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 좀 바꿔보려고 머리를 짧똥하게 자르고
오늘 기분전환하러 혼자 사우나에 다녀오셨움
근데 좀전에 사우나 갔다가 집에 오는길에 만난 어떤 아주머니? 할머니? 얘기를 해주는데
너무 충격적이고 내가 다 속상한거야ㅜㅜ
엄마가 오늘 간 사우나는 김포에 있는 운양역이란 곳에 있었거든?
운양역에서 엄마가 지하철 타려고 기다리는데 누가 와서 말을 걸더래
“혹시 여기가 몇호선인가요?”
엄마는 엥 하고 당황했지만 여긴 김포골드라인이라는 지하철이고, 호선이 없다고 했어
그러면서 어디로 가시냐 여쭤보니 월곡역에 가야하신대
엄마는 월곡역이 몇호선인지는 아시는지 여쭈었더니 6호선이라 하셨다는거야
그래서 우리엄마 회사가 공덕 근처였어서 엄마는 별 생각 없이
“그럼 이 지하철 타고 가시다가 김포공항역에서 공항철도로 갈아타시고, 공덕역까지 가셔서 6호선 타시면 될 것 같아요”
이렇게 말씀드린거지
그랬더니 고맙다고 하시며 되게 안절부절해하시길래 무슨 사연인지, 어쩌다 이 곳까지 오게 되셨는지를 여쭤봤더니 사연이 대박이더라고ㅜㅜㅠㅠ
정말 오랜만에 아들 집에 가려고 주소만 보고 어찌어찌 지하철도 타고 버스도 타고 물어물어 겨우 여기까지 왔는데
운양역에 근처에서 나 여기 왔다고, 데리러 와줄수 있냐고 전화했더니 아들내외가 바쁘다면서 못간다 하더래
일단 엄마가 얘기해줄 때 여기서 1차 당황을 했지만 일단은 뭐 사정이 있겠지 하면서 계속 들었어
그래서 이분은 그래 그럴수있지 하셨는지 또 주위에 물어물어가며 아들내외 아파트까지 다 찾아가신거야
김포에 살거나 김포 아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운양역이나 장기역, 구래역 <<< 이쪽이 다 신도시라 아파트들이 굉장히 빽빽하고 높고 많고 그렇거든
그런데도 열심히 아파트까지 찾아가셔서 초인종을 누르셨대
이것저것 챙겨오시고 아들 볼 생각으로 오셨다는데, 며느리가 문을 안열어줬다는거야
그래서 난 여기서 2차당황을 했지
엥? 그게 말이 되나?? 집에 없었던거아니야?
이렇게 물어보니 아니래... 집에 있는데 그냥 묵묵부답으로 문을 안열어주더래ㅠㅜ
그럼 아들은?? 이랬더니 전화해도 아들도 답이 없었대
그분은 그래서 거기서 좀 허망히 기다리다가 그냥 집으로 돌아가려시는거였다고, 올 때도 몇시간을 돌아돌아 힘들게 왔는데 또 어느세월에 거길 돌아가나 싶어서 한숨을 계속 푹푹 쉬셨다고 하더라고...
난 이 얘기에 마음이 너무 아파서 계속 엄마한테 아냐 뭔가 사연이 있으셨을거야ㅠㅜㅜㅜ 계속 이랬는데
엄마는 그냥 씁쓸해하시며 그 아주머니분을 잘 지하철 태워드린 것 까지만 얘기하고 끝이라고 하더라구...
괜히 이 얘길 듣고나니 계속 떠오르고ㅜㅜ 맘이 불편하고 속상해
나 너무 F인가... 에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