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장에서 20키로 원판 빼다가 손미끄러져서 그대로 발등에 찧음
처음엔 붓지도 않았고 그냥 욱신거리는 수준+평일 밤이었기 때문에 일단 자고 다음날 아침에 병원가려고 마음먹었어
근데 자고 일어나니깐 땅에 발을 딛고 단 한걸음조차 걸을 수 없을정도로 아프더라
혼자사는데다 가족들도 원래 타지생활하는데 이날은 정말 다행히도 부모님이 근처 계셨어서 ㅠ
급하게 콜해서 겨우겨우 병원갔다옴
하필이면 발에서 가장 중요한 아치구조가 무너지는 바람에
보통 이런경우 99퍼가 수술해야한다는데 나는 그나마 경미한 수준이라 비수술 치료를 받기로함
근데도 최소 6주 통깁스치료-> 6주 아치깔창 착용하면서 재활
은 기본으로 깔고가야한다고 하심...
의사쌤 말씀듣고 눈앞이 깜깜해졌어
TMI지만 내 직장은 집에서 편도로 40키로 떨어진 외곽에 있어서 자차운전 없이는 절대 출근할 수 없는곳이었고
하필이면 오른발을 다쳐서 걷기는 물론 운전도 당분간 아예 할 수 없게 됨
다행히 직장에서 일단 한달간은 재택근무 하게끔 허락해줘서 집에서 업무를 보고있지만
이렇게 깁스 목발 생활하면서 여러가지를 느끼게 됨
특히 다리 불편하신 분들의 고충을 조금 이해하게 됐다고 해야하나
- 목발질은 생각보다 굉장히 힘들다
난생처음 사용해봐서 더 그렇겠지만 평소 운동해서 나름 체력좋은 편임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두팔로 본인 체중을 견디면서 걸어다니는게 쉽지 않더라
고작 200미터 남짓 목발로 걸어가는데 중간에 4~5번? 정도는 잠시 서서 숨 돌리면서 간듯...
- 대중교통은 꿈도 못꿈
구형버스는 아예 탈 수가 없고 저상이어도 목발로는 위험천만 그자체
지하철은 역까지 가는거 자체가 헬
결론은 밖에 나가려면 택시 외엔 선택지가 없음
- 가벼운 짐도 들기 어렵다
목발로 두 손의 자유를 잃으니 가벼운 컵 하나조차 들고 걸을 수가 없다
이때문에 혼자서는 카페나 패푸점도 가기 힘들었고 집에 있는 가벼운 쓰레기조차 내다버리기 힘들었다..
일반쓰레기는 비닐봉지를 손목에 걸어서 들고다닐 수가 있는데, 부피가 큰 종이상자 등등은 혼자 어떻게 버릴 방법이 없더라
청소도 마찬가지.... 청소기는 진짜 이악물고 목발짚으면서 겨우겨우 조금씩 돌릴 수 있었는데
바닥닦기는 그냥 불가능
집안이 점점 난장판이 돼가고 있다
- 혼자서 갈 수 있는 곳이 제한적이다
목발을 하면 목발을 한대로, 휠체어를 타면 휠체어를 탄대로 갈 수 있는 곳이 매우 제한적이다
며칠전 스타벅스를 갔다왔는데 대부분의 스벅 단독매장들은 2층에 화장실이 있고 스벅에 엘베가 있을리 만무하니.. 가는걸 포기했다
다리 불편하신 분들이 왜 밖에서 그다지 눈에 띄지 않는지.. 알 것 같았음...
밖에 나오는 거 자체가 미션인 느낌..
회복에 대한 불안감도 큰데다 원래 집에 있는걸 별로 안좋아해서
요 몇주간 너무 답답하고 우울했는데
간혹 외출 할때마다 주위에서 배려해주시고 도와주셔서 감사했어
병원치료 받고나서 기분전환하러 카페 갔는데
멀리서도 문열어주러 와주시고 테이블까지 커피도 서빙해주심,,
공동현관 카드키 직접해도 되는데 손수 열어주신 미화원분도 계셨구
얼마전 반찬가게 가서도 혼자 바구니에 담을 수 조차 없었는데 도와주셨고,,
아무튼 아직 깁스도 한참 해야되고 언제 원래의 발상태로 돌아갈 수 있을지 미지수지만.. ㅠㅠ
빨리 나아서 두발로 걷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