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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창업 준비중에 느끼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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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25 0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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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에 들일 기계를 알아보러 황학동을 다니던 중에 들은 말이 있음. 기계를 살까 말까 고민하는 나에게 사장님이. `등산은 일단 산에 가고, 올라가다보면 힘들어도 어떻게든 정상까지 간다` 라고 하시더라.  본인 경험(취미가 등산이셨던것같고)에서 나온 말이기도 할거고. 아마 응원을 해주신다는 말로 하셨을 거라고 생각함. 

 

목표를 정해 놓고 시작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없지. 그게 수험이 되었건, 연애가 되었건, 인간 관계의 시작이 되었건 용기를 내서. 서툴더라도 뭔가 하지 않으면 얻는게 없는게 삶이라고 하는데... 맞아...  

 

그런데 문제는 위험이지. 실패의 크기가 어느정도인가, 실패를 해도 수정과 수습이 가능한가가 있잖아.  동네 뒷산에 오르는 건 중간에 그냥 내려오면 그만이고, 설악산도 정해진 루트를 골라서 올라가다가. 정 힘들면 남의 도움을 받아서 내려올 수라도 있지. 알지 못하는 산에 어림짐작으로 챙긴 장비를 가지고 오르는데, 잘못 되더라도 누가 도와주러 오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그건 낙관주의 하나로 어떻게 될 일은 아니겠지.

 

게다가 같은 루트라고 하더라도 여러가지 변수가 있잖아. 기후, 온도, 주야간. 봄날 낯에 다른 사람들과 함께 오르는 산은 즐겁고 좋은 추억이 되겠지만. 한겨울 갑자기 내리는 진눈깨비로 등산로가 안보이는 상황이면... 산을 내려간 후에야. 좋은 경험이라고 말할 수 있겠지.

 

창업은 본인의 사업을 시작한다는거더라고. 본인이 없으면 운영되지 않는 작은 기업을 경영자와 생산자로서 지탱해 나가야하고...  선택이 시간과 노력과 돈의 플러스와 마이너스의 결과로 이어짐. 한 번 잘못한다고 바로 실패하진 않지만, 꾸준히 전반적으로는 옳은 선택을 해야 겨우 생존하고 그 다음을 도모할 수 있더라고. 

 

그럼에도 창업은 준비하는 것만으로도 가치가 있다는 생각은 듬. 직원의 입장과, 관리자의 입장과, 사장의 입장은 다르잖아.  지금 눈 앞에 있는 관리자와 사장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창업을 준비하는 입장에서 본다면 좀 다르게 보이더라고.. 세계가 좀 넓어지는 느낌이었어. 

 

마찬가지로.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것도 흥미로웠음.  꾸준히 보다보니까. 본인이 왜 성공했는지 알고, 당시의 조건이나 자신의 한계를 잘알고 있는 사람이 많지는 않더라. 그냥 `나는 이러했으니까, 너도 어떻게든 될거다!` 라는 사람들도 많아. 결국은 다들 본인의 이야기를 하고, 인정받고 싶고. 자기 사업에 투자하라는 목적이 있으니까 성공담을 말해주겠지만... 

 

재미있던건 `스스로를 자기 객관화 하고, 자신의 말로 말하는 `사람은 성공했다는 사람들 중에서도 극히 소수더라. 그 사람들의 통찰과 조언은 진짜 큰 도움이 됨.. 

 

물론 많은 것을 보고 듣는다고 꼭 창업을 하게 되진 않다더라. 나도 몇 년 동안 준비하면서 창업 여부를 두고 수십번을 마음을 바꿨었어. 지금은 `전반적인 시장이나 업계가 다행히 성장 여지가 있고, 거기서 내 자리를 마련할 수 있겠다`란 확신이 들어서 하는걸로 정했음.  아마 최초 선택지에 있던 카페나 샐러드쪽 창업이라고 했으면, 아마 주저없이 접었을거임. 주변 사람들에게도 하지 말라고 단언했을듯.  

 

제일 중요한건 본인이 창업을 해도 될, 즉 스스로 사장이 되고 진행할 만한 의지와 역량이 있냐는 확신이 들어야한다고 하더라고. 그게 없으면 절대 하면 안된다고 하더라. 성공을 하더라고 불행한데 왜 스스로 불행해지려고 하냐고. 거기에 사업을 하면서 만날 사람들 - 고객, 거래처, 업계인- 들은 자신이 예측하고. 대처할 것 까지 생각하면... 

 

최근은 창업을 하기에 좋지 않은 시기라고 해. 인플레이션도 그렇고, 경기 전망도 그렇고.... 요즘 식당을 하는데도 최소 1억은 들어야하고. 카페도 비슷하게 들어야한다는 이야기를 업계인에게 들었어. 뭐. 그보다 적게 해도 가능은 하겠지만. 실패 확률이 높아지고. 노력으로 채워야할 부분이 많겠지.  

 

어쨌건 그럼에도 `하고 싶고, 가능성이 있어보이고, 어떻게든 하겠다는` 상황이면 하는 게 맞겠지. 나도 그렇게 모든 것을 갖추려고 노력중이야. 

 

.... 그 날의 이야기를 마저하자면. 나는 등산 이야기를 한 사장님에게 그 물건을 사진 않았어. 그 사장님이 터무니 없이 물건을 비싸게 팔거나, 하자 있는 물건을 팔거나 하진 않았음. (물론 좀 비싸고 깎을 여지가 있긴 했으나...). 샀더라면, 원금 회수가 약간 미루어지는 정도였을거라고 생각함. 기계를 사기에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생각이 좀 들었을 뿐이야.  다른 기계를 알아보면서 겪은 위험에 비하면. 아주 작은 부분이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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