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 해외(일본)에서 사는 맞벌이 부부야. 아기는 좀 이르지만 9개월 무렵부터 어린이집에 보내고 있어
처음 한 달쯤 많이 울었지만 좀 적응해서 잘 다니나 싶었는데
얼마 전부터 데릴러 가면 선생님이 앞에 나와서 노래 부르고 율동하는 거 다 따라하는디 우리애만 혼자서만 울고 있던 적이 몇 번 있었어
참고로 그 얼집에서 우리애 월령이 제일 어리고 다른 애들은 제일 차이 안 나는 같은 클래스 애들 두 명이 20개월, 24개월이고 나머지 만 두 살 이상 아이들 10명 정도인 클라스가 같은 교실 쓰고 활동도 많이 같이 함
우리 애는 이제 막 걷기 시작했고 다른 애들에 비해서 너무 아기라 뭐 그런 단체 활동에 잘 참여할 거란 생각은 아예 안했고 다만 담임 선생님하고 좀이라도 떨어지면 울고 그러나 싶어서 선생님 우리 애땜에 힘드시죠 하는 맘으로 설마 하루종일 이렇게 울고 땡깡 부리면서 지내는 건 아니죠? 하고 물어봤는데..,
담임 선생님 말씀이 A(우리애) 는 B나 C (같은반 20개월, 24개월) 에 비해 요구하는 것도 많고, 고집도 있는 편이다. 다른 교실에서 놀거나 늘 보는 1층 선생님이 아니라거나 하는 늘 익숙한 환경이 아니면 많이 운다. 아직은 월령이 어려서 그럴 수 있지만, 이게 두세살까지 계속되면 자폐증 검사같은 걸 해보시라.
라고 하시는거야…
뭐 선생님이 우리 애가 자폐라고 땅땅 하신 건 아니지만 그 후로 저 말이 너무너무너무 신경쓰여서 우리 애의 모든 것이 다 맘에 걸리더라구
내가 봤을 때
1. 눈맞춤, 호명 잘 됨
2. 모방 행동 잘 됨
3. 포인팅 잘 됨(엄청 많이 함)
4. 엄마랑 상호작용 좋음
5. 사람한테 관심 많음(지나가는 사람한테 멈춰서 빠이빠이하고 관심받으려함)
6. 수용언어는 주세요, 바이바이, 이쁜짓, 잘먹겠습니다, 박수, 이름 부르면 손들기 뭐 그런 거 잘 됨(이게 수용 언어 맞나)
이런 점을 보면 전혀 자폐랑 연관이 없어보이는데
1. 14개월인데 유의미한 발화 없음(엄마 아빠 안 함)
2. 걸어다닐 때 손 잡기 싫어함 (막 앞으로 나가다가 멀찍이서 엄마 한 번씩 쳐다보긴 함)
이런 점은 또 염려되는 부분이야…
하루종일 눈에 보이는 거 죄다 포인팅하면서 아-쥬(뭔뜻인지 모름), 닷, 챳 이런 소리로 뭔가 말한 뒤에 나를 쳐다보면서 반응을 기다림. 내가 가리키는 사물에 대해 즉각 올바른 이름을 알려주면 (엄마, 버스, 붕붕, 사과 뭐 이런식으로) 내 입모양을 빤히 보긴 하는데 발음을 따라하려는 의지는 1도 없어보임. 무조건 뭐든지 아-쥬, 아-쥬
얼집 선생님은 낯선 환경 힘들어한다고 하셨는데 내 입장에선 딱히 그런 것도 못 느꼈거든… 데리고 나가면 어디든지 빨발거리고 돌아다니고 낯설거나 무서워하는 그런 걸 한 번도 못봐서…
어린이집 선생님이 뭔가 저런 뉘앙스의 말을 한 게 그냥 말한 건 아니겠지? 진짜 너무 걱정되고 신경쓰이는데 내가 볼땐 딱히 자폐라고 의심할 만한 징후가 안 보여서 후기방 덬들이 볼 때 내가 걱정해야 할 뭔가가 있다면 알려주면 고마울 거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