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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외 내 잘못으로 얼떨결에 절교아닌 절교된 친구에게 연락해도 될지, 만약 덬이 내 친구라면 어떤 기분일지 듣고싶은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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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14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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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전후 사정을 적다보니 긴 글이 될 것 같은데 읽어준다면 정말 고마워.

나는 23살 무묭이고 제목에 쓴 친구는 14살 때 부터 작년 22살 상반기까지 잘 지낸 친구야.
중학교 1학년 올라 갈 때 이사를 가게 되면서 전혀 연고가 없는 학교로 가게돼서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을 때 나한테 먼저 다가와준 친구였고 얘기도 잘 통하고 유머코드가 맞아서 단짝친구가 됐어

2학년, 3학년때 다른 반이었는데도 역시 친구가 별로 없는 나를 어디든 데리고 다니고 자기 친구들도 소개시켜주고 나를 참 잘 챙겨주고 고마운 애였어.

나는 내성적이고 정적인 성격이고 친구는 외향적이고 활발한 성격이라 정 반대였지만 서로가 서로한테 좋은 영향을 줬어. 진짜 찰떡 궁합이 이런건가 싶을 정도였어

고등학교도 서로 전혀 다른곳으로 진학했지만 쭉 연락하고 시간되면 간간히 만나면서 성인이 될 때 까지 참 잘 지냈어.

성인이 되면서 인문계였던 친구는 대학교에 진학했고 나는 특성화고 출신이라 바로 취업을 했어.
이때부터 아주 조금은 틈이 생기기 시작했다고 봐.

서로 환경과 생활패턴이 너무나 다르고 관심사도 달라지고 만나는 사람도 달라지니까 나도 느꼈듯이 친구도 느꼈을거야 예전처럼 친밀한 사이는 아니란걸
저런 부분을 받아 들이기로 하고 그냥 서로 다른 각자의 일상을 공유하면서 잘 지냈어. 일상이 똑같은 사람 끼리만 친구란 법은 없으니까..
나처럼 직장 생활을 하는 고등학교 친구랑 더 깊게 지내면서 저 친구랑은 만나는 빈도수도 두어달에 한번 정도로 눈에 띄에 줄어들었지만 연락 할 땐 언제나 즐거웠어.

근데 친구의 체육대회, 동기들 이런 대학생활 이야기는 아무래도 내가 겪어보지 못한 부분이라 솔직히 저런 주제로 얘기가 나오면 어느 순간 그냥 적당히 맞장구 쳐주고 있더라고.. 진심으로 대화하지 않고 있었던거야
그리고 이 친구도 이미 나랑은 그냥 '오래 된 친구' 정도고 이 친구가 진심으로 친하고 더 많은걸 공유하는 친구는 나 말고도 아주 많거든.

그런걸 깨닫게 되고 나는 점점 더 이 친구랑은 더이상 예전처럼 돌아가긴 힘들겠다 싶었지

그러던중에 내가 작년 하반기에 우울증이 왔어.

그때도 여기 후기방에 조언을 구하는 글 쓴적도 있어.
그때 위로 많이 받았고 지금은 괜찮아졌어 고마워!

어쨌든.. 내가 매일 회사에서 울고 밤엔 자살하고싶고 이런 나날들 속에서 이 친구한테 일상적인 카톡이 오면 난 그걸 받아 줄 마음이 안드는거야.
되려 난 지금 너무 힘들고 죽고싶은데 이 친구가 마냥 잘 지내는걸 보니까 내가 더 박탈감이 드는거야.
정말 못났지 나..

그 날 이 친구가 마지막으로 보냈던 카톡이 자기가 시험기간이라 어디 카페에서 동기랑 공부중인데 책이 눈에 안들어온다는 내용이었을거야
그걸 보고 그냥 카톡방을 나가버렸어.. 읽씹한거지
이 친구한테 내가 우울증이란걸 말하고싶지 않아서 그냥 회피한거야. 치부를 드러내기가 싫어서..

그게 끝이야 그러고는 더이상 친구한테 카톡도 오지 않았고 나도 하지 않았고..

내가 더더욱 고민되는 이유는 내가 당시부터 지금까지 남자친구랑 놀러다닌 사진은 어디 갈 때 마다 배경화면에 걸어놨었거든.
변명처럼 느껴질진 모르겠지만 남자친구한텐 내가 다 털어놓고 매일 울고불고 해도 늘 다독여주고 곁에 있어줘서 내가 유일하게 기댈 곳이었고 우울증 일 때 엄청 의지하게 되면서 사이가 더 깊어졌거든.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힘들다고 얘기 했으면 분명 잘 들어줬을 친구인데 내가 친구한테 혼자 박탈감 느끼는 바람에 이렇게 된거야.
후회가 돼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나를 조여와 그 후회가..

지금 저 때로부터 8개월 정도 지난 것 같아.
내가 잘 지내냐고 다시 연락하면 친구가 싫어할까?
우울증이 극심해져서 나도 모르게 충동적으로 그랬던거라고, 괜찮아지면 다시 연락하려고 했다고 말하면 남자친구랑 놀러다니면서 사진은 찍어놓고 우울증이라고 둘러대는거 아니냐며 화내지 않을까 무서워..

그냥 내가 연락 안하는게 친구한테 도움이 되는걸까 아니면 다시 친구로는 못지내더라도 해명은 하는게 맞는걸까

나도 내가 너무 못난거 알아.. 저 친구 생각만 하면 가슴이 아려.. 나한테 그렇게 잘해줬던 친군데 내가 이렇게 등져버린게 스스로 너무 못나서..ㅠㅠ

저 친구한텐 나 하나쯤 없어도 상관없는 친구겠지만 난 아닌 것 같아.. 자꾸 생각이 나고 미안하다고 얘기하고싶어

연락 하는게 좋을까 안하는게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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