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족을 잃은 상황이었는데
그때 가까운 지인이자 독실한 신자가 나에게 '전부 신의 커리큘럼에 있는 일이다'란 말을 했어
나름 본인 식의 위로를 한 거겠지만 그때의 나는 개빡쳤었음
지금 가족이 죽었는데 뭔 신의 계획시발아
그 이후로 이래저래 손절했음
그러고 10년 정도 지났고 나는 종교에 발을 반만 걸치고 있어
신이 있을까? 솔직히 모르겠어
신이 있으면 왜 세계가 이 지경인데도 침묵하고 있나 싶어
선한 사람들에게 왜 불행한 일이 생기나 의문스러워
그렇지만 어디 한 군데 마음 둘 곳이 있다는 게 좋더라. 중심이 생기는 것 같아.
신이란 게 있으면 좋겠어. 그래서 종교를 믿어.
독실한 신자들에게는 회색분자 같은 말이고 패션신자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일단 그래
그런 상태에서 다시 그 지인의 말을 생각해보는데 그 말을 약간은 이해하게 됐어
지금 나는 나이를 먹었고 멘탈이나 마인드가 전보다 안정적이야
내가 갖고 싶은 직업을 찾아서 공부도 열심히 하고 있고 등등
근데 돌이켜 생각해보니까 내가 가족을 잃고, 그로 인해서 헤매고 그 과정들이 다 지금의 나를 만든 거더라고
내가 삽질했다 후회하던 일도 두고두고 반성하던 일도 전부 다 소중한 거였어
신이 계획했다는 말이 진짜로 신이 생각해서 짜뒀다는 게 아니라
그런 식으로 내가 겪은 일들이 하나하나 엮여서 성장 요인이 된다는 게 아닐까?
내가 겪은 불행들 역시 내가 살아가며 어딘가 쓸모 있게 된단 게 아닐까? 그런 의미란 생각도 들어 ㅋㅋㅋ
근데 약간은 이해가 된다는 거지 여전히 손절은 잘했다고 생각함 뭔 그런 말을 위로랍시고 하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