔다가 그 옆 밭주인 아재한테
농약쳤다고 언넝 내려오라고 혼나기도 함

산딸기도 겁나 따먹음
엄마가 새벽에 운동가자고 깨워서 나가면 산딸기 먹는날ㅋㅋ

아카시아 꽃 피면 그것도 먹음
엄마가 3살터울 동생을 등에업고 밤에 같이 산책하다가
아카시아꽃은 먹을 수 있어 무묭아 하면서 꽃을 입에 넣어주셨던 기억이 남

요즘도 아빠랑 산에 가시면 밤이고 다래고 주렁주렁 가져오심

그리고 늘 시골에 묶여살면 안된다고 생각하셨던 분이라
방학때만 되면 여기저기 다니느라 정신 없었음ㅋㅋㅋ

지금 생각해보면 제일 놀라웠던 게
방학되면 학습지, 학원을 싹다!! 싹다 끊어버리심
방학은 공부 대신 평소에 배우지 못하는 걸 배우는 시기라고 생각하셨나봐

그래서 초딩 6년의 방학은 강, 바다, 박물관, 책, 계절의 변화 와 함께하는 시기였음

단점은 한달-두달의 시기가 떠버리니까 공부 다시잡는게 어려웠당

2. 아빠가 묵묵히 손뼉마주쳐주는 조력자
물론 엄마의 조력자이다

엄마가 저렇게까지 우리를 막키울 수 있었던 건 아빠가 묵묵히 뒤에서 지켜봐주었기 때문ㅋㅋ

어디 가자고 하면 묵묵히 운전해주시고
캠핑하자고 하면 본인이 제일 신나서 텐트치시던 분임
다래도 그런걸 왜따! 하면서 다래순 끌어내려주심ㅋㅋ
잣송이는 가끔 어디서 그렇게 구해오는지
잣 밤 호두 한바구니씩 해놓고 착착까서 입에 넣어주시는 분임

손재주도 엄청 좋으셔서 전등(전구말고 그 전체)가는 것도 아빤테 배웠고
나뭇가지 꺾어서 젓가락 만들고 이러는 것도 다 아빤테 배움

우리집 특징은 흔히 말하는 온화하신 어머니와 강직하신 아버지 이게 우리집은 좀 바뀜
울 엄마가 좀 강한 사람이고 아빠가 비교적 순한 사람이었음

아빠한테는 살면서 혼나본적이 3손가락에 꼽음
3번 다 내가 잘못한거임...

아빠는 기본적으로 '해야만하는 일'을 하지 않으면 따끔하게 혼내시던 분임

내 책임감의 완성....

뭐 이런 엄빠 밑 + 자란 환경 덕에 원덬은 도시에 살고 보수적이고 깨끗한 거 좋아하는데 내면은 자연인 처럼 살고 있음

어렸을 때의 경험이 확실히 감성에 영향을 준다고 생각해

비오는 날 바윗골을 타고 내려오는 물줄기를 봤던 기억이라든지
물속의 바위들이 놓여있던 모양이라든지
한여름 오후 대자리 위에 내려앉은 햇살의 냄새라든지
겨울 아침의 상쾌한듯 매캐한 공기라든지
아주 고요한 아침, 아주 고요한 밤.

세상살이 하면서 스트레스 받을 때 눈을 감고 생각하면
마음이 안정되는 풍경이 있다는게 하나의 커다란 행운이라고 생각함
갑자기 다들 각자의 이너피스는 무엇인지 궁금해지네ㅋㅋㅋㅋㅋㅋㅋ

회고록 같은 느낌이라 부끄러워서 언제 지울지 모르겠지만..... 원덬은 다시 스트레스로 간다.. 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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