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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외 살면서 고민했던 것들에 대해 나름대로 찾은 내 해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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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17 0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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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나는 왜 태어났지? 나는 왜 살지?
살면서 처음으로 깊게 고민하고 부딪혔던 문제였던 것 같다. 어느날 술자리에서 나는 답을 찾았다. 누군가 그러더라. 태어나는데 이유를 갖고 태어난 사람은 없다고. 다만 살아가면서 각자 삶의 이유를 찾아 가는 거라고. 그 말을 듣고 나는 얼얼한 깨달음을 느꼈었다. 너무 당연한 말이었지만 찾지 못했던 결론이었다. 태어난 이유는 아무리 고민해봐야 알 수 없는 거였구나. 누구나 그 이유는 모른 채 태어나서 살고 있는 거구나. 살아있어서 사는 거더라. 아침에 눈떴으니 살고, 아직 죽지 않았으니까 살고.

2. 사는 게 너무 괴롭고 힘들고 죽고 싶어도 살아있으니까
한때 우울증이 심했을 때, 하루하루 살아 있는 게 괴롭고 죽고 싶었을 때도 결국은 살아있으니까 살았다. 죽을 게 아니라면 살아야 하니까. 스스로 목숨을 끊지 않은 것은 내가 그 정도로 극한에 치닫지 않았기 때문이겠지만, 어쨌든 나는 ‘살아남았다.’ 죽고 싶은 마음과 끝없이 나를 괴롭혔던 우울에서 나는 살아남았다. 산다는 것은 어쩌면 버티는 것이구나, 싶더라.

3. 삶을 버티기 위해 필요한 것들
그것이 살아가면서 각자 찾아야 하는 삶의 이유였다. 나는 이루고 싶은 꿈이나 거창한 삶의 목표 같은 것은 없었다. 내가 찾은 것은 고작해야 지금 재밌게 보는 드라마 완결까지는 보고 싶다, 내가 좋아하는 아이돌 이번 콘서트까지는 가고 싶다, 같은 아주 사소한 것들뿐. 하지만 그런 사소한 즐거운 기다림이 힘들고 고단한 오늘을 어느 정도 버틸 수 있는 힘이 될 때가 있었다. 그렇게 나는 나를 즐겁게 만들어 줄 사소한 것들을 계속 만들어가면서 버텼다.

4. 인생 노잼 시기
때로는 물론 어떤 것을 해도 재미가 없고 즐겁지 않을 때도 있었다. 내가 인생 너무 노잼이라고 한탄하니까, 누가 그러대. 인생은 원래 재미로 사는 게 아니라고. 맞다. 그랬었지. 그냥 그런 시기가 와도 그러려니, 인생 원래 이런 거지, 흘려 보내는 게 낫더라. 내가 우울한 터널을 지나왔듯 이런 시기도 또 지나갈 테니.

5. 행복하고 싶다
그러나 나는 여전히 불행했고, 사는 게 괴로웠고, 죽고 싶다는 생각이 꺼지지 않는 불씨처럼 자꾸 되살아나고는 했다. 행복하고 싶었다. 어차피 살아가야 하는 거라면 행복하게 살고 싶었다. 행복이란 무엇일까. 나는 행복에 대해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어떻게 해야 행복할 수 있을까. 행복하지 않았던 순간들을 되돌아보면서 행복을 위한 조건들을 찾으려고 애썼지만 완전무결한 행복은 너무 어려웠다. 사람이 늘 행복할 수는 없는 거더라. 또 누군가 그랬다. 삶은 기쁨과 슬픔, 고통, 아픔들로 이루어져 있고 죽음을 향해 가는 여정 속에 가끔이라도 행복을 느낄 수 있다면 좋은 것 같다고.

6. 나를 괴롭히는 것들에서 벗어나기
그런데 항상 행복할 수는 없다지만 덜 괴로울 수는 있는 거잖아. 우울증이 심했을 때 나는 남들도 다 겪는 일을 왜 나만 이렇게 힘들고 괴로워 할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왜 나는 이렇게 태어나서 남들은 덜 힘들 것도 나는 이렇게까지 힘든 걸까, 하고. 그래. 결국은 내 탓이었다. 언제나 나를 괴롭히는 것은 나였다. 내 예민함과 내 수많은 생각들이 나를 괴롭혔고 우울하게 만들었다.

7. 지나버린 일은 후회하지 말고, 바꿀 수 없는 것은 받아들이기
이미 일어나버린 것, 지나간 일을 붙잡고 백번 후회해도 시간을 돌릴 수는 없다. 살고 싶지 않지만 태어난 것, 가부장적이고 폭력적이고 무식하고 무능력한 아빠를 가진 것 같은 내가 어떻게 해도 바꿀 수 없는 것들을 붙잡고 괴로워 해도 달라지는 것은 없다. 어쩔 수 없는 것들은 그냥 어쩔 수 없는 것들이다.

8. 잊어야 할 일은 잊어요
나는 마음속에 응어리가 많은 사람이었다. 내가 받은 상처, 속상했던 일, 내가 겪은 억울함, 내가 손해봤던 일 등등을 전부 또렷하게 기억하고 마음에 쌓아두고 사는 것은 결국 나만 괴롭고 힘들어지는 일이었다. 잊기 힘들더라도 자꾸 의식해서라도 툴툴 털어버리려고 해야 했다. 살아보니까 적당히 잊고 넘어가는 것이 내 마음이 편해지는 일이었다.

9. 짜증도 습관이다
나는 사소한 일에도 짜증이 자주 나서, 나는 왜 이렇게 짜증이 많은 걸까, 내 성격은 대체 뭐가 문제일까, 생각했었다. 그런데 누가 짜증도 습관이라고 하더라. 그말을 듣고 보니 정말 그랬다. 짜증이 날 때마다 이게 이렇게까지 짜증날 일인가? 생각해 보고는 했는데 대부분은 그럴 필요가 없는 일이었다. 그냥 넘어갈 수도 있는 일에 굳이 짜증을 낼 이유가 없었다.

10. 나를 위로하는 법
그래도 때로는 지난 일이 후회되고, 내가 가진 환경이 억울하고, 속상했던 일이 자꾸 떠오르고, 별 거 아닌 일에도 짜증이 났다. 그래서 내 기분이 엉망이 되어버리면 그런 나를 달래고 위로할 사람도 나밖에 없었다. 그러면 나는 속에 있던 모든 걸 일기장에 쏟아내고, 다른 누군가가 나한테 그 힘든 이야기를 털어놓은 것처럼 위로의 말을 건넨다. 그래, 속상했겠다. 그건, 나라도 짜증났겠다. 이런식으로 다른 누군가가 나한테 말했다면, 내가 해줄만 한 말들을 나한테 해주고 나를 다독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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