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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표인데 또 구구절절 얘기하기 좀 그래서..문제되면 바로 지울겡 댓글로 얘기해조
덬들한테 물어보구 댓글 꼼꼼히 읽으면서도 어쨌든 참고 살아보려고 했거든
돈도 은행에 묶여있고 부모님 집에서 같이 살면서 한푼이라도 모아야하니까..
근데 그 짧은 시간에 별의별일이 다 있었어
집에만 들어가면 깔려있는 불편한 공기, 그 사이에서 눈치 봐야 하는 거, 엄마 한탄과 아빠에 대한 욕 들어줘야 하는 것 등 결국 엄마랑 나 사이도 안 좋아지고
부모님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나의 정신건강이 너무 피폐해지더라
맘이 죽을 것 같이 답답해서 정신과에 가서 상담도 했는데 의사가 얘기해주신 걸 종합해보니 결국 인생이 모두 선택의 결과더라.
내가 엄마의 인생의 선택을 대신 해줄 수 없듯이 나도 나 자신을 위해서 미루지 말고 선택해야 될 때였어
어떤 선택이든 후회와 미련이 남고 포기해야 하는게 아깝겠지만 나를 위한 방향이라면 망설이지 말고 선택해야 하는 거였어
결국 예금적금 깨고 독립했어. 최근에 이사도 다 했어
나 독립한다고 엄마한테 말할 때 왜 자기만 남겨두고 떠나냐고 하시더라. 울컥했는데 내가 집에 남아있으면 아무것도 달라질게 없고 지금 상황보다 나빠질 일만 남아있다구 했어
그리구 엄마가 아빠랑 살아왔던 과거의 인생을 더이상 억울해하지 말고 앞으로 엄마 자신과 엄마 인생만을 생각하면서 무엇이든 선택하라고 했거든 너무 힘들면 내가 갔다왔던 것처럼 정신과에 상담 가서 다 털어버리구 오라구
근데 여러 가지 걸리는게 많으신가봐
우선 경제력도 없고 다 나이 든 이후에 혼자 사시려니 무섭고 외할머니가 치매 걸리셨눈데 이혼 얘기 안 들려 드리고 싶은 마음도 있으시고, 아빠랑 재산상 얽힌게 너무 많은데 그걸 다 정리하려니 배보다 배꼽이 큰 것 같더라구
난 당사자가 아니니까 그 지옥에서 빨리 빠져나와라 계속 참고 사는 엄마 인생이 불쌍하지 않냐 얘기를 쉽게 하지만...
아빠가 내 앞에서 죽는 걸 꼭 볼거다 이러면서 속 터지는 소리만 하고 계셔 그때까지 참고 산 엄마 인생은 누가 보상해주는데,, ㅠ하
어제 본가 가서 닥터 차정숙 드라마 새벽까지 같이 봤는데 집중해서 보셨어 이입되고 공감된다구.
아까도 전화와서 아빠가 이렇게 말했는데 넌 어떻게 생각하냐 아빠 욕 한바탕 하시고 어디다 얘기할 데가 없다 한탄조로 얘기하시더라
집에 남아있었으면 나도 동화되어서 같이 우울해지고 기분 찝찝할 텐데 공간 분리되니까 잔상만 조금 남고 덜 생각나고 그래. 엄마 한탄은 전화 걸려올 때 들어주거나 본가가서 얘기로 들어주는 걸루 하려구.
부모님의 냉전은 앞으로도 계속되겠지만 난 거기서 빠져나왔어 조금은 부모님 문제에서 멀어졌고 머리가 가벼워졌어 맘도 많이 편해졌어
마지막으로 고맙단 말 해주고 싶어
덬들이 진지하게 댓글 달아줘서 다시 짚어보고 생각해볼 수 있었어
나도 덬들의 선택을 응원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