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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외 복지 잘 되어 있다는 나라에서 사는데 오늘 좀 현타 온 후기 (살짝 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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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24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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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대생인데 여름방학 동안 변호사 사무실에서 일 배우고 있단 말이야 

그런데 주정부에서 경제적 자원이 낮은 사람은 무료로 법률 지원을 해주게 되어 있거든? 

그래서 우리 사무실에서 어떤 클라이언트가 이혼이랑 양육비 소송 거는 거 도와 주는데 ㅋㅋ 내가 이 사람을 별로 안 좋아함 

변호사랑 나랑 클라이언트 셋이서 볼 때는 생글생글 웃던데 

변호사가 바쁘기도 하고, 나도 일 가르쳐야 하고 하니까 기초적인 건 날 시킨단 말이야 

그래서 선임은 잠깐 셋업만 해주고 다른 업무 보러 가고, 나랑 클라이언트랑 1~2시간 둘이서만 있었던 적도 몇 번 있었음 

그런데 둘이 있으면 존나 무뚝뚝함 ㅋㅋ 그 사람은 백인이고 30대 중반인데 

내가 20대 중반의 여자고 유색인종이라서 그런 것 같다는 피해의식이 살짝 듦 


아무튼 이 사람은 애를 다섯이나 낳았음 

아이 아버지는 따로 살고 있고 그 사람한테서 양육비 받아내려고 함 

여기까지는 좋은데 아까 말한 그 경제적 커트라인... 그거에 해당하는지 알아내기 위해서 세금보고서랑 이것저것 가져와 달라고 했단 말이야? 

내역을 쫙 보니까 현타 오더라 ㅋㅋㅋㅋㅋㅋㅋ 


이 사람은 태어나서 일을 한 적이 한 번도 없다고 함. 그래서 소득세를 안 냄 

고등학교 졸업하고 학교도 안 가고 바로 애 아빠랑 결혼함 

그리고 10+년째 꾸준히 장애인 수당을 국가에서 받아옴 

혹시 갑상선이나 류마티즘 같은 건가 해서 약 먹는 거 있는지 물어보니까 그것도 아님 

복용하는 약 하나도 없고, 재활 치료 받는 것도 없음 

무슨 장애인지는 모름. 적어도 눈에 보이는 장애는 아닌데, 그렇다고 지능적인 장애는 아닌 것 같음 

여하튼 이 복지 수당이 현재 환율로 무려 한 달에 197만원이 나옴 .......... 

집을 갖고 있지 않음. 그렇지만 나라에서 뭔가 지원을 해주는지 월세가 한 달에 30만원임 

자가용 하나 갖고 있고 빚 하나도 없음. 


이 나라야 뭐 애들은 다 무상교육이고, 의료보험도 공짜니까 그런데 돈 들어갈 일은 없음 

그런데 보니까 애들 많이 낳으면 그것도 돈이 들어오대... 내가 학교에서 세법 공부하진 않아서 몰랐는데 이번에 처음 앎 

계산해보니 애들 다섯 명이면 한 달에 국가에서 주는 돈이 239만원임 ㅋㅋ..... 


도합 440만원 정도를 소비세를 제외하면 세금 한 푼 안 내고 꼬박꼬박 받아가는 거. 

일반적인 가정이면 당연히 월수입 440만원이면 절대로 국선 변호사 선임할 수 없는데 

저 사람은 수입이 없다는 루프홀 때문에 공짜로 변호사 사무실에서 몇 시간이고 상담 받을 수 있는 거 ㅋㅋ.... 

일반 사람은 시간당 기본 30만원, 최소 단위가 6분이어서 3만원 지불해야 하는 거 이 사람은 완전 무료임 ㅇㅇ 


1년 수입이 5300만원이라는 소린데 내가 진짜로 현타 온 점은 이거였음 

그렇게 뼈빠지게 최소 4년 학부 + 최소 3년 법대 + 1년 견습 해서 아무리 빨라도 20대 중후반에 어렵게 국선 변호사 된 사람들이 

연봉이 7천만원 정도 되는데, 소득 많을수록 세금을 더 많이 떼어서 실수령액은 5천이 좀 안 된다고 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대략 30% 정도를 뗀다는 소리 ㅋㅋㅋㅋㅋ 연차 차서 연봉 1억 가까이 받는 수준으로 올라가면 세금 40% 정도 뗌 ㅋㅋㅋ 환장.... 

결국 저 사람이 일 하나 안 하고 고스란히 받는 복지 수당이 변호사가 1년 내내 일해서 손에 쥐는 것보다 많다는 소리임 ㅋㅋㅋㅋ


게다가 이 나라도 요새 학력 인플레가 심해져서 mba/법대/의대/치대 등 전문직 종사하고 싶은 사람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기 때문에 

1년 학비가 2500만원이 넘음 (외국인 말고 내국인 ㅇㅇ). 이걸 3년을 하고, 혹시 학부에서도 빚 내서 공부해 온 사람이면 

쉴새없이 공부만 했어도 빚이 ㅋㅋㅋ 변호사 될 때쯤이면 1억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물론 주변에서 도와주는 사람들도 있고, 장학금 받는 사람들도 있고, 나처럼 여름에 일하면서 학비 벌어 내는 사람도 있지만 

아무튼 엄청 잘 사는 집 자녀 아니면 일반적으로 다들 2~3천만원의 빚은 지고 시작한다고 봐야 함 


그런데 이 사람이 애아빠에게 양육비 청구하는 내역 보면 

단순히 아이들 교육, 안과/치과비용, 옷 같은 필요 물품을 청구하는 게 아니라 

1년에 한 번은 올랜도 디즈니랜드 꼭 데려가야겠다, 아이들 댄스랑 농구랑 걸스카우트랑 수영 다 시킬거다, 

생일 선물로 애들한테 아이패드나 플스 사주고 싶다 (제일 큰 애가 13살임).... 

이런 명목으로 돈을 청구함...... 우리야 뭐 클라이언트가 해달라는 대로 해줘야 하는 입장이니 어쩔 순 없지만 

문제는 아버지라는 사람이 유복하면 모르겠는데, 그 사람도 배움이 깊지 않은 사람임 

고등학교만 졸업하고 바로 막노동 취직했는데 장애인도 아니고 아이도 하나도 안 키우니 복지수당은 0. 일은 하니까 소득세는 내지 

그 사람 세금신고 한 거 보니까 1년 수입이 2400만원 정도 되더라고.... 엄마의 절반도 안 되는데 ㅋㅋㅋ

물론 애는 둘이 키우는 게 맞음 ㅇㅇ 아버지가 내야 할 몫은 응당 내야 함 



그런데 나라에서 돈은 저렇게 펑펑 받아가면서 그마저도 모자라서, 해외여행 가고 비싼 학원 애들 보내고 최신 전자기기 사주겠다고 

굳이 그 길다는 소송을 애 아빠한테 거는 거 보고 참.... 


그렇다고 협조적인 것도 아님. 4살짜리 애기 맡길 곳 없다고, 베이비시터한테 돈 들면 아깝다고 투덜투덜 대면서 우리 사무실에 데려옴 

원래 규정상 3살 이상은 엄마/아빠 갈등에 대한 거 어느 정도 알아듣기 시작해서 상담 받을 때 아예 출입을 금지하는데 

하도 지랄지랄 하길래 이번 한 번만이라고 신신당부하고 같이 있게 해줬는데 

이 애새끼가 자꾸 나 일 하는데 와서 얼굴 쳐다보고 시끄럽게 하고 이것저것 같고 놀다가 지가 들고 있던 스마트폰 내 발등에 떨어트려서 상처 냄 

그런데 애엄마는 그거 보고 사과도 안 하고 ㅋㅋㅋ 서류 준비 언제 되냐고, 애들 이제 방학해서 자기 바빠진다고 빨리 해달라고 하는 사람임  


내가 사는 나라가 나름 복지가 잘 되어 있어서 자부심 느꼈는데 

뭐랄까 이렇게 보니까 ㅋㅋ 좀 그랬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형언하긴 어려운데 음.... 아 뭔가 내가 좀 되게 꼬인 인간 같고 ㅋㅋㅋㅋㅋㅋㅋ 

모든 사람이 사회의 유용한 구성원이 될 수는 없는 거겠지만 ㅋㅋㅋㅋ 

적어도 내가 쳐먹을 건 내가 만들고, 내가 싸놓은 똥은 내가 치우자는 주의라 ㅋㅋㅋㅋㅋㅋ 

애 다섯 낳으라고 강요한 사람 없는데 ...... ㅎㅎ 

오늘 계산기 두드려 보고 여러 가지로 현타 맞음 ㅋㅋㅋㅋㅋㅋㅋ 내 세금이 저렇게 가고 있구나 싶어서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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