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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외 임신 유지가 어렵지만 헤쳐나가고 있는 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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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20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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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은 정말 하는 것도 유지하는 것도 너무 어려운 것 같아.

결혼 후 남편이랑 1년정도 잘 지내다가 어느순간 아기를 원한다고 바로 생기는 것도 아니고 이제 피임없이 자연스레 아기를 기다려 보자 했는데 신기하게도 아기가 바로 찾아와줬어.

그땐 임신의 영역에 대해 완전 무지했을때라
와 임신 별거 아니네!!그냥 한방에 되네!!!하고 말도 안되는 소리도 하고 다녔지.
1차 기형아검사 2차 기형아검사 다 무사히 넘어가고
이제 시간 잘 채워서 건강히 낳기만 하면 되겠다 하며 마음을 완전히 놨을 무렵 정밀검진에서 아기 기형을 발견했어.
낳아서 키울 용기도, 그렇다고 뱃속에서 태동하며 잘 있는 아기를 보낼 용기도, 그 어떤것도 선택할 수 없어 몇날 며칠을 울다가 결국 아기를 22주에 보내줬어...

그 일은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들고 슬픈 일이었어.
사는게 무의미해지고 세상 모든게 슬퍼서 원래 밝았던 내 성격으로 돌아갈 수 없다고까지 생각했지.
근데 정말 시간이 약이라고 차츰차츰 괜찮아 지더라고.
물론 한번씩 문득 슬픔이 밀려와 혼자 몰래 울기도 많이 울었지만.

그렇게 보내준 아기가 떠난지 11개월쯤 지났을 때 다시 우리 부부를 찾아와줬어. 흐리게 뜬 임테기 두줄을 보고도 ‘오류일거야 말도 안돼’하며 기쁨보다는 의심부터 했고 믿을 수가 없어 그날 임테기만 3번을 했어.

첫 임신에 너무 큰 상처를 받아서 또 그런일이 있을까봐 아기한테 온전히 정을 다 주지 못했고, 주변사람들에게 알리지도 못한채 지내다보니 아기는 무럭 무럭 자라서 15주가 되었어.
임신에 안정기는 없지만 그래도 이제 슬슬 주변 사람들에게 알려도 되겠다 하며 하나 둘 알리기 시작하던 때...
어느날 뭔가 이상해서 병원을 가니 자궁경부가 다 열려서 아기 양막이 삐져 나왔다고...양수도 새고있어 주말동안 분만이 진행될거라는 얘기를 들었어.

두 번이나 중기유산은 너무 가혹하지 않나...
절망적인 마음으로 주말을 보내는 동안 다행이도 아기는 잘 버텨줬고
월요일에 다른 병원으로 전원해 자궁경부를 묶어주는 수술을 할 수 있었어.
수술을 하기 전 의사선생님이 수술 중 양막이 파열될수 있다 했는데 나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고 그저 수술이 잘 끝나기만을 빌었는데 정말 정말 감사하게도 수술이 잘 되어 일단 급한 위기는 넘긴 상태야.

지금 나는 18주고 37주까지 무사히 아기를 뱃속에서 키워내는 걸 목표로 하루 22-23시간은 누워만 있어.
앞으로 5개월은 더 계속 이렇게 누워 지내야하고,
아직은 이른 주수라 갈 길이 멀지만 분만이 진행될거라던 주말 잘 버텨준 아기를 생각하며 나도 최선을 다해 아기를 지킬거야.

나중에 후기방에 꼭 출산후기, 육아후기까지 남기는 날이 오기를 바라며 덬들의 응원을 받고싶어 글 써봐!

지금 임신중인 덬들 육아중인 덬들 모두모두 화이팅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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