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한 시기는 기억이 안 남 찾아보면 나오겠지만 그렇게까지 확인하고 싶은 건 아니라서
어떻게 가챠중독에 빠졌는가를 말해보면,
원래 투디 오타쿠였지만 확률성 무언가를 해본적이 없었는데 친구가 게임을 같이 하자고 일년간 졸라서 시작하게 된 게 시작이었어
그 게임은 단순한 구조여서 별 생각 없이 하기 좋았고 최애가 생긴 뒤로는 무과금으로 할 수 있는 모든 컨텐츠를 깨서 재화를 모았어 언젠간 최애 상위 카드가 나오면 모은 재화로 얻고 싶었거든
근데 생각보다 너무 빨리 최애가 나왔고 모은 재화를 다 쓰고도 최애를 얻을 수 없었어
고민하다가 딱 한 번만 하자고 마음먹고 과금했고, 최애를 얻었어
근데 그게 그렇게 행복하더라 사실 난 그 때 우울증과 조울증으로 병원 치료를 받고 있었고 일상생활에서 행복을 거의 느끼지 못하고 있었거든
한 번은 두 번이 됐고 세 번이 됐고 그러다 결국 과금 할 때 몇 십 만원은 아무렇지 않게 쓰는 지경이 됐어
처음 돈을 쓴 게임은 천장이 없는 구조였는데 천장이 있는 게임을 시작하고 돈을 더 많이 쓰게 됐어
일정한 횟수를 돌리면 확정으로 카드를 준다? 너무 좋더라고 합리적이란 생각이 들었지
돈은 어디서 나왔냐! 나는 대학에 입학하고 과외를 시작해서 월 50에서 100만원의 수입이 있었어 그 수익의 대부분을 게임에 쓴 거야!
몇 년 동안!!
놀라운건 병원을 다니고 있었는데 의사선생님한테 게임에 돈을 그렇게 쓰는 걸 얘기 안 했어
변명을 하자면 당시 트친들이 나처럼 과금해서 다들 그렇게 사는 줄 알았어...
그러다 갑자기 이러는 게 좀 이상한 거 같단 생각이 들었고
친구(게임 하자고 한 애 말고 다른 친구)한테 내 상황을 설명하니 빨리 병원에 말하라더라고
바로 병원에 달려가 말했고 약 바꾸고 좀 나아지기 시작했어
한번에 벗어나진 못했고 과금 하고 병원 가는 걸 반복했지
ADHD인 경우가 많은 거 같던데 나는 조증 증세라 하셨어
들뜨면 충동적이게 되고 돈 쓰고 싶어지고 과금은 돈 쓴 결과가 바로 보여서 만족감을 빨리 얻을 수 있어서 그런 거 같다고 하시더라
사실 말이 좋아서 가챠중독이지 지금 생각하면 도박중독이랑 마찬가지였어
혹시라도 계획적이지 않은 과금을 하는 덬이 있다면 꼭 잘 생각해보길 바라
모두 건강한 덕질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