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묭이는 방학 다음으로 새학기 2주를 좋아한다.
정정기간 및 OT주기 때문이다.
교수님들 말씀하신다. 정정기간에도 출석 체크 합니다, 오세요
그러나 헌내기 무묭이. 알고 있다. 출석 체크'만' 한다는 것.
무묭이는 유독 오늘 아침의 기상이 힘겨웠다.
월요일 수업은 전공 하나 뿐이다. 2교시부터 시작하는 세 시간짜리다.
무묭이는 통학러다. 학교 왕복 시간이 3시간이 걸린다.
여기서 진리의 상아탑에 재학 중인 무묭이는, 긴 가방끈을 붙잡고 머리를 굴렸다.
출석만 하고 땡치는 수업을 위해, 세 시간의 이동시간을 감수하는 것. 과연 응당한가..?
경제적 효율을 중시하는 21세기의 오늘날이다. 최소의 생산요소로 최대산출량을 얻어야 한다....
겨우 십 분 남짓의 출석과 !!! OT가!!! 과연!!! 세 시간의 이동시간을 감수할 만큼.. 나에게 중요한 재화인가?
세 시간의 이동시간이 낳을 수 있는 산출량의 최대가 과연 전공수업의 OT밖에 되지 않는가?!
한참 고민하자 강의시간과 맞먹는 이동시간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무묭이는 솔로몬이 울고 갈 정당하고 올바른 사고의 판단 끝에, 집 앞 스타벅스에 들렸다.
더블 치즈 베이글과 아이스라떼를 시켰다.
배가 부르고 나니 심심해져, 크아를 깔고 오랜만에 열심히 물풍선을 던져보았다.
10분의 이동시간으로 얻은 이 꿀맛같은 휴식과 만족감.
OT 출석보다도 훨씬 효율적이고, 만족스럽다...
무묭이. 참 똑똑한 여자같다. 효율성을 계산해 행동하는 여자다.
그래도 내일은 학교에 꼭 가야겠다. 엄마가 학교에 가지 않은 걸 알았다.
엄마는 온갖 계산의 집합체 위를 군림하는 존재이다. 용돈을 준다. 그래서 밉보이면 안 된다.
무묭이. 크아나 한 판 더 하고 집에 가겠다.