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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외 부모님이 '항상 옳은 존재'가 아니라는 걸 알려주고 싶은 후기 (정서적 학대에 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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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01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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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정서상, 부모님 말씀은 잘 들어야 하고

노인은 공경해야 한다는 의식이 뿌리깊게 박혀있는 경우가 많지





「 가족은 자연스럽게 군주제도를 본받게 되었다. 거기서부터 내가 이 책에서 유해한 교육이라고 부른 부모의 양육 규칙이 나온 것이다. 

우리는 마치 신에게 하듯 부모에게 순종해야 했다. 부모는 존경을 받아야만 했다. 아이들은 부모에게 절대로 목소리를 높이거나 화를 내서는 안 되었다.

군주제의 왕처럼 부모는 하나님 앞에서 책임을 지게 되어 있었다. 부부관계에도 계급이 있었다. 여자들은 남편에게 순종해야만 했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둘 다 자녀들을 때릴 수 있는 권리가 있었다. 아이들이 화를 내는 것은 특히 금지되어 있었고 벌 받을 일이었다. 

군주제에서 신하들이 화를 내는 것을 원치 않았던 이유는 분명해 보인다. 분노는 우리를 침해하는 사람들에 대항해서 싸울 수 있는 힘을 준다. 

우리의 분노는 우리의 권리를 보호한다. 신하들은 권리가 별로 없었으며 군주들은 그들이 자신의 권위 밑에 있고 항거하지 못하도록 확실히 해 두고 싶어 했다. 

분노를 허용해 주면 혁명을 일으킬 힘이 될 수 있었다. 부모의 권위는 왕의 권위를 반영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자녀들의 분노도 금지되었다. 

가족 안에서 힘의 위계는 명백히 비민주적인 것이었다. (P.15) 



부모가 어떻게 처신하더라도 부모를 존경해야만 한다고 배웠다면, 그 아이가 어떻게 이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수 있겠는가? (p.47)



- <가족>, 존 브래드 쇼 」






노인이라면 무조건 공경해야 하나?


달랑 한마디로 '노인'이라고 쉽게들 말하지만 이 세상에는 각양각색의 노인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너무도 잘 알고 있다. 

교과서 속 노인들은 죄다 착한 노인이라는 전제가 깔려있지만 일본 교도소에 얼마나 많은 노인이 수감되어 있는지 과연 알고나 하는 소릴까?(중략)

무거운 짐을 들고 있는 할아버지에게 다가가 말을 건네고 집까지 짐을 들어다준 아이가 그대로 그 집 안으로 끌려 들어갔다고 한다면, 

그땐 선생님들이 아이들에게 뭐라고 가르칠 작정인지. 


- 위험한 도덕주의자, 기타노 다케시」





다시 말해서, 부모이거나 노인이라는 것 하나만으로 옳은 존재가 될 수 없다는 거야.

그런데도 우리는 부모님의 말에 반박을 하면 '말대꾸'한다는 소리를 듣고

부모님의 뜻에 반대되는 일을 하면 '반항'이라고 비난하지.



성인이 되면서 크게 느낀 것들 중에 하나가, 사람은 아주 다양한 면을 가지고 있다는 거야.

자신을 희생해가며 가난한 사람들을 돕는 사람이 자기 자식을 학대할 수도 있고

엄청난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 누군가에게는 범죄사실을 믿을 수 없을 만큼 좋은 사람일 수도 있는 거지.

선과 악이 분명하게 나뉘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더라고.



그런면에서 부모라는 존재도 마찬가지야.

자식라는 존재를 낳고, 경제적으로 여러가지로 많이 애쓰며 키워주신 건 고마운 일이지.

하지만 자식에게 항상 좋은 영향만 끼쳤다고 말할 수는 없어. 설령 그러려고 노력을 했던 경우라도 말이야.




물리적 학대는 피해자가 일찍 깨닫는 경우가 많지만, 

정서적 학대의 경우는 그게 훨씬 늦거나 깨닫지 못하는 경우도 많은 것 같아.

눈에 띄게 폭력적이지 않은 경우도 많고, 일상적으로 매일 비슷한 강도의 스트레스를 받으면

그게 상처인지도 모르고 계속 살게 되니까.



나 역시 20대 중반이 넘어서야 많은 심리학 서적들을  읽으며 

정서적 학대의 피해자가 아닐까 하는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어.

그리고 부모님과 화해해서 잘 지낼 수 있게 되기를 무척 노력해왔지만

이런 노력은 양쪽이 다 변화의 의지를 가지고 있지 않으면 어렵다는 걸 깨닫게 되었지.

그래서 지금은 최선을 다해 부모님의 정서적 학대에서 선을 긋고 자신을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어.



지금 상황이 엄청 행복하거나, 정답이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야.

다만, 일상적으로 듣던 무례하고 폭력적인 말들을 거의 듣게 되지 않게 되서 좋아진 건 확실해.

마음 한 구석에는 부모님과 원만하게 지내지 못하는 것에 좌절감도 들고, 마음이 불편하다고 느낄 때도 있지.

TV나 영화에서 화목한 가족이 나오면 부러워서 눈물이 줄줄 쏟아지기도 해.

하지만 이제는 알거든. 내 가족이 저런 가족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모든 가족이 저런 이상적인 가족이 될 수는 없다는 걸.



급식덬이나 학식덬들 중에서 부모님에게 정서적 학대를 받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

가족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에 우울하고, 죽고싶은 마음이 드는 경우도 있을 거고.

그런 덬들에게 나는 더 화내라고 하고 싶어. 

너를 상처입히는 사람들에게 나에게 그러지 말라고 큰소리로 말하고, 

너 자신을 위해서 싸우라고. 그래도 누그러지지 않는다면 할 수 있는 최대한 선을 그으라고.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부모님은 항상 옳은 존재가 아니야.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서 키우려고 했을 경우라도 악영향을 줄 수 있어.


아주 작은 상처라도, 매일, 수십년간 계속 받다보면 마음이 온통 상처투성이가 되고 마니까.


부모님이 틀릴 수 있다는 걸 생각할 수 있으면 좋겠어. 그래서 어떻게든 스스로를 보호했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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