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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외 엄마를 짝사랑한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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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05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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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조금 넘게 살면서 사랑해본 사람이라곤 엄마밖에 없어
엄마가 너무너무 좋아서 엄마랑 같이 있는게 좋았고 같이 뭐만 해도 좋았고 어려서 뭐 할줄아는것도 없으면서 학교에서 동아리시간에 만든거까지 전부 엄마한테 갖다주고 그랬어
엄마가 웃는거 엄마가 좋아하는거 보면 나도 너무 행복했어 그래서 엄마가 행복했으면 좋겠으니까 아빠랑 이혼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나는 어떻게 되든말든 별로 상관 없었어 그냥 엄마가 행복했으면 좋겠으니까
지금 생각하면 사랑의 ㅅ도 모를 어린애 주제에 정말 사랑했구나 싶네

근데 엄마는 내가 엄마 사랑하는거의 반의 반도 나를 안 사랑한 것 같아
부모자식은 평생 짝사랑 관계라던데 나는 조금 뒤바뀐 짝사랑 같지
나랑 있으면 귀찮고 지겨웠나봐
내가 학교에서 뭐라도 열심히 만들어서 갖다주면 엉성한걸 굳이 왜 주는지 이해가 안 갔나봐
그래서 나를 버렸나봐 내가 싫어서
내가 세상에서 제일 무서워하고 싫어하는게 아빠라는걸 알면서 아빠한테 떠넘기듯 나를 버렸나봐

어릴땐 버려질만 해서 버려졌다고 생각했어 내가 예쁘지 않아서 내가 싹싹하지 못해서 밝고 명랑하지 못해서 여우같이 굴지 못해서
그리고 나도 독립적이고 간섭받는거 싫어하는 성격이고 엄마도 그러니까 나같아도 애키우기 싫고 혼자 살고 싶겠다고 생각했어
근데 이제와서 이해가 안가 남들은 나이 들면서 엄마를 이해한다는데 나는 오히려 이제와서 엄마를 이해하지 못하겠어
왜 나를 낳은걸까 꼭 그렇게 별다른 이유도 없이 날 버렸어야만 했을까 세상에 기댈데 하나 없었는데 아무렇지 않은 척 살다가 어느순간 휘청거리더니 이지경으로 부러질때까지 뒀어야만 했을까
너무 밉다 엄마도 그런 엄마를 짝사랑한 나도 나보다 더 힘들게 자란 사람 많은데 맞고자란것도 아니면서 고작 사랑 좀 못받았다고 기댈데 없다고 괴로워하는 나도 남들이 가족얘기만 해도 자동반사처럼 가슴이 욱신거리는 나도 다 너무너무 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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