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는 우리 지역 내에서도 가장 질 안좋은 동네로 유명해. 고등학교 둘이 들어가면 셋이 나온다는 말도 있을 정도로..
아무튼 그런 곳에서 초중고대를 졸업하고, 그냥 하루하루 흘러가는대로 남들 사는대로 살아왔어.
그런데 다들 알다시피 지방은 일자리가 없잖아? 그래서 지방에서 중소기업 사무직 몇년 하다가 안되겠다 싶어서 상경했는데 세상에 내가 정말 우물안 개구리였던거야...
정말 열심히 사는 사람도 많고 부를 일군 사람도 많고 생각이 깊은 사람도 많고 좋은 대학교 졸업한 사람도 많고 아무튼 내가 제일 못난 것 같더라고?
그래서 상경하고 몇년동안 계속 회사+공부 병행하면서 회사도 꾸준히 업그레이드 하고, 그러다 보니까 더 큰 목표도 생겨서 하루하루 즐겁게 달려가게 되더라.
아무튼 난 과거에서 벗어나서 어떻게든 잘 살아보려고 주말도 연휴도 그냥 안보내고 항상 공부하거냐 운동하거나 노력하면서 사는데, 본가만 다녀오면 우울한거야....
후줄근한 건물이며 알콜중독자 가득한 동네며 정신병자 이웃집이며 이런것도 다 진절머리 나는데 제일 힘든건 부모님이야..
불법 토토하면서 이상한 아저씨들이랑 몰려다니는 아빠, 그 많은 나이에 공장에서 휴가도 없이 일하면서도 자기는 다른 친구들에 비해서 운이 좋다고 말하는 엄마. 그리고 둘 다 내가 하는 노력들을 다 쓸모 없은 것 취급하고 머리아프게 왜 그렇게 사냐고 시집이나 가라고 앵무새처럼 말해...
내가 그런 말 듣기 싫다고 난 그렇게 살고 싶지 않다고 학생 때 노력 안했던 것 따라잡으려면 남들보다 훨씬 열심히 살아야하고, 난 물려 받을 것도 없어서 노력해야한다고 말해도 매번 또 오랜만에 보면 같은 소리를해. 근데 부모님이 정말 나한테 사랑한다 표현도 많이하고 잘해주고 그렇거든...? 저런 잔소리도 정말 내가 스트레스 안 받았으면해서 하는 잔소리들인거고...
정말 나는 부모님이랑 전화도 하기 싫고 명절, 생일에 네번 만나는 것도 만나기 싫어...ㅠ
본가 다녀오면 항상 1-2주는 마음이 꽉 막힌 것 같고 숨이 답답하고 눈물나...
사실 오래만난 남자친구 있고 남자친구는 결혼하고 싶어하는데 이런 모습 보여주기 싫어서 결혼도 못하겠어....
난 도대체 어떻게 해야할까..ㅠ
나같은 고민 했던 덬 있을까?
부모님 적게 만나고 적게 연락하는게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