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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외 한강 작가 <소년이 온다> 읽으면서 혼자 광주 당일치기 다녀온 후기(긴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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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20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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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소추안 가결되고 민주주의 뽕에 가장 절여져 있던 토욜밤에 그냥 무작정 기차표 끊음

사실 이런 식의 여행이 계획에 없던 건 아닌데 계엄령때문에 늦춰진거에 가까워서 월욜 출근하자마자 연차 신청하고 주중에 다녀옴

굳이 평일이었던 이유는 그 날이 내 생일이어서..ㅋㅋ 셀프 생일선물 주고 싶었음

루트는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짤 중에 <소년이 온다> 읽으면서 광주 놀러 올 사람? 이었나 그런 여행 추천글 있었는데 그거 보고 그대로 따라함

분명히 캡쳐해놨었는데 어디갔는지 모르겠네ㅠ

 

 

* 기차타고 9:16 광주송정역 도착

내려가는 길에 <소년이 온다>를 3/5쯤 읽었음

사실 5년 전에 이미 읽었던 책이라 빨리 읽을 줄 알았는데 아무래도 내용이 내용이다보니 속도가 안 나서ㅠㅠ 계속 훌쩍이면서 읽다 쉬고 읽다 쉬고 함

 

 

* 아침식사: 송정떡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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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 내리자마자 9시반 오픈인 (아마도) 원조가게 가서 첫 손님으로 아침식사 거하게 함

떡갈비는 생각보다 그냥 평범~잘함 사이 정도의 맛이었고, 뼛국 첨 먹어봤는데 완전 내입맛이었음 점심이나 저녁식사였으면 한 번쯤은 더 리필해서 먹었을지도..

근데 혼자 간거고 메인메뉴와 반찬이 정말 다양하게 푸짐했고 더구나 아침이었어서 많이 못먹고 나온게 아쉬웠음

 

 

* 518민주화운동기록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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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철타고 금남로4가에 내려서, 정기해설 해주는 11시에 맞춰 도착

특정 시간마다 정기해설 해주는데 이거 듣는거 강력 추천함.. 해설시간은 원래는 4~50분 짜리인 거 같은데 1시간 넘게 해주심

518에 대해 어느정도는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전혀 모르고 있던 것들을 알게되서 좋았음

딴것보다도 난 '광수'라는 단어 자체를 여기서 처음 알게 됐는데 저런 조작에 짜집기까지 해서 어떻게든 518항쟁을 더럽히려 했다는게 넘 충격이었음

글구 나는 당일치기다보니 몇 시쯤엔 어디에 있어야 한다 정도는 생각하고 간지라 어쩔 수 없이 시간 맞춰서 나오긴 했는데,

여기서 꼼꼼하게 전시물들 살펴보려면 최소 2시간은 있어야 할 거 같음 (해설 1시간 + 직접 둘러보는거 1시간~1.5시간)

해설 먼저 듣고 다시 차근차근 돌아보는 걸 추천함 (근데 내가 원래 미술관/박물관 가면 엄청 오랫동안 자세히 보는 타입이긴 해)

 

 

* 518민주광장(분수대와 시계탑), 간식구입: 베비에르

다음 일정인 전일빌딩의 정기해설이 오후1시부터 시작해서 그 사이에 점심대용/선물용 빵 사러 베비에르 다녀옴

가는 길에 분수대랑 시계탑도 봤는데 어떻게 보면 그냥 조형물이지만 거기 얽힌 역사를 아니까 되게 뭉클하더라

베비에르는 더쿠에서 검색해보고 파인애플 어쩌구 빵이 사고 싶었는데 없었음ㅠ

대신 나 먹을 롱소세지빵이랑 마왕파이 하나 사고, 선물용 마왕파이 8개입짜리도 구입함

마왕파이 진짜 맛있더라... 이런 류의 구움과자? 먹어본 것 중에 최고였어ㅠㅠ 내 몫으로 하나만 산거 개같이 후회함

 

 

* 전일빌딩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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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시 50분쯤 전일빌딩으로 돌아감

결론적으로 여기 해설해주는 건 그냥 아무때나 10층 올라가서 데스크에 앉아계신 분께 물어보면 해주시니까 정기해설 시간 굳이 안 맞춰가도 됨!!! (평일만 그럴 가능성도 있긴 함)

글구 기록관 해설이 518 민주항쟁이라는 사건에 대한 전반적인 해설이라면, 전일빌딩 해설은 그런 기본지식이 있다는 가정하에 전일빌딩 자체에 대한 역사와 헬기사격에 대한 해설을 약 10분 안 되게 해준 후 헬기사격 관련 영상 보라고 틀어주고 사라지심ㅋㅋㅋ

전시실은 9~10층에 걸쳐서 있는데 공간이 작아 보여도 영상같은거 다 보면 은근 시간 걸리고, 나는 1시간 좀 넘게 살펴본듯

전시실 구역 중에 가짜뉴스나 거짓주장들 논파해 둔 부분 있는데 그런 가짜뉴스가 있다는 것 조차 처음 안 것들이 있어서 내가 이렇게 무관심했구나 싶었음...

아 이거 쓰면서 생각난건데 3층에도 전시구역 있다고 했는데 들리는거 까먹음ㅠ

 

 

* 카페245 (전일빌딩 8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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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층에 가면 분수대가 바로 보이게 앉을 수 있는 공간과 카페가 있음

원래 생각엔 <손년이 온다> 남은부분을 518버스 타서 보려고 했었는데 맘 바꿔서 음료 하나 시키고 분수대 보이는 자리에 앉아서 한시간쯤 더 걸려서 완독함

스무디 먹으며 코 훌쩍이는 사연있는 여자가 되...

아까 베비에르에서 산 빵을 여기서 책 읽으면서 까먹었는데 마왕파이 진짜 맛있더라22

 

 

* 국립518민주묘지 (+구묘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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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일빌딩에서 518버스 기다렸다 타는 대신 카카오택시로 이동함. 운행시간은 25분 정도, 금액은 13,000원 나왔음

신묘역은 완전 웅장하게 잘 조성해놔서 이런식으로라도 희생되신 분들과 남은 유족들께 어느정도 위로가 된다면 정말 좋은 일이다 싶었음

신묘역 중 1묘역에 있는 비문들을 다는 아니어도 꽤 많이 읽어봤는데 어린 나이에 돌아가신 분들도 너무 많고 다들 그냥 일상을 살아가던 평범한 사람들이라 넘 괴로웠고.. 특히 1묘역의 10구역은 행불자 묘역이라 묘석 앞쪽에 ㅇㅇㅇ의 '묘'가 아니라 ㅇㅇㅇ의 '령'으로 적혀있었는데 그것도 너무 슬펐음

아 글구 2구역에 안내표지 서있는 묘가 있길래 뭔가 봤더니 <소년이 온다>에서 '동호'의 실제인물이신 분의 묘였음ㅠㅠㅠㅠ

여기에도 518기념관이 있는데, 그당시 18일부터 27일까지를 시간순으로 잘 정리해둬서 괜찮은 전시였고, 신묘역 다 둘러보고 후문쪽으로 나와서 바로 길 건너에 있는 구묘역도 들림

3묘역 쪽이 민주열사 분들 모셔져 있는 곳이고 입구쪽에 그 유명한 전두환 기념비 밟아주기 에디션이 있길래 하루종일 쌓인 울분을 저 기념비 위에서 제자리뛰기 하며 조금이나마 풀어봄 ㅅㅂ진짜 너무 일찍 쉽게 죽었어ㅠㅠㅠㅠ

글구 전혀 생각 못하고 있다가 놀랐던게, 박근혜 정부때 물대포 맞고 결국 사망하신 백남기 농민이 거기 계시더라....ㅠㅠㅠㅠ

 

 

* 저녁식사: 현완단겸 상추튀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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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518묘지 갈 때 택시기사님께 먹을거 추천받았는데 기사님 따님이 서울생활 하다가 고향 오면 늘 친구들하고 상추튀김 먹으러 간다고 그러시길래 나도 먹어보기로 함< (저거 외에는 너무 무거운 메뉴만 추천해주셔서...ㅋㅋㅋㅋ)

근데 검색해보니 현완단겸이 젤 유명한 프차 같은데 518버스 루트나 광주송정역 부근엔 없더라고? 그래서 광주송정역까지 전철로 한 번에 갈 수 있는 상무지점으로 찍고 518버스->다른 버스로 한 번 갈아타서 감

혼자 온거라 남들 다 세트메뉴 먹을 때 나는 순수하게 오징어 상추튀김 하나만 시켜먹었고 첨엔 좀 심심한? 맛이라고 생각했는데 자꾸 그 맛이 생각낰ㅋㅋㅋㅋㅋ

지금도 이거 쓰면서 입맛 다시고 있음ㅎㅎ 담에 광주 올 기회 생기면 굳이 찾아가서 먹진 않더라도 이동루트에 있으면 한 번은 더 갈 거 같아

 

 

* 그 외

광주는 에스컬레이터가 서울보다 느린?거같음 (근데 오히려 좋아

518기록관이랑 전일빌딩에서 해설해주시는 분들 자꾸 울분에 차서 이번 123계엄령 얘기도 같이 하셔서 웃펐음ㅠㅠㅠㅠㅠㅠㅠ

전철로 이동하는거 빠른데 타는 사람은 별로 없더라 엥간해선 다들 버스 타고 다니는 것 같았음

전철역들 보는데 도심에서 ktx역보다 공항이 더 가까이에 있어서 서울사람 순간 인지부조화 왔음

나는 당일치기 여행이었어서 계속 시간 확인해가며 다녔는데 최소 1박2일로 와서 518묘지쪽은 둘째날 오전에 다녀오는 게 최선의 루트인 거 같음

이번에 다시 느낀건 대한민국은 진짜 광주에 민주주의 빚졌음 그것도 크게 엄청 크게 졌다.. 늘 미안한 마음 가지고 살아야해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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