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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외 초고도비만 위고비 1.5년 매우 장문의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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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02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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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요약

- 1.5년동안 체중 -45kg, 골격근량 -3kg, 체지방량 -40.1kg

- 시작 직전 건강검진에서 당뇨 전단계(하지만 매우 당뇨에 가까운) → 3개월차 피검사에서 정상으로 돌아와서 유지 중

- 시작 직전 건강검진에서 지방간 중증 → 9개월차 검진 시 경증으로 내려옴

- 가족력+비만으로 고혈압약 또래보다 빨리 먹기 시작했는데 살 빼면서 조금씩 용량 줄여서 지난주부터 끊었음

- 처음부터 1.5년 생각하고 있었고 목표 몸무게는 이미 1년 2개월차에 달성한 상태라, 혈압약 끊은 이번달부터 위고비도 용량 줄이기 시작함

- 최종적으론 앞으로 반년 안에 위고비 완전히 끊고 +5kg 내외로 유지하는 게 목표임 (제일 힘든 것만 남음..)

- 약에 대한 직접적인 부작용은 큰 건 없었는데 단기간에 체중감량 한 거에 대한 부작용은 꽤 생김

- 위고비 하면서 신체적 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많은 도움을 받았고 위고비 맞기로 한 건 정말 잘 한 결정이었다고 생각하지만, 그렇다고 이걸 평생 맞으면서 살고싶진 않음

 

 

1. 배경

- 시작 전에 혼자서 논문까지 여럿 읽어가면서 공부 진짜 많이 했고 부작용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

다만 1) 부작용 중 높은 확률로 발생하는 것들은 어떻게든 내가 살을 단기간에 빼는 과정에서 생길 수 밖에 없고 (탈모, 위장장애 등)

2) 낮은 확률로 발생할 수 있는 꽤 큰 위험의 부작용들 vs 내가 이 몸 상태로 평생 살면서 얻게 될 성인병과 그에 대한 부작용들의 확률을 비교하면 위고비쪽의 확률이 더 낮다고 판단했음

그래도 나 스스로의 판단을 백퍼 확신하진 못해서 병원도 대충 빨리빨리 처방전 주고 끝내는 소위 성지로 안 가고 비만치료쪽으로 유명한 3차병원으로 감

거기서 교수 붙잡고 꽤 오래 별거 다 물어보며 상담받고 최종적으로 위고비 맞기로 결정함

 

- 지금 생각하면 이게 진짜 잘 한게, 덕분에 매월 교수한테 상담/코칭 받으면서 진행할 수 있었음

교수도 꽤 친절한 편이라 궁금한 거 생기면 기록해뒀다가 10분 15분씩도 물어보는데 싫은 티 안 내고 엄청 자세하게 상담 해줘서 좋았고,

미처 생각치 못한 부작용이 좀 있었는데 그럴 때마다 전화로라도 물어보면 대처방안을 내주는 전문가가 있다는 게 나한텐 꽤 큰 이점이었음

그리고 매월 상담 갈 때마다 근육 빠져있으면 혼나니까.. 이것도 약간 도움됨ㅋㅋㅋㅋ

 

 

2. 제일 중요시했던 거

- 약을 평생 맞을 생각은 처음부터 없었어서, 이후를 생각해서 매번 내 한계?를 의식하고 기억하려고 노력함

한 끼에 어느정도 먹으면 배가 적당히 차는지, 어떤 종류의 음식을 먹어야 덜 더부룩하고 다음날 덜 붓는지, 소식좌의 삶은 어떤건지...ㅋㅋㅋㅋ

되도록이면 기록으로 많이 남겨두고 생활방식을 그거에 맞춰서 아예 바꾸려고 노력했고 완전히 다 바꾸진 못했지만 어느정도의 가이드라인은 세울 수 있었음

1.5년간 제일 큰 성과는 내가 소아비만으로서 평생 몰랐던 비-비만인의 생활방식을 알게 된 거라고 생각함

 

- 근육 빠지지 않게 하려고 정말 많이 노력함 (그럼에도 불구하고 삭제된 3kg..)

처음엔 막연히 운동으로 될 줄 알았는데 일상생활 하면서 틈틈히 하는 생활운동으로는 그저 유지만 되는거고 결국은 식사더라..

용량 2.4 기준 식사를 1일 1식만 해도 배고픔은 없고 억지로 1일 2식 하는 와중에 모든 끼니를 단백질 위주로 섭취함

밥은 초반 6개월은 아예 안 먹었고, 대신 탄수화물을 조금 먹게 될 경우 내가 좋아하는 걸로 먹었음 (떡 한입, 식빵 1/4조각 등)

최근에는 탄수도 좀 먹긴 하는데 여전히 쌀밥은 거의 안먹고 대신 면은 파스타/메밀면/두부면 같은걸로 양만 적게 해서 먹음

평생을 다이어트식으로만 먹을 순 없으니 반년 전부턴 일반식 범위 안에서 단백질을 늘리는 방법을 계속 찾아서 DB화 시키고 있음

근데.. 넘 단백질 위주인건지 건강검진 결과 다른 건 다 좋아졌는데 통풍 관련 요산수치는 계속 좀 높은 편이더라...

 

- 그 외엔.. 되도록이면 도시락 싸들고 다님. 한 달에 20일 출근한다 치면 보통 16~17일 정도는 무조건 도시락이었음

외식하면 단백질 챙기기가 어려워서도 있고, 직접 해먹는 음식보다 속이 더 더부룩해서 못먹겠는 것도 있고..

대신 도시락이라고 무조건 닭가슴살 싸다닌 건 아니고, 위에 말했듯 온갖 일반식에 양념 약하게/탄수비율 줄이는 방향으로 직접 만들어 먹음

그래서 집에서 엥간한 세계요리 다 해본거 같음

 

 

3. 병행한 운동

- 첫 반 년은 걷기 → 3개월 정도 인터벌로 점점 강도 높여가다가 → 이후 4개월쯤 러닝 열심히 함

보통 주중에 2~3일 출근 전 인터벌 30분, 주말에 러닝 이 조합으로 주 3회 이상 운동 하려고 노력했음

러닝이 생각보다 나한테 정말 잘 맞고 돈도 많이 안 들고 근육량 유지에 꽤 도움이 됐는데 체중감량 부작용(아래 말할 이관개방증) 때문에 지금은 그만뒀음

이후로 러닝 대체 운동을 찾고 있는 중이긴 한데 아직 완벽한 대체안은 못찾음ㅠ 앞으로 최소 10년은 내가 즐겁게 할 수 있는 운동을 찾고 싶은데 쉽지가 않다...

우선 이것저것 간 보면서 지금은 주 3일 홈트로 근력운동 + 주 1회 다인원 필라테스 병행 중

 

- 이외엔 8개월쯤 됐을 때부터 등산에도 재미 들려서 매주 동네 뒷산 올랐고, 이건 지금도 비만 안 오면 날이 덥든 춥든 가급적 매주 하고 있음

체력의 최대치를 늘리는 데는 등산이 진짜 최고인 거 같아.... 근데 이건 주에 여러번 하긴 어려워서 운동이 아닌 취미활동으로 분류해두는 중

 

 

4. 부작용

- 내 기준 제일 심한 부작용: 생리주기 어긋나고 없던 PMS 증상 생김

특히 PMS가 지랄났는데 생리 시작 하루 전 날 위로는 구토+아래는 설사함.. 문제는 약을 맞은지 4일 이내면 이 증상이 배로 심해져서 어쩔 땐 위경련까지 옴..

이 문제로 산부인과도 따로 가봤는데 근본적으론 급격한 다이어트가 원인이고, 몸이 내 새로운 몸무게에 적응하면 점차 나아진다고 함

문제는 내가 살을 계속 빼고있다는 거였고.. 그래서 첫째 달에 PMS 심하고 둘째 달에 몸이 좀 적응하나 싶다가도 셋째 달엔 그새 살이 빠져서 적응 못하고 개지랄떤다는 거...

최대한 부작용 줄이기 위해서 생리 주간에는 약을 건너뛰기도 하고 (이러면 위경련까진 안 오더라) 이것저것 많이 시도 해보는 중이지만 완전히 해결은 못함.. 그래도 이제 감량은 끝났으니 조금씩 나아지기만을 바라고 있음

 

- 두번째로 귀찮은 부작용: 이관개방증 생김.

이것도 약에 대한 즉각적인 부작용이라기보단 급격한 다이어트에 대한 부작용이긴 함..

귀에 있는 지방세포가 빠지면서 생기는 거라는데, 나는 혈압이 낮을 수록 / 활동을 많이 할 수록 증상이 심해짐.

일상생활 할 때도 자주 증상이 나타나서 불편해 죽겠는데 이거 뭐 어떻게 고쳐야 할지는 모르겠음.. 어쩌면 이게 난치병처럼 제일 오래 남을 부작용일 수도...

우선 얘땜에 러닝은 포기했고, 등산은 그나마 내가 속도 조절해가면서 쉬었다가 가면 되니까 무시하고 그냥 하고 있음

 

- 그 외: 기립성저혈압, 약 맞은 후 1~2일 정도 소화불량 (이땐 식사 한 끼만 먹고 탄수는 피해야 함..), 탈모, 추위 많이 타게 됨... 정도?

기립성저혈압은 혈압약을 이미 먹고있던 중이라, 의사와 상담해서 혈압약 용량을 차츰 낮추는 쪽으로 해결봄

그렇게 계속 낮추다가 드디어 지난주부터는 아예 안 먹기 시작.. 물론 완전히 끊은 건 아니고 한동안 매일 혈압 재면서 높아지지 않나 관리해야하긴 함

그리고 아마 겨울 되면 혈압이 대체로 더 높아져서 그때 한정으로라도 제일 약한 약 다시 먹어야 할 것 같긴 하다고 함...

어쨌든 거의 유일하게 좋은? 방향의 부작용ㅎ

 

 

5. 결론

- 이번 경험으로 확실히 느낀건, 고도비만은 진짜 질병임. 호르몬 질병.. 그리고 사람은 호르몬의 노예야.. 

나는 평생을 호르몬에 휘둘리면서 절제 못하고 살아 왔는데 약 하나로 그 모든게 해결된다는 게 좀 무섭기도 하지만 한 편으론 되게 큰 위로가 됐음

다들 나랑 비슷한 충동을 느끼는데 다른 사람들은 잘 참고 나만 의지가 없어서 못 참는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었단 걸 알게 된 거지..

예전엔 늘 자책하고 그거때문에 스트레스 받아서 더 폭식하기도 했는데, 어느정도 가이드라인을 세울 수 있어서 되게 괜찮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함

당연히 앞으로 약 없이 이 상태를 유지하는 게 지금까지보다 훨씬 더 힘들고 괴롭겠지만, 그래도 그 가이드라인만 따라가면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

 

그리고 운동 관련해서도, 나는 평생을 운동신경 없고 몸으로 하는 거 못하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살을 빼고 나니까 여전히 운동신경은 없어도(...) 체력만 키우면 내가 즐길 수 있는 운동은 여럿 있다는 걸 알게돼서 좋음

기존에 해왔던 다이어트 시도-실패의 무한의 기록과는 다르게 이번엔 운동의 즐거움을 알게된 것도 나한테 있어 되게 큰 자산이 되었다고 생각함

 

- 근데 그런 긍정적인 면에도 불구하고, 나는 혹시 모를 더 큰 부작용이 무섭기 때문에 위고비를 평생 맞고 싶진 않음

빨리 단약해서 완전히 끝내고 좀 더 어려워도 유지어터의 삶을 살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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