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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외 웹소설에 뛰어들려는 이들에게 망한 후기 (추가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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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03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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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시장이 커지면서 연 억대로 번다는 작가도 나왔다고 기사도 나고, 평소 웹소설에 관심 있거나 글 재주 있어서 나도 웹소설 작가가 되어 보려고 하는 경우가 많을 거라 생각해. 고작 3종 낸 웹소설 작가지만 글 한 번 써 보려고 해.

 

내가 쓰는 장르는 로맨스, 로맨스판타지, 현대 판타지야. 지금까지 낸 3종이 이런 장르였고.

 

1. 정말 돈 많이 버나요?

 

: 많이 버는 작가들 많지. 아주 많아. 그런데 그건 잘 버는 작가들이나 잘 버는 거고, 부익부 빈익빈이 이쪽에서도 쩔어. 잘 버는 작가들은 월에 한 작품으로 몇천 찍기도 해. 그건 팩트. 그런데 그건 정말 일부라는 거.

 

현실적으로는 100만 원 버는 것도 힘들어.

 

예시를 들어볼게.

 

플랫폼 수수료는 30~45% 사이야. 그러니까 100만 원을 벌었다 치면, 플랫폼에서는 30~45%를 제하고 준다는 소리야. 그럼 남은 금액은 55~70만 원 사이. 여기서 끝이 아니야. 정말 네임드인 작가가 아니고서야 출판사랑 당연히 계약을 맺고 하겠지. 이쪽 바닥도 작가 후려치기가 심해서 신인 작가 이북 판매 5:5 주는 경우 많다. 신인이 잘 받으면 6:4, 어느 정도 기성 작가는 잘 받으면 7:3까지. 로맨스나 로판 BL 쪽에서는 8:2 계약은 아주 드문 경우. 판무 쪽에서는 8:2까지 계약 있음. 물론 작가가 8.

 

, 그럼 플랫폼에서 수수료 떼고 남은 금액을 출판사랑 나누는 거야. 절반으로 뚝 떨어지지. 그럼 거기서 끝이냐? 아뇨. 3.3% 제하고 받음. 결과적으로 말하면 100만 원 벌기도 힘들어. 내가 정산 받는 금액으로 100만 원을 받으려면 몇백 명은 내 책을 구매해야 해. 이북 값 2~3000원대잖아. 그 금액으로 100만 원을 벌려면 얼마나 힘들겠어. 억대 번다는 작가는 용이나 유니콘 같은 존재들이야. 원래 기사도 그러잖아? 잘된 사람만 기사에 나오고, 잘못 판 사람은 기사에 안 나와. 사람들은 성공 스토리를 좋아하지, 그 밑바닥에 깔리는 잘 못 파는 작가 인생 궁금한 사람 아무도 없어. 그게 현실이야. 그 기사들 잘 보면 플랫폼 어디 대표와 인터뷰했다고 나오잖아. 플랫폼 홍보야. 그 플랫폼에서 제일 잘 버는 톱5 이야기나 가능한 거고. 웹소설 작가 되면 정말 잘 버나요? 아뇨. 그건 환상입니다.


2. 나는 정말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를 쓰고 싶어! 클리셰는 싫어!

 

: 나 클리셰 안 좋아해. 그래서 나 마이웨이로 내가 그리고 싶은 대로 캐릭터 썼다. 젊은 층 많은 커뮤니티 독자들 평 보면서 여주는 당차게! 남주는 병약미 있는 것도 보고 싶다! 클리셰가 싫은 독자들을 위해 글을 썼어. 결론은 치킨값도 못 벌었다야. 클리셰 싫다는 사람들 많다지만 클리셰 그거 무시할 거 못된다?

 

클리셰 보면 되게 뻔한 이야기들 많잖아. 재벌 남주와 이어지는 신데렐라 스토리는 고정이고, 그게 아니라면 모두에게 나쁜 남자지만 내 여자에겐 따뜻한 도시 남자 스토리. 뭐 이런 스토리들 지겹지, 지겨운데 읽다 보면 이야기가 어떻게 흐를지 뻔하게 아는데도 보게 돼. 클리셰가 진부한데 왜 잘 나가는 줄 알아? 어떤 내용으로 흐를지 플롯 다 알겠는데도 쓰는 사람에 따라 맛이 다 달라. 우리나라 주말드라마들이나 저녁 일일드라마들 봐봐. 어떻게 흐를지 다 알겠는데 욕하면서 보게 된다? 킬링 타임용으로 좋거든. 알겠는데도 재미있는 거야. 클리셰가 괜히 클리셰가 된 게 아니야. 진부한데 사람들에게 꾸준히사랑받은 거거든. 스테디셀러가 괜히 스테디셀러게? 욕하는 사람 있어도 그게 재미있는 사람 수가 월등히 많으니까 스테디셀러가 되는 거지. 그런 현실이 싫다고 해도 어쩔 수 없어.

 

독자들의 마음을 파헤쳐 보자면, 독자들은 현실에서 느낄 수 없는 설렘을 느끼려 글을 보는 거야. 환상으로 대신 설레고 싶고, 글을 읽는 동안 재미있고 행복하고 싶은 거. 현실에서는 꿈꿀 수 없는 것들을 꿈꾸고 싶은 거고. 사실 판무도 마찬가지야. 현대 판타지도 보면 흙수저 성공기 되게 많다? 남성 독자들이 상대적으로 더 많은 판무 쪽도, 다들 지친 일상에서 벗어나 주인공에 몰입해서 내가 마법도 쓰고, 먼치킨도 되고, 흙수저였는데 구글 오너 뺨 때리는 부자가 되고. 환상을 꿈꾸고 싶은 거지, 현실에 있는 일을 그대로 가져오고 싶지 않잖아. 클리셰라고 하더라도 흙수저 성공기, 신데렐라 스토리가 잘 먹히는 이유는 바로 이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

 

내가 이런 소재를 가지고 있는데 기가 막히게 이것만 쓰고 싶다? . 써도 누가 뭐라고 하지 않아. 마이웨이로 간다고 하더라도 누구 하나 욕하는 사람 없어. 클리셰 없이 써도 누가 뭐라고 하지 않아. 하지만 하나 각오해야 할 건, 시장 트렌드를 벗어난 마이너한 글일 경우 안 팔리는 것도 감수해야 해. 나 같은 경우 서양시대 로판물이 싫어서 동양풍 현대 로판 썼거든? 왜 서로판만 봐야 하냐! 쫄딱 망함. 선인세도 못 갚고 있음. 로판을 예시로 들자면 다양한 서로판이 대세이고 트렌드인 것처럼. 시장 파악도 중요해.

 

웹소설 써서 돈 벌고 전업 작가가 되고 싶다면 독자들이 원하는 글을 써야 해. 독자들이 어떤 글을 보고 싶어하는지 잘 팔리는 글들을 읽고 분석하고 시장 트렌드 키워드는 어떤지 계속 봐야 해. 그리고 그 분석된 걸 한 번 틀어. 시장 키워드를 똑같이 쓰지 말고 한 번 방향을 트는 거야. 살짝 꼬기만 해도 어? 신선하네? 한번 읽어볼까? 하게 되거든. 클리셰, 시장 트렌드 분석 이거 상업 작가로선 되게 중요하니까 웹소설로 돈 벌려거든 꼭 참고했으면 해. 나는 마이웨이로만 가다가 망한 케이스라서, 다음 작품에는 클리셰 다 때려박고 시장 분석 철저히 해서 글 써볼 거거든. 전업 작가에 도전한다면, 상업작가에 도전한다면 클리셰에 대한 안 좋은 시선 보다는 왜 독자들이 원하는가를 알아줬으면 해. 내가 망하고 나서야 깨달은 거라서 꼭.

 

전업이 아니라 취미로 글을 쓴다면 마이웨이로 마음껏 써도 돼. 내가 쓰고 싶은 글 써도 돼. 전업이 아니니까. 내가 쓰고 싶은 글 써도 누구 하나 욕할 사람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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