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롭게 살고 있던 원덬에게 갑자기 아래 톡이 날아왔음
? 갑자기 변호사 등기요?
놀라서 급하게 찾아보니 변호사사무실에서 등기 오는 건 좋을 일이 없다고 함
보통 고소하기 전에 내용증명 보내거나(?) 뭐 그런 용도라고 함
(법알못이라 잘 모름 틀렸으면 알려줘)
너무깜짝놀라서 생각해보니 나는 고소당할 일을 다른 쪽으로는 전혀 한 게 없고
그나마 쥐어짜듯 생각해 본 게 더쿠에서 많이 본 악플 고소였음
그때부터 나의 몇년간의 삶을 돌아보기 시작함
우선 더쿠나 다른 커뮤니티나 sns 등등 내가 인터넷에서 흔적을 남긴 모든 곳을 뒤져보며 기억을 쥐어짜내봄
다행히 내가 댓글을 거의 안 쓰는 편이라 의심할 뭐가 많진 않았지만
일단 고소를 당했다고 생각하니 그냥 무심코 남긴 댓글도 넘어가지지가 않았음
아주 조그만 부정적인 내용이라도 의심하게 됨 ㅠㅠ
그으으으나마 악플 요소가 있다고 생각하게 된 게
모 연예인에 대한 기사에 예전에 좋아했는데 실망이라고 댓글 단 거였는데
진짜 욕도 안하고 딱 그정도였는데 다른 건 전혀 아니니까.... 일단 그것 때문에 고소당했다고 대충 잠정적으로 결론을 내림
그리고 악플 고소에 대해 검색하기 시작함
뭐 모욕이 있고 명예훼손이 있는데
인터넷에 쓰면 쉽게 퍼지니까 처벌이 더 커지고
뭐는 징역 몇년 이하에 벌금 몇백만원 이하 어쩌고 하니까 불안감이 더 심해짐
파워N인 원덬은 이미 머릿속에서 경찰서에 끌려가서 조사를 받고 판사 앞에 끌려가 눈물의 호소를 하다가
수갑을 차고 포토라인에 서고 유치장에서 콩밥을 먹고 빨간줄 그여서 취업도 못하고 내인생이무너지고 있었음
(때마침 가족이 보고 있던 tv에서 모 가수가 포승줄에 묶여서 연행되는 모습이 나오고 있었음
그거 보고 어머니는 ㅉㅉ 하시는데 나는 오만 생각이 다 들었음...)
내인생이 무너지지 않으려면 합의를 해야하나 돈없는데 어쩌지
아냐 아무리 생각해도 고소당할 정도 잘못은 아닌데 나도 변호사선임을 해야하나 근데 좋은변호사는 어떻게찾지
하면서 가족에게 말도 못하고 혼자 끙끙대다가
...그렇게 공포의 n시간을 보낸 후 등기를 받았는데 엄청 두툼한거임
? 하고 받았는데
...
......
며칠 전 a모사에서 개인간 중고거래로 산 책이었음
판매자가 변호사님이었고 택배가 아닌 등기로 부쳐주신거임
하 변호사님........ 왜 변호사사무실등기로 부쳐주신 겁니까 ㅠㅠㅠㅠ 법알못 일반인은 진짜 놀란다고요......
등기봉투도 법률사무소에 변호사 뫄뫄뫄 찍혀있는 걸로 왔단말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래도 책 정리중이신지 엄청 싸게 샀고 안 산 책도 서비스라며 넣어주셔서 마음이 풀림
변호사님 이름 찾아보니 좋은 일도 많이 하시던데 역시 무고한 소시민을 괴롭히지 않는 좋은 분일 줄 알았음(?)
사태가 해결(?)되고 나서 법 전공한 지인에게 이야기하니까 엄청 웃었음
그냥 변호사에게 등기온다는 메시지만 받았을 뿐인데도 별 생각 다 들고 엄청 무섭더라
딱히 나쁘게 살진 않았지만 앞으로도 더 착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음 ㅠㅠㅠㅠㅠㅠ
앞으로 변호사에게 등기 올 일이 더는 없겠지... 없길 바람 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