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퇴근하고 집으로 가는 길에
남친이 통화 가능하냐고 연락옴
가능하다고 했더니 전화가 옴
엄청 조심스러운 말투로 혹시 한 달 전에 예매한 연극 날짜 바꿀 수 있냐고 물어옴
엄청 인기 있는 공연이라 자리 없을 거라고 했더니
자기 회사 행사가 일요일에 잡혔다면서 평일은 안 되냐고 물어옴
근데 나덬은 평일도 저녁에 일정이 거의 다 차있는 사람임
그래서 그것도 안 된다고 했더니 어쩔 수 없지.. 하고 끊음
그리고 집에 도착했더니 또 전화가 옴
근데 첫 마디가
"인터파크 보고 있어?"
이거임.
여기서 1차 빡침.
내가 왜 인터파크를 보고 있어야 하냐고 묻자
혹시 자기 생각해서 인터파크 보고 있을 줄 알았다고 함.
아까 그냥 원래 날짜로 보기로 한 거 아니었냐고 하니까
그렇게 말한 건 맞는데.. 하면서 얼버무림.
본인이 지금 인터파크 보고 있는데 다른 날짜에도 좌석이 있다고 함.
그래서 내가 지금 날짜 얼마 안 남아서 백프로 환불 안 되고,
얼리버드 할인 받은 것도 다 무효된다고 했는데
본인이 푯값 다 지불할 테니 바꾸자고 함.
그래서 일단 취소하고 다른 날짜 봤더니....
남은 좌석이 다 존나 후진 좌석... 공연용 특수 망원경? 오클? 이런 거 껴야 하는 거...
2차 빡침.
사실 취소 후 같은 좌석으로 재예매 기능이 있는 건 알았지만
이미 남친 마음 속에 그 날짜는 없는 거니까 걍 공연 볼 의지가 사라짐.
그래서 그냥 보지 말자.
했더니 자기가 어떻게든 다른 날짜에 좋은 좌석 찾아놓겠다고 함.
그래서 됐다고, 평소에 바쁘다면서 좌석 언제 나올 줄 알고 그걸 지켜보고 있냐고 했더니
안 나올 수도 있는데, 그냥 이렇게 끝나면 자기가 너무 미안하니 시도라도 하게 해달라고 함.
그래서 알았다고, 니 마음대로 하라고, 하고 대화를 종료했는데...
남친이 전화를 안 끊는 거임.
그래서 그런갑다 하고 내 할 일 하는데 갑자기
"이제 전화 끊어도 돼."
여기에서 3차 빡침.
전화 정도는 그냥 니가 먼저 끊으라고!!! 소리가 나옴.
마지막 3차 빡침은 나도 좀 웃기긴한데
하여튼 저렇게 통화 종료됨.
오래 기다렸던 연극인데 갑자기 계획이 어그러져서 실망한 것도 있고,
남친 말로는 꽤 오래전부터 예정된 회사 행사라고는 하는데
그걸 이제 와서 얘기하는 게 어이없어서 더 그런 듯.
근데 자고 일어나니까 좀 내가 예민했나 싶기도 하고...
다른 사람이 볼 때 너무 어이없는 걸로 내가 화낸 거면
빨리 사과할까 싶어서 더쿠에 물어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