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더쿠에 가입만 해뒀었는데... 여기 나보다 좀 더 오래 살아보고 다양한 경험을 한 사람이 많을 것 같아서 처음으로 글 올려봐..!
난 20살이고, 얼마 전에 수능을 끝내고 온 재수생이야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대학 들어가기 전에 사회성을 일반인 수준으로 기를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어
그동안의 인간관계를 요약하자면 (귀찮으면 마지막 문단만 읽어도 됨)
중2: 태생적으로 내향적이긴 했지만 나를 간택해준 외향형 친구들 덕분에 별 무리 없이 학교생활을 했음
중3: 이 해에 코로나가 터져 등교할 일이 잘 없어서 딱히 친구를 안 사귐, 중3 말에 이사를 감 (A지역 -> B지역)
고1 1학기: A지역도 B지역도 아닌 C지역의 고등학교(아예 다른 광역시에 있는 기숙학교)를 다니게 됨
원래부터 친구들이랑 연락을 자주 주고받지도 않았고 학교에서만 놀았기 때문에 A지역 친구들과 연락이 끊김
학교 특성상 인원이 소수였고, 그 중에서도 남학생이 압도적으로 많았음.
그런데 난 남자애들한테 다가가는 게 너무 힘들어서(여중을 나온 것도 아님... 공학에서도 여자들이랑만 놀았음) 같은 반 소수의 여학생들과 어울리며 지냈음
고1 2학기~고2: 여러 가지 이슈로 자존감이 하락함... 아무튼 이때부터 난 우리 학교 애들이 나를 싫어하는 것 같다는 판단을 함(근거는 없었음)
그래서 나 혼자 철벽을 치고 나 혼자 땅굴을 파면서 지냈음. 어느 정도였나면 나는 쉬는 시간이나 점심/저녁 시간, 심지어 기숙사에서도 누구와도 대화하지 않고 늘 에어팟을 꽂고 지냈음
고3: 정병은 나름 나았으나... 이미 관계가 견고하게 형성된 소수 집단에 내가 낄 자리는 없었음. 그래도 이때는 고3이라 입시에 집중할 수 있어서 인간관계로 힘들지는 않았음
재수: 수험생활은 힘들었지만 인간관계를 전혀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는 점은 최고로 좋았음ㅋㅋ
지금: 입시가 끝나서 개백수의 삶을 살고 있음. 학창시절 친구도 없고, 내가 지금 살고 있는 B지역 동네 친구도 없어서 어디 놀러다니지도 않는 중
16살 때부터 20살인 지금까지 친구를 안 만든 거니 올해로 이 생활만 5년째네
다들 연락할 친구 한 명쯤은 있는 것 같은데 난 그것도 없어
실제로 카톡 채팅창도 가족이랑 각종 알림톡 빼면 아무것도 없다 ㅋㅋㅋㅋ
무엇보다도 사람이랑 친해지는 방법을 모르겠어. 처음 본 사람과 어떤 얘기를 해야 하는지, 어색한 사람과 어떻게 친구관계로 발전하는지, 친구끼리는 또 무슨 얘기를 하며 약속은 어떻게 잡는지 등등..
이렇게 사는 게 불행하진 않거든? 난 혼자인 게 너무 좋아... 사람이랑 연락하는 것도 너무 기 빨려
그런데 수험생활할 때나 그랬지 대학에서도 여전하면 힘들잖아... 인간관계를 쌓아두는 게 여러모로 이득이기도 하고, 나도 좀 바뀌고 싶기도 하고..
그래서 말인데, 지금부터 대학 들어가기까지 약 2~3달 남았는데 그동안 내가 뭘 해야 할까?
사회성 기르는 방법으로 알바를 많이들 추천하는데 덬들은 어떻게 생각해? 알바 말고도 또 사람과 친해질 수 있는 방법은 없으려나...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