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그외 다 놓고싶어지기 일보직전 상태인 중기
808 1
2024.06.18 23:25
808 1

진짜 제목 그대로 다 던져놓고 땅굴 크게 파고 들어가기 직전이라는걸 집 들어오는 길에 깨달았어

 

그렇게 길게 살진 않았지만.. 27년 살면서 몇 번 땅굴 크게 파고 들어간 적이 있는데

땅굴 파면서도 땅굴 파는 내 자신이 싫었어서 이번엔 땅굴 파기 전에 막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할지도 모르겠어

 

만나서 놀 친구들은 있는데 내 속얘기 털어놓을 친구도 없어

근데 이젠 친구들 만나는 것도 지치고

작년엔 부지런하게 나가던 의미없는 모임 나가는 것도 지쳐

모임은 나가면 에너지 소모만 하고 일회성에서 그쳐버리니까 더 덧없다는 걸 얼마전에 깨달았어

 

그러다보니 집에선 잡생각만 많아져

생각 안나게 하려면 막 부지런히 움직이래

그래서 운동도 주 5일 이상 나가

취미생활도 가져보래

그래서 이것저것 시도 많이 해봤어

책도 읽어보고 베이킹도 해보고 전시회도 다녀와보고 영화 미친듯이 보러 다니기도 하고

직무 공부도 하고 영어공부도 하고 다 해봤는데

그냥 그 뿐이야 흥미도 안생기고 오히려 안움직이면 안돼 하는 강박만 생기고..

 

생각 없애려고 시작한 운동도 즐겨서 하는 게 아닌 모양이 됐어

회사 다니면서 약간의 우울증도 겪으면서 일부러 사람들 만나러 다녔더니 6~7키로 찐 내 모습이 너무 싫어서

운동마저 안하면 이 마지노선도 뚫리고 더 찔까봐 강박 아닌 강박이 생겨서 미친듯이 운동해

운동하면 기분이 좋아진다는데 난 오히려 스트레스만 받아..

 

자기한테 근사한 식사 대접하면 좀 나아질거래서

한동안은 집에서 나한테 요리를 해줬다?

근데 그것도 소용 없었어

그거 다 치우는 것도 내 몫이고 집구석은 좁아서 요리 한 번 했다 하면 온 집안이 난리나있고

냉장고에는 다 못먹은 재료들이 썩고..

 

취업해서 서울 올라온 것도 기쁘지 않았어

다들 가족들이랑 살거나 주변에 상경해서 사는 친구들이 많던데

나는 진짜 혼자 올라와서 어딘가 붕 떠있는 기분이었거든

본가도 나와 산지 10년 다 되어가서 안정적인 기분도 안들고

자취방도 내 집이라는 느낌이 안들고

챗바퀴 굴러가듯 살고 있는데 그래서 나는 누구고, 어디가 내 집이지? 라는 생각만 들어

 

그래서 더 회사동기들, 모임 사람들한테 처음에는 정을 많이 줬던 거 같은데

나는 친하다 생각했는데 전혀 안친했나봐

나한테도 일회성인 사람들, 그 사람들한테도 일회성인 나

라는 걸 느끼고 나니까 나도 모르게 다시 벽을 치더라

어차피 퇴사하면, 모임 나가면 안볼 사람들이겠구나 라는 걸 인지하니까

갑자기 무력해졌어

 

위에서 살 쪘다 했잖아

살찐 내 모습이 너무 싫어서 다이어트를 했더니 머리카락이 너무 많이 빠져

또 거기에 스트레스를 받아

 

위에서 한 말 중에 또 다른 말 있잖아

친구들 만난다는 거 지친다구

진짜 지쳐

내가 나를 너무 몰아낸건지 마음에 여유가 없으니까

친구들 만나서 얘기해도 다 자기들 자랑같고 나는 한없이 못난 사람 같아

내 얘기는 해도 듣는 둥 마는 둥 하는 것처럼 보이니까 더 내얘기는 안하게 되고 나도 모르게 날카롭게 대해

물론 내가 오해하는 부분도 있겠지만 굳이 풀어갈 힘조차 없어 이제

 

그래서 다 내려놓고 생각 안하기를 주제로 떠나볼까 싶었는데

어디로 떠나야하지 부터 시작해서 생각하니까 또 스트레스 받아

계획 없이 떠돌아다니는 거에 너무 큰 스트레스가 있어

그래서 찾아보면 거기에 또 스트레스를 받고 감흥도 없어져..

 

 

이걸 그냥 계속 묻어두고 있었는데

오늘 퇴근길에 중간에 내려서 계속 걸었거든

아무리 걸어도걸어도 누가 뒤에서 끌어당기고 있는 것처럼 앞으로 나가질 못하는 기분이 들더라

갑자기 숨막히면서 다 내려놓고 싶더라고

갑자기 한순간에 모임도 나가고 sns도 다 끊고

카톡은 회사가 있으니 삭제는 못하지만 회사동료들, 회사단톡 빼고 그 외 가족들,지인들 개인톡, 단톡은 다 숨겨놓거나 지워버릴지도 모르겠다

운동도 다 그만두고.. 그냥 다 내려놓을까.. 다 답답하고 숨막히고 싫다..

하고 있을, 그러다 진짜 그래버릴 내가 눈에 보이는거야

이게 옛날엔 땅굴파면 눈물부터 났는데

지금은 눈물도 안날 거 같더라

 

 

근데 또 막상 땅굴 파고 들어갈 나를 생각하니까

땅굴 파면서 또 힘들어하고 스트레스 받아하고 땅굴 나왔을 때 또 덮치는 무력감이나 외로움이 더 힘들걸 알아서

놓지말자 놓지말자 하고 붙들고 있는데

이럴 때 어떻게 해야할지도 모르겠어서 뭔갈 하려는 거 자체가 강박인가 싶어서

그냥 내 존재 자체가 강박인가 싶어서

마음의 여유를 갖는게 뭔가 모르겠어서

 

정처없이 글 써봐..

목록 스크랩 (0)
댓글 1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닥터벨머X더쿠 븉방 이벤트💙] 올여름 인생 #겉보속촉 '오일페이퍼 비건 선쿠션' 체험 이벤트 345 06.28 23,604
공지 공지접기 기능 개선안내 [📢4월 1일 부로 공지 접힘 기능의 공지 읽음 여부 저장방식이 변경되어서 새로 읽어줘야 접힙니다.📢] 23.11.01 4,635,503
공지 비밀번호 초기화 관련 안내 23.06.25 5,481,829
공지 ◤더쿠 이용 규칙◢ 20.04.29 21,861,183
공지 성별관련 공지 [언금단어 사용 시 무통보 차단 주의] 16.05.21 23,114,324
모든 공지 확인하기()
152701 그외 디지털 디톡스하면 여가 시간에 뭘하는지 궁금한 초기 6 00:19 1,235
152700 그외 제습기 따뜻한 바람때문에 고민이야 ㅠㅠㅠㅠㅠㅠ😢 11 06.29 1,700
152699 그외 과외 학생을 어디서부터 손대야 할지 감이 안잡히는 중기 4 06.29 1,433
152698 그외 자취방 제습기 용량이 고민인 초기 4 06.29 848
152697 그외 남자친구가 운전 연수 시켜준 후기 6 06.29 1,498
152696 그외 보통 다음에 보자고 하면 이번에는 보기 어렵다는 거야? 3 06.29 1,303
152695 그외 이거 체력 많이 낮은건지 궁금한 후기 13 06.29 1,480
152694 그외 재수하는데 절박하고 간절함을 찾고싶은 마음이 간절한 중기 12 06.29 1,307
152693 그외 실손 현장조사 궁금한 초기? 후기? 2 06.29 973
152692 그외 두돌 지난 아기 유아차 고민중인 중기 11 06.29 1,210
152691 그외 인생 어떻게 풀릴지 모른다지만 당장 많이 불안한 후기 2 06.29 1,287
152690 그외 당뇨병이신 할머니한테 암생각없이 제로음료 나눠드렸는데 너무 좋아하셔서 놀란 후기.. 4 06.29 2,325
152689 그외 요즘 좋아하는 것마다 병크 터지는 후기 3 06.29 1,634
152688 그외 강아지 산책 매일 시키는 덬들에게 궁금한 초기 16 06.29 1,979
152687 그외 대구 가볼만한곳 추천받고싶은중기 5 06.29 1,189
152686 그외 인스타 피드 고정 기간이 궁금한 초기 2 06.29 1,507
152685 그외 자신의 삶에 만족스럽고 행복다고 느끼는 덬들 있는지 궁금한 후기 7 06.29 1,941
152684 그외 운동화 추천 부탁하는 초기 5 06.29 1,686
152683 그외 디저트 파는 매장이 너무 더러운데 민원을 어디다 넣어야 하는지 궁금한 중기 9 06.29 2,549
152682 그외 빼박 adhd증상은 있는데 이게 스마트폰때문인지 고민되는 후기 10 06.29 1,4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