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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외 명절 응급실 근무 후기
2,234 17
2018.02.20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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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요약
혼돈의 카오스다.
1시간동안 50명이 접수함. 약 1분마다 접수.
환자 분류까지 1시간, 진료대기 2시간.
기다리는 사람들이 용하다.
중간에 생각해보니 덜 아프다고 접수취소도 한다.
솔직히 좀 기다려봐도 될 거 같은데
열 나자마자 뛰어오고,
설사하자마자 응급이라고 온다.
뭐, 이건 이해할수있다. 연 곳이 없는걸.
더 싫은 건, 자기 어머니 몇달만에 명절이라고 보고, 기력이 쇠하셔서 정밀검사하고 영양제 놔달라고 온다. 며느리에게 물으면 평소랑 비슷하단다.

이런 분들 사이에 중환이 섞여있다.
누구보다 신속히 처치가 필요한데
다 자기가 응급이라서 먼저 분류하는 꼴,
먼저 봐주는 꼴을 못 본다.
저 분 너무 안좋다고 하면, 내 새끼가 더 응급이라고 엄마 입장에선 누구보다 내자식이 응급이라고 비키라고 소리지른다. 그 사이 진료는 더 늦어진다. 심폐소생술을 해도, 하고있어도 쳐들어와서 죽을 사람은 놔두고 산사람에게 집중하라고 하는 거, 그거 실화다. 평소보다 중환이 많지는 않아도, 너무 많은 사람들 틈에 있어서 늦어지는 게 속상하다.

밥은? 못 먹는다. 원래도 잘 못 먹지만 물도 못 마시고, 화장실도 겨우 간다. 너무 배고파서 커피 하나 사왔다가 이렇게 아픈환자 두고 커피가 넘어가냐고 소리부터 지르는 사람이 또 있다. 저 이거 첫 끼예요, 진료 보게 앉으라고하니 히포크라테스선서도 모르는 인간이라고 욕만 해서 진료 볼수가 없다. 기다리게 한건 죄송한데 나도 먹고살려고 하나 사왔다고 하는데도 쌍욕만 해서 나도 화가 났다. 콧물 나서 오신분 기다리게 해서 죄송해서 도저히 진료 못보겠으니 다른데 가시든가, 얌전히 진료받든가 결정해서 알려달라고 나가시라고 하니 약 타서 간다. 약 타서 가기 전까지 유난히 어리고 약해보이는 간호사에게 저 여자 뭐냐고 싸가지가 어쩌고 하고 있어서 할말은 나한테 하시라고, 대신 당신 진상짓에지금 기다리는 환자들이 더 힘들어한다고 하니 앉아있던 다른 환자랑 보호자들이 슬슬 한소리씩 한다. 슬그머니 조용해진다.

몇 번의 명절을 맞이해도
참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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