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그외 다 놓고싶어지기 일보직전 상태인 중기
749 1
2024.06.18 23:25
749 1

진짜 제목 그대로 다 던져놓고 땅굴 크게 파고 들어가기 직전이라는걸 집 들어오는 길에 깨달았어

 

그렇게 길게 살진 않았지만.. 27년 살면서 몇 번 땅굴 크게 파고 들어간 적이 있는데

땅굴 파면서도 땅굴 파는 내 자신이 싫었어서 이번엔 땅굴 파기 전에 막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할지도 모르겠어

 

만나서 놀 친구들은 있는데 내 속얘기 털어놓을 친구도 없어

근데 이젠 친구들 만나는 것도 지치고

작년엔 부지런하게 나가던 의미없는 모임 나가는 것도 지쳐

모임은 나가면 에너지 소모만 하고 일회성에서 그쳐버리니까 더 덧없다는 걸 얼마전에 깨달았어

 

그러다보니 집에선 잡생각만 많아져

생각 안나게 하려면 막 부지런히 움직이래

그래서 운동도 주 5일 이상 나가

취미생활도 가져보래

그래서 이것저것 시도 많이 해봤어

책도 읽어보고 베이킹도 해보고 전시회도 다녀와보고 영화 미친듯이 보러 다니기도 하고

직무 공부도 하고 영어공부도 하고 다 해봤는데

그냥 그 뿐이야 흥미도 안생기고 오히려 안움직이면 안돼 하는 강박만 생기고..

 

생각 없애려고 시작한 운동도 즐겨서 하는 게 아닌 모양이 됐어

회사 다니면서 약간의 우울증도 겪으면서 일부러 사람들 만나러 다녔더니 6~7키로 찐 내 모습이 너무 싫어서

운동마저 안하면 이 마지노선도 뚫리고 더 찔까봐 강박 아닌 강박이 생겨서 미친듯이 운동해

운동하면 기분이 좋아진다는데 난 오히려 스트레스만 받아..

 

자기한테 근사한 식사 대접하면 좀 나아질거래서

한동안은 집에서 나한테 요리를 해줬다?

근데 그것도 소용 없었어

그거 다 치우는 것도 내 몫이고 집구석은 좁아서 요리 한 번 했다 하면 온 집안이 난리나있고

냉장고에는 다 못먹은 재료들이 썩고..

 

취업해서 서울 올라온 것도 기쁘지 않았어

다들 가족들이랑 살거나 주변에 상경해서 사는 친구들이 많던데

나는 진짜 혼자 올라와서 어딘가 붕 떠있는 기분이었거든

본가도 나와 산지 10년 다 되어가서 안정적인 기분도 안들고

자취방도 내 집이라는 느낌이 안들고

챗바퀴 굴러가듯 살고 있는데 그래서 나는 누구고, 어디가 내 집이지? 라는 생각만 들어

 

그래서 더 회사동기들, 모임 사람들한테 처음에는 정을 많이 줬던 거 같은데

나는 친하다 생각했는데 전혀 안친했나봐

나한테도 일회성인 사람들, 그 사람들한테도 일회성인 나

라는 걸 느끼고 나니까 나도 모르게 다시 벽을 치더라

어차피 퇴사하면, 모임 나가면 안볼 사람들이겠구나 라는 걸 인지하니까

갑자기 무력해졌어

 

위에서 살 쪘다 했잖아

살찐 내 모습이 너무 싫어서 다이어트를 했더니 머리카락이 너무 많이 빠져

또 거기에 스트레스를 받아

 

위에서 한 말 중에 또 다른 말 있잖아

친구들 만난다는 거 지친다구

진짜 지쳐

내가 나를 너무 몰아낸건지 마음에 여유가 없으니까

친구들 만나서 얘기해도 다 자기들 자랑같고 나는 한없이 못난 사람 같아

내 얘기는 해도 듣는 둥 마는 둥 하는 것처럼 보이니까 더 내얘기는 안하게 되고 나도 모르게 날카롭게 대해

물론 내가 오해하는 부분도 있겠지만 굳이 풀어갈 힘조차 없어 이제

 

그래서 다 내려놓고 생각 안하기를 주제로 떠나볼까 싶었는데

어디로 떠나야하지 부터 시작해서 생각하니까 또 스트레스 받아

계획 없이 떠돌아다니는 거에 너무 큰 스트레스가 있어

그래서 찾아보면 거기에 또 스트레스를 받고 감흥도 없어져..

 

 

이걸 그냥 계속 묻어두고 있었는데

오늘 퇴근길에 중간에 내려서 계속 걸었거든

아무리 걸어도걸어도 누가 뒤에서 끌어당기고 있는 것처럼 앞으로 나가질 못하는 기분이 들더라

갑자기 숨막히면서 다 내려놓고 싶더라고

갑자기 한순간에 모임도 나가고 sns도 다 끊고

카톡은 회사가 있으니 삭제는 못하지만 회사동료들, 회사단톡 빼고 그 외 가족들,지인들 개인톡, 단톡은 다 숨겨놓거나 지워버릴지도 모르겠다

운동도 다 그만두고.. 그냥 다 내려놓을까.. 다 답답하고 숨막히고 싫다..

하고 있을, 그러다 진짜 그래버릴 내가 눈에 보이는거야

이게 옛날엔 땅굴파면 눈물부터 났는데

지금은 눈물도 안날 거 같더라

 

 

근데 또 막상 땅굴 파고 들어갈 나를 생각하니까

땅굴 파면서 또 힘들어하고 스트레스 받아하고 땅굴 나왔을 때 또 덮치는 무력감이나 외로움이 더 힘들걸 알아서

놓지말자 놓지말자 하고 붙들고 있는데

이럴 때 어떻게 해야할지도 모르겠어서 뭔갈 하려는 거 자체가 강박인가 싶어서

그냥 내 존재 자체가 강박인가 싶어서

마음의 여유를 갖는게 뭔가 모르겠어서

 

정처없이 글 써봐..

목록 스크랩 (0)
댓글 1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쿠우쿠우 블루레일X더쿠❤️] 🍣초밥 더쿠들을 위한 프리미엄 회전 초밥 식사권 증정 이벤트🍣 759 00:07 7,113
공지 공지접기 기능 개선안내 [📢4월 1일 부로 공지 접힘 기능의 공지 읽음 여부 저장방식이 변경되어서 새로 읽어줘야 접힙니다.📢] 23.11.01 4,528,400
공지 비밀번호 초기화 관련 안내 23.06.25 5,362,715
공지 ◤더쿠 이용 규칙◢ 20.04.29 21,776,454
공지 성별관련 공지 [언금단어 사용 시 무통보 차단 주의] 16.05.21 23,029,626
모든 공지 확인하기()
179224 그외 비잔정 먹다가 단약한 덬들 재발여부가 궁금한 중기 1 01:26 202
179223 그외 집에 바퀴가 자꾸 보여서 심란한 중기 3 01:10 234
179222 그외 영어 잘하는 덬들한테 간단한 번역관련 질문을 하는 후기 2 00:35 376
179221 그외 정신과 이제 안가도 되는 후기 1 00:28 289
179220 영화/드라마 인사이드아웃2 보고온 후기 1 06.26 287
179219 그외 집 매매로 갈아타기 관련 궁금한 초기ㅠ 7 06.26 510
179218 그외 현금영수증 못 챙겨서 속상한 후기 2 06.26 792
179217 그외 엄마가 늙어가는 것 같다고 하실 때마다 슬픈데 덬들도 그러는지 궁금한 중기 2 06.26 399
179216 그외 곰팡이 빵 선물받은 후기 9 06.26 1,105
179215 영화/드라마 핸섬가이즈 진짜 약간의 스포후기 1 06.26 307
179214 그외 중이염에 대해 궁금한 중기 4 06.26 481
179213 그외 요가랑 필테중에 좀 골라주라...(상황설명 유) 10 06.26 771
179212 그외 덬들도 밖에 나갔다가 샤워하고 나오면 목 엄청 마른지 궁금한 중기 3 06.26 507
179211 그외 씽크대에서 특정시간에 음쓰냄새가 확 나는데 비슷한 경우가 있는지 궁금한 초기 2 06.26 539
179210 그외 20대후반 이후에 교정한사람들 잇몸 안녕한지 궁금한 후기 17 06.26 916
179209 그외 사람 눈치를 병적으로 봐서 괴로운 후기 4 06.26 688
179208 그외 방 3개 사람 4인이면 선풍기가 몇개여야 적당할지 궁금한 후기 29 06.26 1,404
179207 그외 휠체어 이용자도 갈 수 있는 홍대 맛집 추천받고 싶은 초기 3 06.26 494
179206 그외 교정했던 치과 아닌 곳에서 유지장치 제거 가능한지 궁금한 후기 9 06.26 792
179205 그외 의사말도 안듣는 부모님 어찌해야하는지 조언 구하는 중기 15 06.26 1,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