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까 어느 무묭이가 쓴 글 밑에 정성들여 댓글을 쓰고, 등록을 누르려다 실패했어 ㅋ 그래서 이왕 쓴 글 새 글로 판다.
별일 아니었다니 정말 다행이다. 엄니한테 의사가 그런 말 한 게 사실이냐고, 제대로 들은 거 맞냐고 추궁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해. 의사가 짜증내면서 무례했을 수도 있고 엄니가 과도하게 해석하셨을 수도 있지.
다만 내가 지나고 보니 엄마가 늙어가는 걸 잘 못 느끼는 바람에 겪었던 갈등이 많았던 게 생각나더라고. 요새 우리 엄마가 이상하다, 우리 엄마가 저런 사람이 아닌데 왜 저러지? 하는 생각으로 엄마와 나 자신을 괴롭힌 적도 많았던 것 같아. 아. 물론 이건 원덬이네 엄니 얘기를 듣고 떠오르는 울엄마 이야기인데,
울엄마가 원래 엄청 똘똘하고 공정하고 판단력도 좋은 사람이었단 말이야? 근데 어느 순간부터 너무 감정적일 때도 있고 사리에 안 맞는 말을 하면서 우길 때도 있더라고, 지나고 보니 그게 다 노화의 한 과정이었던가 싶어. 늙으면 애가 된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더라. 표현력, 이해력, 청취력, 해석력, 이런 게 다 툭툭 떨어져. 마치 아이들이 자랄 때 놀라운 속도로 발전하는 것처럼, 사람이 늙을 땐 놀라운 속도로 퇴화하더라고. 그냥 다, 그럴 수 있지, 그래, 그럴 수 있어 하는 마음으로 엄마 많이 감싸주고 사랑해드려. 원덬 어머니 건강을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